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생각은 선박들의 항해 속도가 너무 빠른 반면, 바다소들의 움직임은 느리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바다소들이 배가 접근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플로리다 아틀랜틱 대학교의 해양 포유류 연구자 에드먼드 저스타인은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탐파의 로우리 공원 동물원에 있는 바다소 스토미와 던디를 상대로 실험을 해보았다. 바다소들이 들을 수 있는 소리와 빛을 동시에 주었을 경우, 소리에 반응하면 줄무늬 노를, 반응하지 않으면 흰색 노를 미는 실험이었다.
저스타인은 이 연구를 통해 바다소의 가청범위를 400~46,000 헤르츠로 잡았다. 저스타인은 “대부분의 선박 엔진소리는 5~500 헤르츠로 가청 범위에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겨우 도달하는 정도”라며 “조금만 시끄러워도 바다소들이 뱃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저스타인은 미 해양생물공사의 허가를 받아 자신이 개발한 음파신호기를 실험해보기로 했다.
바다소들이 가청범위의 소리를 내는 신호기를 선수 아래쪽에 매다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환경론자들은 저스타인의 신호기가 마땅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바다소들이 그 신호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위험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면 적어도 한 번은 배와 충돌해봐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온갖 소음으로 가득한 해양 환경에 인공적인 소음을 새로 더한다는 사실도 개운치 않다
“바다소들에게 배가 가니 비키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바다소를 보호한답시고 종소리, 호각소리를 추가로 동원해서도 안 됩니다. 현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배를 모는 사람들이 바다소 서식지에서는 조심해서 살살 몰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플로리다의 비영리 조직인 바다소 보호 클럽의 생물학자 패티 톰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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