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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 시스템’ 쓸모 있나?

2천 달러 하고도 조금 더 보탰으니, 메르세데스 CLK55 운행 시스템 정도면 갈 곳을 알아서 척척 찾아 가주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그래서 시중에 나온 6대의 호화 승용차에 내장된 운행 시스템(다른 제품들보다 저렴한 휴대용 가민 스트릿파일롯 III도 포함)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정확도와 매핑, 사용 편리성 등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세개 제품말고는 돈 값을 못한다.

우수한 시스템은 계기반 위에 설치된 대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운행 편리성을 높이는 메뉴와 백 버튼(절대적으로 필요) 같은 특성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 시스템은 우리가 테스트 하고자 하는 새로운 도로들도 잘 인식했으며, 목적지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했다. 4차선 도로를 선택한 경우에는 보너스 점수를 주었고, 번잡한 주간(州間) 고속도로에는 점수를 뺐다. 역시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운전자가 안내에 따라 방향 전환을 못하고 지나치거나 기타 방식으로 시스템을 혼란스럽게 했을 때 코스를 다시 찾아내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덴소에서 공급한 제품을 탑재한 렉서스와 재규어가 단연 나머지 차량들을 앞질렀고 품질도 우수했다. 렉서스의 시스템은 가장 빠르기도 했지만, 세 가지 대안 루트를 짜내는 성능이 돋보였다. 재규어 시스템은 복수 루트를 짜내는 능력은 부족했지만 줌인과 같은 일반적인 기능을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두 시스템 모두 계산이 영리했고, 일부러 코스를 벗어나면 기꺼이 다른 대안을 마련했다.



그 뒤를 잇는 것은 아큐라와 인피니티의 시스템. 인피니티는 디스플레이를 쓰지 않을 때 자동적으로 계기반 안으로 수납되는 기능이 있었지만, 터치스크린이 없었고 속도가 느렸다. 아큐라는 사용이 편리했지만 예쁜 외모와 달리 뇌는 텅 빈 것이 아쉬웠다. 권장하는 루트가 조금 의심스러웠고 너무 오랫동안 원래의 루트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만 나왔다. 최하등급 판정을 받은 시스템은 모두 독일제 차들이다. BMW도 그렇고 메르세데스도 사용이 편치 않았고, 특히 메르세데스 시스템은 디스플레이가 가장 작았다. BMW는 아직도 구형 CD-ROM 기술을 이용하고 있었다.

가민 시스템은 어땠을까? 계기판 위에 잡아매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도는 흠잡을 데 없었고, 권하는 루트도 좋았다. 게다가 값도 다른 시스템의 절반으로 좋고 휴대용이니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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