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도투스나 스트라보 같은 연대기 학자들에 의해 이미 소개된 바 있는 고대 이집트의 세 도시인 헤라클레이온, 카노푸스, 메네오디스는 이제까지 전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도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확한 증거만 없었다 뿐이지, 그간 일부 고고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은 이 도시가 수세기 전부터 실존했던 도시였을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제기해 왔었다. 최근 프랑스의 해양 고고학자인 프랑크 고디오와 그가 이끄는 유적탐사팀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근처 해저에서 이 세 도시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가상 도시에 대한 정체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첨단 기기를 사용하여 아보크리만을 정밀조사한 끝에 발견된 이 고대 도시의 흔적은 해안에서 6.4km 떨어진 9m 깊이의 바다 속에 감춰져 있었다. “세 도시는 정말 실재한 도시였을까?”
만약 그렇다면 세 도시가 있었던 시대는 과거 고대 이집트가 지중해까지 확장했을 무렵부터 있었으니 이 세 도시는 지금부터 약 2,600년 이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시가 처음 건설된 것은 BC 6∼7세기경. 또한 건물, 사원, 기념비, 그리고 거대한 조각상들이 남아 있는 걸로 미루어 볼때 세 도시 모두 한때 매우 번창한 중심 도시였던 걸로 보여진다. 그런데 세 도시가 어떻게 최후를 맞았는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 지역을 지도로 제작한 스탠포드 대학교의 아모스 누르는 그 원인을 ‘지진’ 때문이었을 거라 주장한다.
그가 말한 대로라면 지진은 AD 7∼8세기쯤에 세 도시 전체를 휩쓸고 갔던 것 같다. 수중 다이버들이 당시 사용되던 이슬람 및 비잔틴 동전들을 발견했지만 그 이후의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발견된 유물 중 몇 가지만 박물관에 전시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수중에 묻힌 상태 그대로 두고 본격적인 조사 작업에 착수할 예정. 도시의 실제 모습을 처음 발견한 고디오는 고대의 중심지였던 이들의 실체가 계속해서 하나 하나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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