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Controlled

스페인 세비야 근교. 좁고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달리면서 신형 ‘포르쉐 911 터보’는 시원스럽게 달리고 싶은 유혹을 참느라 꿈틀대고 있다. 하지만 한가롭게 지나가는 당나귀나, 도로변에 늘어서 있는 경계선들 때문에 선뜻 과속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중 하나로 420마력의 넘치는 힘과 시속 306㎞의 속도를 자랑하는 포르쉐 터보. 하지만 차를 길가에 대려고 속도를 줄이자 주위에 있는 당나귀조차 모르게 매끄럽게 움직이는 이 차의 탁월한 성능에 기자는 그만 감탄하고 말았다.
바로 이것이 최고의 스포츠카를 일반 운전자를 위해 약간 바꾼 새로운 면인 것이다. 1974년 처음으로 포르쉐 후방에 터보엔진을 얹어 출시됐을 때는,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지만 급선회시 뻑뻑한 핸들링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그 후 좀더 출력이 높아지고 핸들링이 부드러워졌지만 용수철이 튀는 듯한 현상은 아직 남아 있다.

1998년, 바디라인을 날렵하게 바꾸고 엔진과 주요 현가 장치를 교체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최신 ‘911 시리즈’에 터보 엔진이 탑재되기까지 2년의 세월이 걸렸다. 산뜻해진 디자인과 더불어 달라진 새로운 차원의 승차감도 돋보인다. 포르쉐만의 전형적인 계기판과 가죽으로 장식된 실내 공간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인다. 경주용 자동차의 흔적도 일부 보였는데, 과거 르망 경주에서 빠른 출발을 위해 도입된 좌측 시동키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회사측은 신형 포르쉐의 속도가 구형보다 약간 빠르다고 한다. 실제 차이는 감속 또는 가속시에 느낄 수 있었다. 급선회한 후 고속 기어로 전환하면 구형 모델은 재가속시 힘들게 출발한 후 곧 엄청난 파워를 뿜어내지만, 신형은 최고 속도까지 부드럽게 가속된다. 한치의 오차도없는 밸브 타이밍, 리프트 제어, 복합 전자식 엔진시스템은 안정적인 추진력을 제공하며, 배기가스 배출도 적고 터보 출력시 연료효율이 좋으므로 운전자는 속도조절과 제동, 기어변속, 방향제어에만 신경쓰면 된다. 브레이크를 힘껏 밟으면 각 바퀴에 압력을 적절히 배분하는 ‘디퍼런셜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하여 각각의 바퀴에 균일한 압력이 전달된다. 전륜 구동시스템으로 뒷바퀴 회전 시점에 맞춰 앞차축의 토크를 높이기 때문에 별다른 쏠림 현상없이 부드러운 코너링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완벽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이전 모델의 불완전했던 모습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외형은 전보다 공기역학적인 스타일로 전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고속 주행시 올라온 스포일러는 차가 정지하면 차체 속으로 ‘쏙’ 들어간다. 구형의 커다란 고래 꼬리 지느러미 모양의 ‘스포일러’가 지닌 옛날의 화려함은 벗어버렸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모델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지 모르겠지만, 외관은 오늘날 도로에서 달리고 있는 가장 멋진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최신 자동차 기술의 결정판인 이 차의 가격은 111,000달러로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이 가격대에서 운전자가 휘발유 값을 걱정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만 8㎞/ℓ의 연비를 생각해보면 결코 연료비가 비싸게 드는 차는 아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