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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비아그라의 효과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려다 보니 부부생활에 문제가 생겼다. 이제 15kg을 훌쩍 넘은 세살 짜리 아들이 워낙 무거워 나날이 버겁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보느라 하루를 보내고 나면, 필자도 아내도 진이 다 빠져 로맨틱한 밤도 없다. 그런 차에 ‘자연의 비아그라’라고 광고하는 신제품이 나와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다.

필자가 먹어보기로 한 마카는 페루 안데스산맥의 4천미터 고지에서 자라는 순무 비슷한 채소이다. 잉카의 전사들이 힘과 정력을 증진시키려고 먹었다는 걸 보니 이런 용도로 쓰인 역사가 꽤 깊다. 그렇지만 건강 보조제 상점이나 웹사이트에서 팔기 시작한지는 고작 이년 정도 밖에 안 된다. 이 식물을 섭취한 생쥐들이 짝짓는 횟수가 늘었다는 논문이 비뇨기학 저널인 <유롤로지>에 실린 이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생쥐와 인간간의 차이는 엄청 크다. 게다가 마카는 아직 미 식품의약품국(FDA)의 관할 밖에 있어서 구체적인 증거를 얻기가 쉽지 않다.

구성 성분(복합 탄수화물, 아미노산, 티아민이나 리보플래빈 같은 비타민 종류, 철분과 칼슘 같은 미네랄) 역시 발기 조직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욜라 대학 산하 메디컬센터에 근무하는 존 멀홀의 말에 따르면, 마카의 명성은 대개 플라시보효과(위약효과) 때문에 얻어진다고 한다.



‘로열 마카’(wholeworldbotanicals.com)를 한 달 동안 복용한 뒤 의사의 전문소견을 들었다. 연갈색 캡슐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정력이나 육체적 욕구가 치밀어 오르진 않았다. 그런데 생식기의 혈액 순환을 증진시키는 비아그라는 달랐다. 50mg짜리 알약이면 주중의 야간 유희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 이 조그만 청색 알약이 거의 자동적으로 사람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비아그라는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으므로, 결국 우리 부부는 우리끼리 남게 되었다. 하지만 근심해서 무엇하랴, 우리에겐 항상 주말이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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