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 예방
본인이 원하면 천연두 접종을 받을 수 있지만 과연 천연두 접종은 필요가 있는 것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완전히 사라진 질병에 대비해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는 백신을 접종하는 일이 의미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40년 전,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천연두 예방접종 시 접종을 받은 미국인 백만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고 있었기 때문에 백만 명 가운데 한 명 정도가 목숨을 잃는 일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천연두가 자취를 감춘 1970년대 들어 보건당국은 천연두 예방접종 실시를 폐지했다. 백만 명 가운데 한 명이 목숨을 잃는 백신접종은 어차피 발생하지도 않을 질병 예방 차원에서 볼 때 위험부담이 매우 큰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적대국이 천연두 균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게 된 현재, 미국은 중요한 문제에 직면했다. 다름 아닌 있을 수 있는 위험부담에 관한 미국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천연두 예방 접종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에 관한 논란이 일고있다. 천연두 치료 방법은 현재까지 연구 중에 있지만 아직 완벽한 치료 방법을 찾지는 못했으며 일단 감염이 되면 치사율은 30%에 달한다. 그러나 전문의들 가운데는 병의 발생보다 예방 접종의 위험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열, 뇌염을 비롯한 백신의 부작용과 이에 따른 사망이 천연두 자체에 걸릴 확률보다 높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시간대 물리학과의 매튜 데이비스 교수는 “지난 30년간 우리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해서 천연두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사람들이 천연두에 다시 걸리기 시작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면역에 관한 질병통제 자문위원회 센터의 존 마들린 소장은 이와 같은 데이비스 교수의 견해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 전체 인구에 천연두 예방접종을 실시한다면, 꼭 필요한 경우에만 행한다 해도 부작용의 숫자, 즉 접종을 받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천연두 백신은 ‘우두 백시니아’라고 하는 살아있는 바이러스, 말하자면 천연두의 사촌으로 가벼운 감염을 체내에 일으키는 것이다. 대개 인체의 면역체계는 이 바이러스를 쉽게 막아내며 백시니아 바이러스와 그 사촌격인 우두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 인체의 면역체계가 약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도 질 수 있으며, 그와 같은 경우 이 약한 바이러스가 무서운 감염을 일으켜 병이 커지게 된다.
마들린 소장은 지금은 30년 전보다 예방접종 도중 목숨을 잃을 비율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제는 에이즈나 천식 등의 질병으로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기 쉬운 사람들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스 교수는 반론을 제기한다. 예방접종 대상을 잘 선택하면 위험요소가 높은 환자들을 파악할 수 있고 이들에게는 접종을 실시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데이비스 교수는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과 받지 않은 사람들이 각각 천연두에 걸릴 확률에 관한 수학 모델을 검토하고 그에 따라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유년기의 예방접종이 천연두 근본치료의 기본적인 사항이기는 하지만 미 소아과의사협회는 현재 아동들에게 천연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적절한 시험분석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비스 교수의 입장은 확고하다. “우리 부모님들은 내가 어렸을 때 천연두 예방 접종에 관하여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셨다. 지금 접종을 받을 수 있다면 받을 것인가 묻는다면 대답은 ‘y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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