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곳은 휴스턴이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모의 훈련 시스템을 갖춘 NASA의 우주 왕복선 비행 모의 훈련장에 있는 것이다. 1970년 후반부터 훈련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로 우주왕복선 비행사들은 모두 이곳에서 훈련받는다. 당연히 그 동안 이 모의 훈련 장치는 여러 번 개조를 거쳤다. 그 중 가장 최근에 개조된 것은 우주 왕복선의 ‘유리 조종실’ 안에 있는 신형 조종장치다.
“이 훈련과 실제 상황은 별 차이가 없다.”고 모의 훈련 감독관인 빌 토드는 설명했다. 이 훈련의 핵심은 사실상 비행 중에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모션 베이스(상하, 좌우, 전후 동작을 하는 유압 작동기)에 있다. 아울러 디지털 화상 시스템 4대가 바깥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고충실 오디오 장치가 우주 비행 중에 들리는 소리를 실감나게 표현해낸다.
궤도에 오르고 몇 분이 지난 뒤, 토드가 케네디 우주 센터에 내리자고 한다. “자, 계기반만 보고 착륙하는 걸 봅시다. 화면이나 창문 바깥은 보지 말고요.”필자는 계기반에 눈을 고정시켰다. 방향과 풍속, 고도, 하강 비율을 나타내는 계기가 보인다. 몇 천 피트를 남긴 상황에서 필자는 토드의 지시를 따르려고 안간힘을 썼다.
“2천 피트. 착륙 기어 준비!. 조금 더 내리고. 왼쪽으로 회전. 왼쪽. 왼쪽. 낙하. 활주로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겠죠. 좋아요!. 400피트, 착륙 기어 전개. 오른쪽으로 돌리고. 오른쪽. 왜 이래요, 중앙선을 벗어나면 어떡합니까. 너무 나갔어! 뒤로 돌리고 왼쪽. 너무 오른쪽으로 갔잖아요. 수평을 보고. 날개 수평. 어이구, 엉망이네요.” 필자 뒤에 앉은 승무원이 키득거린다. 웃음소리를 들으니 ‘이게 모의 훈련이구나’ 하고 안도하게 된다.
우주 왕복선 내부 조종사는 오른쪽 자리에 앉아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작용 손잡이(1)로 우주선을 조종한다. 빈틈없는 화면(2)과 비행자세(3), 나침반(4), 상각궤도(5) 화상들이 항로 교정을 돕는다. 착륙 뒤에는 감속 낙하산(6)을 전개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