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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오락실을 꿈꾸는 ‘넥슨’

리니지, 바람의 나라,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 RPG (Role Playing Game)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일색이던 온라인 게임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에는 웹 보드 게임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고개를 드는 듯하더니 이번에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와서 모험을 펼치는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비엔비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의 대표적인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비엔비는 세계최초로 동시접속자수 30만을 돌파했다. 넥슨의 게임들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다. 세계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 최초의 온라인 퀴즈게임 ‘퀴즈퀴즈’, 세계최초로 온라인 게임기와 연동되는 휴대용 게임기 ‘크레이지 미니’등. 최초라는 말은 도전과 통한다.

게임도 복고풍으로...인터넷 오락실‘크레이지 아케이드’
넥슨의 자회사인 엠플레이(www.mplay.com)에서 만든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인터넷 오락실’을 추구한다.
어린시절 오락실에서 즐기던 단순한 게임을 온라인으로 가져오자는 것이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만들게된 계기다. 그 시절 향수를 잊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초등학생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크레이지 아케이드에 푹 빠져 있다. “솔직히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선보이기 전 저희 엠플레이 직원들이 모두 게임에 빠져 일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죠” 비엔비는 박종흠 팀장이 이끌고 있는 크레이지 아케이드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다오와 디지니, 그리고 비엔비 친구들과 함께 6개의 무대에서 다양하게 펼치는 모험을 담고 있는‘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비엔비’는 다양한 몬스터의 귀여운 행동과 비폭력적인 게임성으로 초등학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게임은 조작법이 간단하고 승패를 빨리 알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온라인=RPG’라는 사람들의 통념을 깨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RPG가 아니라면 어떤 게임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오락실에서 하던 여러 가지 게임이 생각난 거죠. 그래서 게임도 복고풍으로 가보자하고 20년 전 게임들을 재가공해서 선보인 것입니다. 앞으로도 오락실에서 했던 게임을 현재에 맞는 스타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입니다.”

직원들이 뭔가를 하겠다면 말리지 않는 회사
넥슨은 엠플레이와 모바일핸즈, 와이즈키즈 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네 개의 회사 모두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지만 그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넥슨에서는 바람의 나라처럼 스케일이 큰 게임을 개발하고 외부 협력사의 게임을 공동 프로모션하는 일을 주로 한다면, 엠플레이는 대중들의 쉽게 할 수 있는 가볍고 어렵지 않은 게임을 주로 개발한다. 모바일핸즈는 이름처럼 모바일, PDA용 게임을 개발하며 와이즈키즈는 여러 게임의 고객문의를 받는 고객지원팀이다.

굳이 팀을 나누어서 해도 될 일을 각각 독립적인 회사로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한 회사로 만들어도 좋지만 각각 자회사로 만든 이유는 특성에 맞는 일을 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기들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내고 쉽게 현실화할 수 있게 한 거죠. 그래야 좀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또 각 회사 간에 경쟁심도 생길 테니까요” 넥슨은‘직원들이 뭔가를 하겠다면 말리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개발자들이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게임으로 완성되기까지 전폭 지원하는 체제다. 지난 94년 12월 설립된 넥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의 김정주, 현재 넥슨의 자회사 모바일핸즈의 사장이 창업했다.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엔씨소프트 부사장,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의 나성균 창업자와 박진환 사장 등이 넥슨 출신이다. 넥슨의 자유로운 문화는 테헤란밸리 벤처기업들로 전파됐고, 넥슨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한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게임 많이 선보일터
넥슨이 내놓은 성적표도 놀랍다. 지난해 총 예상매출 502억원에 영업이익 260억원, 당기순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보다 73% 정도 성장한 실적이다.
올해는 8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사의 신작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데다 경기도 침체에 빠져있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하지만 넥슨이 성장에 무게를 두는 것은 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 올해 넥슨이 내놓은 ‘크레이지 미니’가 바로 매출 증대를 자신할만한 비장의 무기다. 크레이지 미니는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비엔비’의 캐릭터로 디자인 된 휴대용 미니게임기다.

일정 단계를 통과했을 경우 크레이지 아케이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히든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연동형이다. 미니 게임기가 전부는 아니다. 넥슨은 앞으로 아동용 자동차 등 장난감 제품의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장난감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싱가포르,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그 나라에 맞는 게임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에는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텍티컬 커맨더스, 일본에는 퀴즈퀴즈, 일렌시아, 싱가포르에서는 어둠의 전설을 서비스한다. 앞으로 유럽 시장과 중국, 호주, 인도네이아 등에도 진출해 현지 업체들과 함께 현지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덕분인지 넥슨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2002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가고 싶은 회사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1위 삼성, 3위 LG). 회사에 견학을 요청하는 학교나 유치원도 부지기수다. “저희 회사가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게임을 많이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94년 회사를 설립해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네티즌들과 함께해 온 넥슨.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쉼터 같은 ‘인터넷 오락실’로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그 날을 기대해본다.
한수진기자 <popsc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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