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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로부터 듣는 국내 과학기술계 전망

새천년 첫해인 지난해는 해외 및 국내 과학기술계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한 해였다. 특히 생명공학과 정보과학분야의 성과들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새해에는 한층 빠른 속도의 변화가 예상되며 생명공학과 의학, 우주 항공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Popular Science」는 희망찬 새해를 맞아 21세기를 열어갈 국내 과학기술계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특집 기사를 마련했다.
- 「Popular Science」 편집부

포항공대 정성기 총장에게 듣는다
포항공대는 1986년 개교한 이래 최고의 인재들만을 키워온 대학으로 자리잡았다. 21세기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포항공대는 우리 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밑거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급변하는 대학환경 속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 확보라는 대형플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포항공대의 정성기(55) 총장. 본지는 신년호를 맞아 「포항공대 정성기 총장에게 듣는다」 특집을 마련, 과학기술계의 전반적인 흐름과 진단을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PS : 산·학 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진 것이 현실입니다.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는 대학의 총장으로써 장기적 산학협동전략을 말씀해주십시오.
정성기 총장 :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학도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하나의 기업체입니다. 따라서 산학협동은 결코 분리할 수 없습니다. 산학협동은 포항공대의 설립이념이자 건학목표입니다.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말은 대학원과 각종 연구소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경쟁과 효율, 이윤의 극대화 추구를 목적으로 하면서 대학은 기업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포항공대는 교수와 학생, 졸업생들의 신기술 이전과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쉽 관계설정 등 산학협동에 지금보다 더욱 많은 기여를 할 예정입니다.

“사회적 역량이 큰 과학자 만들어”
PS :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하셨는데요.
정성기 총장 : 목표설정은 발전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엄청난 발전을 이룩해 왔습니다. 포항공대는 현재 한국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역량있는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이라는 배경에는 창의적 역량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제반 역량이 따라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금속활자를 서양에 비해 100년 이상 먼저 발명해낸 역량있는 민족입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못할 것이 없습니다. 저는 노벨상 자체보다는 학문적,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우리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위해 우리의 수준을 제고하고 선진국과의 갭을 줄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PS : 2010년까지 칼텍, MIT 등 세계 유수의 공과대학을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성기 총장 : 절대적 우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칼텍은 25년만에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한 대학입니다. 우리도 앞으로 10년 후 칼텍처럼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중장기 계획이 있습니다. 이것은 실현될 수 있는 보이는 목표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공과대학의 차원을 넘어 인문과학도 과학기술의 일부라 생각하고 이 분야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도 포항공대는 카네기 멜론수준에 상당히 근접해 있습니다.

