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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멍게에서 추출한 초강력 항암제

1980년대 말, 연구자들은 ‘열대 바다 멍게(Ecteinascidia turbinata)’에서 기존에 시판된 항암제보다 300~500배 이상의 강력한 항암효과를 지닌 성분을 찾아낸 바 있다. 하지만 멍게에서는 극소량만이 분비되므로 실용화시키지는 못했다.

지난 1996년엔 ‘엑틴아시딘(ectein-ascidin)’이라 불리는 이 성분을 약물화하는데 성공했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합성공정도 매우 난해해 충분한 양을 제조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는데, 이 약물은 암세포의 증식은 억제하면서도 정상세포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최근엔 199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하버드 의대의 엘리아스 코레이 교수와 제자인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즈가 엑틴아시딘을 대량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모핵 구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프탈아시딘(phthalascidin)’이라는 물질을 개발하였는데, 이것은 제조가 용이할 뿐 아니라 효과도 우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탈아시딘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엑틴아시딘은 이미 임상실험에 착수한 상태다. 이 약물에 대한 지금까지의 임상실험 결과, 지방, 근육, 신경 등 연한 세포조직 내에 발생한 종양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입증된 상태. 게다가 항암제를 장기간 이용할 때 염려 됐던 암세포의 ‘내성’ 유전자의 발현도 억제할 수 있어, 다른 항암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병용 투여도 가능하다. 코레이 박사는 “한번에 두 가지 작용을 할 수 있는 약물을 발견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 이라고 말했다. 임상실험의 성공여부에 따라 2년 내에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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