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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엔진 테스트 비행 탑승기

모하비 사막 900m 상공을 날던 비치 보난자 (Beech Bonanza)의 조종사는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을 목격했다. 유난히 큰 엔진 하나를 단 보잉 747기가 겨우 90m 높이로 날고 있는 것이었다. “GE의 비행 테스트기”라고 관제탑의 설명을 듣고서야 조종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747테스트기에 동행한 필자는 비행 내내 불안해했다. 거대한 747기가 단발 엔진만으로 시속 480km로 고도 120m 이하를 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착된 엔진은 보통엔진이 아니다. 바로 GE사가 시험 중인 초대형 GE90-115B 엔진으로 747테스트기의 기존 엔진인 프랫 앤 휘트니의 JT9Ds 대신 장착돼 시험 비행 중이었던 것. GE90-115B는 1만5천파운드의 엄청난 추력을 자랑한다.

GE90-115B는 개발중인 세계최장 제트여객기인 보잉 777-200LR과 777-300ER에 두 개씩 장착된다. 일정에 따라 이루어진 GE90-115B엔진의 11번째 테스트 비행에 필자가 동행한 것이다. 이번 테스트는 두개의 엔진 중 하나가 작동을 멈추는 상황을 가정하고 공기 밀도가 높은 저고도에서 엔진을 최대 추력까지 높이게 되면 엔진 자체는 물론 비행기 전체 전기시스템에도 동력 공급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시험. 최대 추력 상태의 응력과 연소열을 600여 개의 엔진 부품과 엔진실 부품들이 견디는지 확인하였다.

보잉이나 에어버스 같은 비행기 제작회사에서 신형엔진에 대한 자체 테스트를 실시하지만 신형엔진은 미연방항공국(FAA)의 지상테스트를 받고 상용항공기에 실제로 사용하기에 앞서 뉴욕에서 LA까지 테스트 비행을 하게 돼 있다. 지상 테스트를 마친뒤 GE사는 신형엔진에 대한 최종 테스트로 비행 테스트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기온이 영하45도로 내려가는 높은 고도에서 변화하는 날씨 상황과 실제 물체와 충돌 시험 등을 실시하여 엔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GE90 엔진 프로그램 총책임자인 리차드 오스트롬 (Richard Ostrom)의 설명이다.



이번 GE90-115B 엔진 테스트에 GE사는 1970년 취항한 뒤 이미 오래 전 은퇴한 팬암의 747점보기를 사용했다. 테스트기는 12대의 컴퓨터 뱅크를 갖추고 엔진의 내부와 주변온도, 압력, 스트레스 등 최고 1,500개 항목을 측정하였다. 지름 325cm인 GE90-115B엔진은 한 단계 아래인 JT9D엔진보다 91cm이상 크며 지상 악조건 테스트에서 지속 추력을 12만2,976파운드를 기록하면서 JT9D 엔진보다 두 배나 높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세계 최고 기록. 강력한 추력의 비밀은 강력한 기류를 형성하는 블레이드에 있다. ‘추력은 기류와 동일하다’라는 법칙에 따라 GE90-115B엔진은 GE90-94B보다 더 강력한 3천파운드의 괴력을 내뿜는다. 또한GE90-94B에 비해 1단계 적은 9단계 고압 압축기로 추력을 증강했다.

GE90-115B엔진의 비행 테스트프로그램이 1월로 예정된 보잉 777-300ER에 대한 처녀 장착을 앞두고 이렇게 완료되었다. 이 기사의 마감일과도 일치하는 행운을 잡았다. 문제없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350인승 여객기가 오는 2004년 4월 뉴욕에서 싱가포르까지 논스톱으로 날게 된다. 앞으로도 장거리 비행은 트윈엔진 제트기가 주력을 이룰 것이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GE와 보잉은 대형 트윈엔진에 미래를 걸고 있다.”라고 오스트롬은 말한다.
-트레버 티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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