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현기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기증을 느끼게 되면 인체의 평형감각에 이상이 생긴다. 균형이 안 잡혀지기 때문에 평형장애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평형장애는 방사선을 이용한 영상검사에서도, 혈액 검사로도 판단할 수가 없다. 현재로서는 평형기관에 이상이 생기게 되면 그 장애의 유무는 안구(眼球) 운동의 관찰밖에 없다. 안구운동 관찰에는 안진기가 쓰인다.
현재 나와 있는 안진기는 전기안진기 이외에 포토안진기(POG-photooclulogram)와 자기안진기(magnetic coil method) 등이 있지만 안구운동의 측정을 위해 센서를 직접 홍채나 안구주위에 부착하기 때문에 정확한 안구운동의 측정이 어렵고환자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감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단점이 많다. 연세대학교 의용공학과의 김덕원 교수 연구실은 안구운동을 바로 이러한 부작용이나 결점 없이 할 수 있는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담은 영상안진기를 개발하고 있다. 김덕원 교수의 연구실로 들어 가보자.
안구 회전운동도 실시간 측정
김덕원 교수의 연구실에서 개발중인 영상안진기의 알고리즘은 크게 세 가지. 영상안진기를 비롯한 시각 자극기와 전기자극기의 개발과 안구운동을 측정하는 고글개발, 평형기능의 검사법 등이 그것이다. 김덕원 교수는 안구진단 연구에 대해 “다양한 신체의 평형기능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 2차원적인 안구의 움직임만을 분석하는 기존의 전기안진검사로는 부족하다”며 “3차원으로 분석가능한 영상안진기의 개발이 전정계와 안반사가 연결되어 있는 인체 전정계의 해부 생리기전을 밝히고 이해하는 도구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 92개 대학병원과 수련 병원의 필수장비로 인정받는 안진기는 300∼500 병상의 병원에서는 반드시 갖춰야 하는 기본장비. 안진기의 시장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따라서 관련업체는 10년 이내에 500만 달러 이상의 시장효과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영상안진기가 전기안전기를 절반 이상 대신하고 있는 추세다. 김덕원 교수가 개발을 바짝 앞당기는 전정기능연구(Vestibular Science)는 아직까지 완전한 생리 병리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임상자료와 기전 연구의 기초지식의 축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측정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에 맞는 측정용 알고리즘 개발
연구팀은 기존 안진기의 문제점들을 보완한 차세대 안진검사기인 3차원 영상 안진기와 평형기관에 자극을 가할 수 있는 시각 및 전기 자극기를 개발하고 시각과 전기 자극에 대한 평형기능 변화의 임상실험과 분석을 기초로 평형 기능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목표다. 기존의 시스템에서는 안구운동 측정 시 위 눈꺼풀에 의해 동공이나 홍채가 일부 가려지게 되면 측정에 큰 영향을 주었으나 연구팀이 연구,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에서는 홍채가 전체의 10% 정도만 관찰되어도 안구의 중심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안구운동은 또한 좌우 운동뿐만 아니라 회전 운동도 발생되는데, 회전 운동의 측정도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연구팀이 인체 평형기능 평가를 위한 영상안진 자동분석시스템의 개발을 한지는 올해로 2년. 개발 초기 연도에 연구팀은 평형기능 진단시스템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안구운동 추적 및 분석기능을 갖춘 영상안진기를 개발했다. 세부적으로 한국인의 얼굴에 맞는 안구 운동 측정용 고글(goggle)제작과 새로운 실시간 안구 추적 알고리즘의 구현 그리고 안구의 위치 변동에 따른 각도 및 각속도 측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올해 초기 연도에 개발한 안구추적 시스템을 기존의 시스템과 성능 비교하여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평형기능 검사 시 외부자극을 위한 전기 및 시각자극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세계적 안진기 개발 앞장서
한번은 김덕원 교수가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연구 도중 안구운동 측정을 실시했는데, 대부분 잘 이뤄졌으나 여학생 한 명의 경우 위 속눈썹에 의한 잡음이 심하게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원인은 다름 아닌 눈 화장. 눈 화장으로 인해 속눈썹의 검은 정도와 동공의 검은 색의 정도가 구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상용되는 영상안진기에서도 검사시 환자가 화장을 하면 측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항상 한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다름아닌 바로 실력있는 대학원생의 확보문제다. 김 교수는 “대학원생들의 확보를 위해 학자금과 생활보조금, 외국학회 참가비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그래도 어려운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김교수는 “연구자로서 개념적으로 잡고 있던 추상적인 상상과 관념을 현실로 구현하여 눈으로 확인했을 때나 대학원생들과 함께 열심히 연구한 결과가 외국 유명 저널에 실렸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평형기관에 이상이 오게되면
사회가 급변하게 발전하고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스트레스와 각종 사고로 인한 현기증 및 평형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평형 감각은 일상생활에서 신체의 평형유지 및 자세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안정된 활동을 유지해준다. 평형감각에 이상이 오게되면 오심과 구토, 현기증, 자발 안진, 자세부조화 등을 동반한 전정증상을 초래하여 심한 불쾌감을 동반한다.
전정기관은 내이(內耳)의 추체부에 위치하며 개체의 회전자극을 감지하여 평형감각에 관여하기 때문에 평형감각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회전 자극법과 시운동성 자극법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자세의 조절 및 평형은 내이에 위치한 전정기관, 시각계, 고유수용계 등의 구심성 신호가 뇌간의 전정신경핵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특히 내이에 위치한 전정기관은 각 가속운동에 반응하는 반규관과 선가속운동에 반응하는 이석기관으로 구성되어 전정안구반사와 전정 척수반사를 초래하여 반사적인 자세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정안구반사는 개체의 회전자극에 반응하는 전정수용체로부터 발생한 구심성 신호 인 Scarpa’s ganglion과 전정신경을 경유하여 뇌간에 위치한 전정 신경핵에 도달한 후 안구운동 신경핵에 전달되어 외안근의 수축을 초래함으로써 회전자극과 반대방향으로 안구운동을 유발, 회전운동 중에도 전방의 물체를 망막에 일정하게 고정시켜 자세의 조절에 관여한다.
그리고 전정척수반사는 전정수용체로부터 전정신경핵에 전달된 구심성신호가 척수를 하행하여 척수전각의 운동 뉴런에 도달한 후 골격근의 수축을 조절함으로써 자세의 조절에도 관여한다. 그러나 일측 전정기관의 손상은 오심, 구토, 현기증, 자발안진, 자세부조화 등을 동반한 전정증상을 초래하며, 양측 전정기관의 손상은 시각이 차단된 상태나 빠른 회전 운동시 자세의 조절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전정기능의 상실은 현재 점차 증가추세에 있으며, 현기증의 가장 많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기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전정기능의 평가가 필수적으로 수반 되어야하기 때문에 최근 전정기능의 검사법이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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