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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과학계를 빛낸 올해의 과학기술계 10대 연구실적!

21세기를 여는 2000년은 생화학, 의학, 반도체, 컴퓨터, 우주항공 등 여러 과학 분야에서 풍성한 연구결과가 쏟아진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올해의 과학기술계 10대 연구실적은 과학기술부로부터 기본 자료를 추천받아 한국과학재단의 전문 위원에게 의뢰,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과정을 통해 엄선한 것들입니다. 제한된 지면에 10개로 압축하다보니 비록 이번 특집에 실리지 않았지만 ‘차세대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소행성 2000KJ4 발견’, ‘UBS 방식 지능형 이동로봇 개발’, ‘실험용 무병원숭이 탄생’, ‘암진단용 사이클로트론 개발’, ‘화자독립형 음성인식 반도체 개발’ 등은 과학기술계의 뛰어난 성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번 특집 기사를 통해 올해의 과학 기술계를 돌아보고 새해에 더욱 뛰어난 신기술 개발과 업적을 예견하는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 편집부

다양한 선택성을 가진 다공성 결정물질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와 같이 거울상에 비치는 것과 원래의 입체구조가 서로 다른, 즉 키랄(chiral)한 두 개의 화학물질 중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다공성(多空性) 결정물질(사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포항공대 지능초분자연구단(단장 김기문 화학과 교수)은 간단한 유기분자들을 금속이온인 아연으로 연결해 ‘키랄 다공성 결정물질’을 합성,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과학저널인 〈Nature〉지 4월 27일자에 발표됐다.

김 교수가 개발해낸 이 다공성 결정물질은 내부 빈 공간에 화학적인 활성부위를 포함하고 있어 그 빈 공간의 화학적-물리적 환경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물질의 분리나 촉매반응에서 반응물질의 크기, 구조, 화학적 성질에 따라 선택적인 활성을 갖고 있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대부분의 의약품과 농약 등은 키랄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는 하나 서로 거울상 관계가 있는 두 개의 키랄 물질 중에서 실제 약효는 하나뿐이고 다른 하나는 약효가 없거나 독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나의 키랄물질만을 합성하거나 분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하나의 키랄물질만을 분리하거나 합성하는 기술은 최근 정밀화학이나 의약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어 이에 대한 연구가 과학자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특히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키랄 다공성 물질의 개발은 화학자들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었다.
김 교수의 ‘POST-1’은 기존의 키랄균일 촉매와는 달리 수거해 계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앞으로 정밀화학이나 의약산업분야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치매치료제의 개발
서울대학교 「신의약품개발연구센터」(소장 주상섭 교수)가 2년 6개월간의 연구끝에 새로운 치매치료제인 SM-2를 개발, 이를 국제 학회지에 보고했다. 주 교수팀은 예로부터 인지능력향상을 위한 민간약으로 사용되어온 인도 및 마다가스카르의 대표적인 자생식물인 병풀(적성초)의 성분 중 asiatic acid를 기본 모핵으로 100여종의 유도체를 합성해 그중 28종을 시험관내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유도 신경세포 독성억제효과를 측정하여 92%의 독성억제제가 있는 새로운 치매치료제를 개발해냈다. 이 약은 쥐를 이용한 동물시험에서도 뛰어난 인지능력향상효능이 입증되어 현재 전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은 이 질환을 처음 보고한 독일인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기억과 인지기능장애를 포함한 뇌의 고등기능의 전반적인 와해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경제·사회적인 발달과 함께 의료수준의 향상으로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추세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이 병의 발병률은 65∼74세의 경우 10%, 75∼84세 19%, 85세 이상의 경우 47%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이미 미국에서는 400만명의 환자가, 우리나라의 경우 약 20만명의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심혈관 질환과 악성종양, 뇌졸중에 이어 사망률이 4위인 노인성 치매는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세계적으로 1천 5백만명의 환자가 발생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주교수팀의 새로운 치매치료제의 개발은 21세기 주요 노인성 질병의 치료 가닥을 잡은 것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한 것이다.

