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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트랙 고속열차

기차가 점점 다가오는 동안 참관단은 레일에서 3m쯤 떨어진 곳에서 가슴을 두근거리며 레일을 숨죽여 응시하고 있다. 앞머리가 총알처럼 생긴 은색과 하늘색의 아셀라 특급열차는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시속 240km의 속력으로 참관단이 있는 곳을 스쳐 지나가더니 시험 레일을 한 바퀴 더 돌기 위해 어느새 모습을 감추었다.

가속을 의미하는‘acceleration’과 탁월함을 의미하는 ‘excellence’의 앞 글자를 각각 합쳐 명명한 아셀라 고속열차는 올 가을부터 승객이 많은 워싱턴 시와 보스턴 구간을 운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인구가 밀집해 있는 이 보스턴-뉴욕-워싱턴의 북동 회랑 구간을 여행하려면 무려 10시간이 걸렸었다. 그러나 이 열차는 무려 4시간을 단축했다.

아셀라의 운행은 예정보다 1년이나 늦어졌다. 바퀴의 마모, 볼트의 파손과 유실, 기울임 기술 등의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열차는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곡선로를 달릴 때는 승객들에게 측면으로 가해지는 힘을 줄이기 위해 객차를 살짝 기울이도록 돼 있다. 즉, 조종실의 컴퓨터는 열차가 곡선로에 진입할 때마다 그 속력에 따라 최대 4.2도까지 객차의 경사각을 조절한다.

객차만이 아니라 레일도 새롭게 단장했다. 승객을 태우고 시속 290km를 내는 유럽의 고속철도는 건널목이 거의 없는 직선 궤도를 주로 달리지만 아셀라는 구불구불한 철로나 수많은 건널목 그리고 3가지 종류의 전압과 씨름해야 한다.



아셀라를 제작한 몬트리올의 봉바르디에사와 파리 알스톰사의 컨소시엄에서 시험운행 책임 엔지니어로 일하는 르네 뫼제르는 “기존 철도에 맞게 열차를 개조했고, 교각도 강화시켰으며 곡선 레일도 가급적 직선화시켰다”고 말한다.

구간 전체를 전동화시킴으로써 속도도 더 빨라졌다. 이제 아셀라는 보스턴-뉴욕 구간은 시속 240km로, 그 밑에 위치한 뉴욕-워싱턴 구간은 216km로 주파한다. 단, 193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가선 전기 시스템 때문에 남쪽 구간을 운행하는 속도는 다소 떨어진다. 늦어도 내년 말 경부터 북동 회랑 노선에 하루 10회의 아셀라 왕복 열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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