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X-레이 라이트는 미세한 이미지까지 정확하게 척척 찍어낸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데는 특수한 X-레이 원리가 주효했다. X-레이 라이트는 기존처럼 물질을 투과하는 방식이 아닌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모으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아메리칸 사이언스 앤드 엔지니어링사가 제작한 ‘바디서치’라는 제품은 현재 미국 내 국제공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미 세관 당국은 이 영상 기술 덕택에 국제선 탑승객 중 다시 세밀히 검사해야 할 사람(대개 2천명 중 한 명 꼴)들에게 전문 세관원의 몸수색과 후방산란 스캐닝 중 선택하라고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승객 중에는 세관원이 자신의 몸에 손대는 걸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세관의 주요 임무는 밀수품 반입을 막는 거예요. 현재 가장 큰 골칫거리는 바로 ‘마약’이지요. 그런데 남이 자기 몸에 손대는 것에 대해 경악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로서도 가능하면 이들이 꺼려하는 일을 하고 싶진 않죠.” 미 세관 판무관인 레이먼드 켈리의 말이다.
승객 배려 차원에서 후방 산란 스캐닝 역시 여성 승객은 여성 세관원이 맡고, 남성 승객은 남성 세관원이 맡는다. 또 피검사자가 받게 되는 방사능의 양도 매우 적다. 약 3∼5 마이크로렘에 해당하는 이 방사능 양은 고도 10,000미터 상공을 1분 동안 비행했을 때 받게 되는 양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후방산란 스캐닝과 함께 전통적인 X-레이 투과법이 미 남서부 국경지역에서 트럭 및 컨테이너 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켈리의 말에 따르면, 미 항구를 통과하는 물동량이 1994년이래 두 배로 늘어나 미 세관 당국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사람의 밀입국 경로나 물품의 불법 밀수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앞으로 이 기술이 차지하는 역할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지금 우리 나라에 어떤 것들이 드나들고 있는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며, “짚더미가 계속 커지더라도 숨어 있는 바늘을 찾아내는 게 우리의 임무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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