“타학문분야 포용하는 넓은 이해심 필요”
PS : 과학기술인들이 가져야 할 자세를 든다면...
정성기 총장 : 저는 무엇보다 창의적인 사고와 호기심을 들고 싶습니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아주 우연한 계기를 통해 많은 개발과 성과를 얻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기부여와 습관화를 통해 이러한 특성을 계속해서 키워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문분야가 점점더 세분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저는 큰 안목으로 다른 학문분야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같은 분야의 학문이 세분화되어 서로 이질감 같은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도 다른 학문에 대한 배려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래서 항상 인문사회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타분야를 잘 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성을 갖춘 큰 과학자로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포항공과대학교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으로 도약
86년 개교당시부터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슬로건으로 세운 포항공대는 많은 언론과 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의 과학기술대학으로 손꼽히고 있다. 교수 1인당 학생수(5.8명)와 학생 1인당 장학금, 교육비(2천9백여만원) 등 포항공대가 가진 경쟁력은 상당하다. 설립당시부터 대학의 발전모델과 학사, 연구, 입시 등에서 획기적인 정책들을 추진해온 결과 국내 최초로 연구중심대학을 자리잡는데 성공해 이제는 현재 10개 학과에서 세계적인 대학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 특히 과기부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대형국책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창의적 연구사업』는 포항공대 교수들이 8개의 과제를 선정받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 방사광 가속기 보유
포항공대의 장점은 무엇보다 연구환경이 잘 조성되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항공대가 보유하고 있는 ‘빛을 만드는 공장’이라는 『방사광 가속기』는 지난 94년 정부와 포철이 1,500억원을 투자해 만든 것으로 물리, 화학, 생명공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등 기초연구와 반도체와 초미세기계, 의약품 제조 등 첨단산업분야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최고의 연구환경과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포항공대는 국내 정상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10년동안 특화전략을 통해 MIT, 칼텍 등 세계 유수 대학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15년 세계 10위권의 항공우주산업국으로 도약”
항공우주산업은 21세기의 정보산업, 신소재산업 등 각 분야의 첨단산업을 주도해 나갈 미래의 유망산업이다.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은 현재 세계 20위권 수준으로 기계, 전자 등 관련사업에 기술파급을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함으로서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항공기산업은 '70년대 후반 500MD 헬리콥터 기술도입생산을 시작으로 F-5E/F 전투기, UH-60 헬리콥터 등 군 항공기의 기술도입생산을 수행한 바 있으며, '90년대 들어서는 5인승 경비행기인 창공-91, 8인승 복합재쌍발기, 기본훈련기인 KT-1의 개발에 성공해 점차 우리나라의 항공기술도 단순 생산에서 첨단기술이 가미된 설계개발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주개발에 있어서는 '92년 발사된 실험용 소형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와 '93년 발사된 과학로켓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착수하여, 지난 99년에는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1호를 성공리에 발사 운용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브라질 등과 위성영상자료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항공우주기술도 꾸준히 성장하여, 명실상부한 위성보유국의 대열에 합류하였을 뿐 아니라, 우리가 개발한 항공기를 우리의 군이 구매하여 사용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2001년도에 활발하게 추진될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우선 다목적 실용위성 2호사업은 한단계 높은 1m급 고해상도 관측위성으로서, 한반도 정밀관측 및 과학실험을 주임무로 하고 있으며, 각 시스템별 상세설계와 국산화 부품제작, 시험 완료 및 비행모델제작 준비 등을 마무리하여 2004년 발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2002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3단형 과학로켓개발 사업은 엔지니어링 모델의 제작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나아가 2005년을 목표로 한 소형위성급 우주발사체의 독자개발 역량을 배양할 계획이다. 이와 병행하여, 국내에서 개발한 저궤도 중, 소형 인공위성의 국내 자체발사를 위한 필수시설인 우주센터의 건설에도 착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T-50 (초음속제트 고등훈련기)사업, 4인승 소형항공기개발사업 등 기존항공사업도 활발히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2001년도에는 성층권 고도 20-30km 높이에서 통신, 해양오염 탐지, 기상관측 등 다용도로 활용될 성층권 비행선개발 사업이 착수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은 여타산업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경제위기에 따라 많은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99년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 국내 항공우주 자원의 결집을 위해 출범하여, 통합초기의 어려움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2000년 11월에 착수한 기본 훈련기 KT-1의 양산과 함께, 조만간 차세대전투기사업의 대상기종이 선정될 예정이어서, 2001년에는 구조조정과정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힘차게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에서도 2000년대 선도산업으로 떠오를 항공우주분야의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을 위하여 ‘항공우주산업개발 기본계획’과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여 시행중에 있다.



2001년도에는 국내의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항공우주분야의 국책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우리나라가 2015년 세계 10위권의 항공우주산업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과학재단
한 국가의 기초과학 수준은 대외경쟁력과 더불어 국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지표다. 따라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기초과학수준 증대를 위해 과학기술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인 고급인력의 확보가 더욱 중시되고 있다. 우리 나라도 기초과학연구의 확대를 통해 창의적 혁신력을 지닌 인력양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어느때보다도 높게 일고 있다. 기초과학수준의 상승으로 노벨상 수상기대감도 점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능력 배양과 과학기술 연구활동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과학재단을 소개, 기초과학지원사업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국가 기초과학지원사업의 동맥역할
한국과학재단은(사무총장 김정덕) 국가 과학기술의 창달과 진흥에 기여할 목적으로 한국과학재단법에 의해 지난 1977년 설립, 20여년간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연구활동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국가 과학기술 연구지원, 관리전담기관이다. 재단은 특히 국내 이공계 대학 연구자들에 대한 연구활동은 물론, 학술활동과 국제 협력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과학재단(NSF)과 일본학술진흥회(JSPS) 등 26개국 42개 기관과 과학기술협력각서를 체결하여 국가간 과학기술협력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국내 과학기술 연구인력 정보와 연구동향 등을 파악해 인터넷(www.kosef. re.kr)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연구인력 풀을 이용한 동료평가(Peer Review System)을 실시하는 등 공정한 평가를 통해 우수하고 창의적인 연구과제와 연구자를 선정, 지원하고 있다.

