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후, 린젠메어는 뷔츠베르크 대학에 있는 동료 울마 그라페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라페는 그 답을 알 것 같았다. 문제의 열쇠는 바로 소리. 그러나 청각으로 불을 감지한다고 알려진 동물도 없었고, 양서류가 개굴개굴 우는 소리 외에 다른 소리에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라페는 불이 났을 때 타닥거리는 소리를 녹음해 아이보리 해안으로 떠났다. 이 소리를 갈대 개구리들에게 들려주자, 90%가 근처의 큰 나무나 무성한 수풀 속으로 서둘러 도망쳤다.
그라페는 개구리들이 타닥거리는 소리를 몇 번 이상 들어야만 도망을 간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마도 잔 나뭇가지들이 부러지며 내는 ‘딱’ 소리와 불이 나서 타닥거리는 소리를 구별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