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 팀은 소리를 신경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난청’(nanchung)으로 이름지었다. 지금까지 동물의 청각기관 구조는 잘 알려져 있었으나 청각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소리를 인지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진동 등 물리적 움직임이 어떤 물질전달 과정을 거쳐 청각세포 신호로 전환되는 지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유전자를 조작, 특정 유전자 기능을 정지시키는 실험을 통해‘난청’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초파리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유전자 정보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리변환 단백질(청각 수용체)을 확인,‘난청 단백질’로 이름 붙였다.
이 단백질은 청각기관 내에서 양이온 흐름에 관여, 소리를 전기적 청각신호로 바꿔주는 작용을 한다. 귀 속으로 들어온 소리는 진동 에너지로 변하고 이 진동이 달팽이관에 있는 청각세포의 청각수용체를 열어 칼슘 등 양이온을 청각세포 내로 끌어들인다. 이 양이온은 청각 신호로 바뀌어 뇌로 전달돼 소리로 인식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 박사는“사람과 척추동물에서도 난청 유전자와 유사한 유전자가 발견되고 있다”며“이들 유전자를 확인하고 기능을 밝히면 선천적 청각장애의 원인 규명과 치료는 물론 노인성 난청 등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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