▲ 연구활동 지원사업
과학재단은 연구능력이 우수한 대학을 중심으로 창의적 연구개발 인재양성에 기여토록 하기 위해 지난 90년부터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지원한 연구센터는 모두 83개. 재단측은 2002년까지 100개 우수연구센터 육성지원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도출한 지정공모분야 3개 센터 중 2개 센터 선정을 포함해 올해는 7개 이내의 우수연구센터를 신규로 선정할 계획이며 연구계획서 접수 및 평가를 올 상반기중 실시할 예정이다.

▲ 연구인력 양성과 활용 지원사업
이 사업은 과학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영재를 조기에 발굴, 집중교육해 과학적 재능을 초대한 개발함으로써 미래 과학기술 자원으로 양성하기 위한 목적의 일환이다. 재단은 2002년과 2004년 국내에서 각각 개최될 세계청소년 두뇌올림픽인 국제정보올림피아드 대회와 국제물리올림피아드 대회의 준비를 차질없이 지원, 진행시키고 있다. 재단측은 올해부터 신진두뇌의 연구능력향상에 중점을 둔 새로운 이공계 석박사 학위소지자 활용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재단은 국내 학위취득자로 하여금 해외연수기회(Post-doc)를 갖게 함으로써 국내과학기술계에 필요한 자생력있는 수준 높은 연구자를 양성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 국제교류 및 학술활동 지원사업
과학재단은 국가별 과학기술 우위분야에 따라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미 한·일과 한·중, 한·독 등 세계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이들 국가와의 과학협력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협력기관들과는 공동세미나와 공동연구, 방문연구, 외국과학자의 국내연수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재단은 앞으로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벨지움, 노르웨이 등과도 협력각서를 체결, 협력선의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학술활동지원의 경우는 국내외 과학기술정보의 신속활발한 교류와 연구경험, 연구결과의 지속적인 교환과 함께 연구개발성과에 대한 평가인증으로 연구의욕을 고취해 갈 예정이다. 재단측은 서울경제신문과 공동으로 매달 시상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등 각종 상수여를 통해 과학기술자들의 역할을 부각시키는데 역점을 둘 예정이다.

▲ 연구정보 지원사업
재단은 연구지원전문기관으로 나가기 위한 디지털 정보화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시행한 바 있는 파일럿시스템 운영 경험을 살려 2002년까지 단계적인 통합운영환경을 구축한다. 또한 디지털 연구행정시스템의 구축으로 재단의 모든 연구관리 업무를 합리적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 연구인프라 구축 대폭 지원”
지난 99년부터 한국과학재단의 사무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김정덕(58) 사무총장은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재단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덕 사무총장은 책임주의와 목표지향성으로 재단 지원사업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것을 강조했다.

PS: 올해 재단운영 계획은?
-한국의 모든 기초과학 지원사업은 재단이 책임지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2001년에는 과학재단이 우리 나라가 세계연구주도 국가가 되도록 ‘Global Research Village’구축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우수한 연구인력확보와 연구 인프라 구축에 더욱 정진할 것이다. 세계 최첨단 연구가 국내에서도 가능케 해 많은 우수한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수준 연구지원과 평가시스템을 갖추는 등 연구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것이다. 이외에도 경쟁력을 갖춘 우수연구집단 육성과 목적기초과제를 발굴, 지원하고 연구정보와 연구소재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PS: 기초과학기술계 지원과 관련돼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우리 나라의 예산은 전체 국가예산의 4.5%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는 세계 16위 수준이며 개발연구는 10위권 이내이다. 그러나 투자에 비해 결과가 조금 미약한 수준이다. 이는 연구개발혁신 체계가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 하나는 지원사업의 중복, 쏠림 현상이 생겨 불필요한 낭비 요소가 생기는 것이다. 자연히 전반적 정책 조정능력 하락을 부른다. 이러한 일부 병폐들을 시정해야 기초연구 사업이 선진국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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