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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마스크 안 끼는 스킨다이빙

난파선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자 내 심장은 영화 조스의 테마음악처럼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내가 맡은 임무-한번 호흡으로 16.5m 잠수-를 생각하면 그러한 불안이 매우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사실 스킨다이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두려움은 아드레날린을 자극하여 심박수가 급상승하고 혈관은 수축되며 호흡은 가늘어지면서 가빠진다. 하지만,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면, 전혀 새로운 경험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바로 공기탱크에 구애받지 않은 채 심해를 탐사하는 짜릿함. 이것이 폐활량과 육체 지구력으로 정의되는 스포츠인, 스킨다이빙의 정수다. 넓게 말하면, “스킨다이빙”은 수영장에서 얼굴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떠있는 것(수중호흡정지)에서부터 웨이트 슬레드를 타고 수심 150m 이상을 잠수하는 것(무제한 다이빙)까지 모두를 포함한다. 세계 2만 다이버들 대부분이 “불변 웨이트 종목(constant ballast)”군에 해당된다. 즉, 오리발과 마스크만 착용하고 잠수하는 것을 말한다. 나도 이들중 하나. 나는 무호흡 잠수한계를 테스트하기 위해 그랜드 케이먼 섬에 왔고 다이브테크에 개설된 이들 간의 고급스킨다이빙 과정을 이용하여 스노클링을 하면서 작살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할 예정이다.

스킨다이빙의 역사는 기원전 4,500년경 지중해의 해산물 채집 다이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진정한 기원은 19세기의 프랑스 생리학자인 폴 베르가 해양 포유류에게서 생리학적 “잠수반응”을 처음으로 설명한 이후라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과학자들은 인간에게도 “잠수반응”이 존재하지 않을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그들은 사람이 물과 부딪히는 순간 얼굴에 있는 신경수용기가 심장을 압박하여 초보 다이버의 경우 심박수가 50% 떨어지고 월드챔피언의 경우 분당 8회로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피부와 사지의 혈관은 수축하고, 뇌와 폐와 심장의 혈관은 팽창하여 중요한 기관으로 피를 보낸다. 비장 또한 동일한 작용을 하는데 여분의 적혈구를 분비하여 신체 각 부분으로 산소를 공급한다.

“단순히 풀장에 들어가기만 해도 1ℓ의 피가 신체표면에서 가슴으로 이동하죠.” 버팔로의 뉴욕 주립대 생리학 및 생물물리학 교수이자 스킨다이빙 전문가인 클라에 룬드그렌은 말한다.

20세기 중반까지, 과학자들은 흉강이 34.5m 정도에서 내파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그 정도 수심에서 수압은 제곱인치 당 30kg에 달해 폐를 자몽(grapefruits) 크기로 수축시키고 흉곽을 빈 음료수 캔처럼 찌그러뜨린다. 하지만, 그들의 이론은 1950년대와 1960년대 초에 엔초 마이오크라와 같은 다이버들이 수심 34.5m 이상에서도 흉곽의 손상 없이 귀환하면서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알고보니 수압은 가슴의 혈관을 팽창시켜 폐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을 압축 불가능한 액체로 채운다.

잠수반응을 테스트하기 전에, 다이브테크에서 어느 정도 강습을 받는 것이 좋다. 1단계: 호흡법을 배워라. 나는 인간 풀무를 연상하면서 복식호흡으로 폐의 3분2를 채운다음 늑간과 쇄골 밑 근육을 펼쳐서 가슴을 팽창시켰다. 이렇게 하면 조직이 팽창되어 기분이 아찔해지고 산소 과다로 머리가 띵해진다. “다음날 아침이면 몹시 괴로울 거예요.” 강사인 칼리 존스턴의 경고다. “내가 처음 호흡사이클을 배울 때 누군가가 나의 늑골에 구멍을 내는 것 같았어요.”

