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계에 있는 블랙홀도 마찬가지.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이 태양계 크기의 거품들을 토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거품들은 수많은 별과 가스체가 블랙홀의 강력한 세력권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생겨난다.
배수구에 빨려 들어가는 물처럼, 우주에 떠다니는 물체들은 은하계의 중심으로 소용돌이치듯 빨려 들어간다. 이때 생기는 원모양을 천문학자들은 「퇴적 원반」이라 부른다. 이 원반의 중심 부근에 있는 소성단은 주변보다 더 빠르게 회전하면서 마찰을 일으켜 가열된다. 가열이 계속되면서 지나치게 과열된 「열」은 중심에서 떠밀려 나오게 된다.
이에 대해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센터 천체물리학부의 자오 준휘는“열과 함께 나온 내부의 물질들이 대류 현상에 의해 마치 끓는 물처럼 원반 바깥쪽 서늘한 부분으로 이동하면서 거품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블랙홀에서는 수많은 소리가 나오는데, 이 거품은 ‘삑삑’하는 아주 작고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 천문학자들이 20년 이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갖가지 전파 잡음 속에서 이 ‘삑삑’ 소리를 분리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업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이 거품의 발견은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아주 놀라운 현상의 한 원인으로 보이는 퇴적 원반들을 연구할 또 하나의 방법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자오는 “이는 퇴적의 역학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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