난파된 독 풀손이라는 13.5m 길이의 화물선에서 호흡 고르기-잠수전 사이클은 1분간은 정상호흡을 하고 10-20회 느린 심호흡을 한 다음 몇 회 정도 좀 빠르게 내 뱉는다-를 시작하자 이 호흡기술은 효과가 나타났다. 나는 수중 마스크 제거와 모의 심해구조 등 다양한 연습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제 실습시간이다. 이 과목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바닥까지 잠수하여 한줌 모래를 가져와야 한다. 왕복시간은 대략 1분 30초가 걸린다. 스킨다이빙의 위험요소 중 가장 황당한 것은 얕은 수심에서의 기절-상승 중에 수심 4.5m 내에서 발생하는 뇌의 갑작스런 정지현상-이다. 상승할 때 수압은 폐를 수축시키고 산소를 압축하여 보조호흡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된다.

하지만, 귀환할 때 폐는 다시 팽창되고 산소는 산개된다. 레벨이 너무 낮게 떨어지면, 혈류 속으로 충분한 산소가 흐르지 못해 기절하게 된다. 다행히, 신체의 후두경련반응이 일어나 목구멍을 조여 최대 1분-이 정도 시간이면 동료가 건져내어 인공호흡을 하기에 충분하다- 동안 물이 못 들어오게 막아준다. 수면 위로 떠오르면 존스턴이 나의 눈동자를 주시하리란 걸(눈동자가 돌아가면 위험신호다) 알고 수면 아래로 잠수했다. 몸을 유선형으로 유지한 채-잠수는 빡빡한 유압기둥 속과 같다-로 나의 중립부력(neutral buoyancy) 포인트인 9m까지 내려간 다음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폐 속에 빽빽이 들어찬 산소 덕분에 기분은 황홀했다.

한 순간 멍하니 있다가 바다와 나를 가르는 수면을 응시한다. 16.5m 다이빙은 어렵지 않았다. 50년 전에 과학자들이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했던 깊이를 성공한 나는 조금만 더 연습을 하면 그 두 배는 잠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재 그 한계는 156m(현재 무제한 다이빙 세계기록)를 넘어선다. 이 기록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아직 그 한계를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밝혀지겠지요”라고 룬드그렌은 말한다.

전문가의 다이빙 방법
칼리 존스턴은 7년 전에 스킨다이빙을 시작했고 현재는 5분간 호흡을 참고 45m까지 잠수할 수 있다. 칼리는 2001년 세계 스킨다이빙 챔피언십에 캐나다 대표로 출전하여 우승했다. 여기 잠수를 위한 그녀만의 요령을 소개한다.



·올바르게 호흡하라. 칼리는 산소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잠수 간 최소 3분간의 호흡 사이클을 권한다. 복식호흡과 흉식 호흡을 병행하라. 과도한 환기는 금물. 과도한 산소를 내보내어 호흡을 가쁘게 만든다.

·마음을 편히 가져라. 스트레스는 심박수를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켜 공포감을 조성한다. 안정된 호흡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라.

·몸을 유선형으로 유지한 채 엉덩이와 무릎관절을 이용하여 킥을 하라.

·몸의 변화에 주목하라. 호흡할 때 목구멍 뒤쪽이 후끈 해지고 횡경막이 수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두세 번 수축감을 느끼면 표면으로 상승할 때란 걸 알죠,” 라고 칼리는 말한다.

·혼자서는 절대금물. 이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절대수칙이다.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물속에서 기절하면 곧 죽음을 의미하죠”라고 칼리는 경고한다.

어드벤처 가이드
다이브테크, 그랜드 케이먼 섬의 코발트 코스트 리조트. 풀 서비스 다이빙스쿨로 9m 까지 잠수하는 일일 초보자 코스(200달러)에서부터 숙련자를 위한 맞춤식 무제한 슬레드 코스까지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
www.divetech.com

국제호흡중지개발협회(AIDA). 세계 스킨 다이빙 계를 관할하는 AIDA는 1992년에 설립되어 29개 국가에 지부를 두고 있다. 웹 사이트에서는 강좌, 다양한 기록, 및 경기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www.aida-internation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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