나노물질 구조규명-과기원 유룡교수팀
나노(nm=10억분의 1m) 기술 발전에 획기적인 나노 다공성(多孔性) 실리카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단결정(單結晶)으로 합성해 내부 구조를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유룡(劉龍·45) 교수팀이 일본과 미국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삼차원 메조 다공성 물질의 기공 영상화」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Nature〉지에 커버스토리로 비중있게 다뤄졌다(사진).
이 논문에 따르면 ‘실리카’는 모래의 주성분인 실리콘 원자와 산소 원자가 1대 2의 비율로 결합하여 이루어진 투명한 고체로서 합성세제의 주요성분인 계면활성제 분자와 반응시키면 합성조건에 따라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 미세한 튜브나 공, 막대기를 규칙적으로 쌓아올린 구조물 형태로 합성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구조물 속에는 직경 2∼30nm 정도 되는 미세한 나노 터널이 무수히 연결되어 있으며 합성 조건에 따라 터널의 직경을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유 교수는 “기공을 거푸집으로 활용, 백금 등의 금속이나 탄소를 채워 넣어 백금나노선, 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나노 신소재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유 교수팀의 연구는 나노다공성 실리카 물질을 구조 측정에 적합한 단결정 형태로 합성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전자회절기법을 통해 그 구조를 영상화한 것으로써 일본 도호쿠대학의 테라사키교수 연구진과 미국 U.C. 산타바바라의 스터키교수 연구진과 공동으로 수행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앞으로 나노다공성 실리카 물질의 응용성 개척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 항암제 파클리 탁셀제조기술 개발
한국화학연구소와 한미약품이 탁월한 항암효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차세대 항암제 ‘파클리탁셀(주사용제제 시판 상품명: Taxol)’을 경구용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소 유성은 박사팀이 개발한 경구용으로 제조한 세계적인 항암제 파클리탁셀은 주사제의 반복투여시 점차 약효가 떨어지는 내성을 제거함과 동시에 하루 1∼3회 먹는 경구용 캡슐제로 부작용없이 편리하게 암 치료를 할 수 있어 암 환자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파틀리탁셀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사가 지난 92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항암제로써 유방암과 난소암, 폐암 등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으며 원료물질만 해도 kg당 50만달러를 호가한다. 한국화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에 성공한 한미약품은 지난 96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파클리탁셀의 원료물질을 자체합성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이 경구용 항암제를 2002년 시판할 예정으로 있어 막대한 외화획득이 기대된다.

동맥경화증 등 혈관질환 치료제 개발
전북대학교 심장근재단연구단(단장 고규영교수)은 혈관내피포 주변에 존재해 혈관내세포 주변의 손상을 강력하게 방지하는 안조포에이틴(angopoetin)이라는 물질과 이와 유사하고 비슷한 기능을 하는 세 개의 물질을 발견해냈다. 신체의 혈관은 혈관내피세포라는 단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혈액이 직접적으로 닿아 혈액속의 유해한 물질 즉, 약물, 감염, 독소 또는 과다한 콜레스테롤 등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동맥경화나 혈전증, 혈관 이상수축 등의 질병이 발생된다.

고 교수팀은 이러한 혈관내피세포 주변에 존재하면서 세포의 손상을 방지하는 안조포에이틴외에 ARP1, ARP2, HAFRP 라는 세 개의 물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냈다. 고 교수팀의 논문은 미국 최고 분자생화학 저널인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에 게재되었다.

현재 연구팀은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임상적용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들의 연구가 임상적으로 개발된다면 연간 5천억∼1조원의 혈관질환 치료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디지털 앰프 개발
국내 벤처기업이 오디오는 물론 고선명 TV, 컴퓨터, 휴대용 전자제품 등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차세대 디지털 앰프와 이의 핵심이 되는 디지털 신호처리(DSP: Digital Signal Processing)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포항공대 벤처기업인 펄서스 테크놀로지(대표 오종훈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가 차세대 96Khz/24bit(숫자가 서로 높을수록 좋음) DVD 오디오 규격에 대응하는 차세대 디지털 앰프와 이의 핵심이 되는 DSP 반도체와 이 기술을 응용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800W급 대용량 자동차용 앰프를 직접 제작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디지털 앰프’는 디지털 신호를 직접 받아들여 아날로그로 바꾸지 않고 디지털로 증폭해 스피커를 울리는 첨단 앰프. 때문에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꿔주는 DAC(Digital-to-Analog Conver ter)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종래의 앰프는 디지털 신호 형태로 기록된 오디오 신호를 DAC를 거쳐 아날로그 신호로 바꾼 다음에 증폭해왔다.

또 이 디지털 앰프는 신호를 디지털 상태에서 증폭하기 때문에 증폭시에 생기는 신호왜곡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어 원음상태의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전력소모가 적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하이파이 오디오는 물론 고선명 TV, 컴퓨터, 휴대용 전자제품 등에 쉽게 내장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주문형 반도체로 제작이 가능해 싼값에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펄서스 테크놀로지는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 앰프의 상용화를 위해 국내의 한 오디오 전문 업체와 OEM 방식의 생산에 곧바로 착수할 계획이며, 세계 최소형 카오디오 앰프는 이미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을 받고 있는 상태다.

수천 종류의 유전자 발현 증감의 동시 검색
경북대 기질세포 유전자은행(소장 김정철 교수)과 생체분자공학 실용화연구소(소장 김양일 교수)가 공동으로 한 장의 유리슬라이드에 3,000종의 유전자를 집적한 한국형 3K유전자 칩을 개발해냈다. 이로써 지금까지는 생물학과 의학의 연구에서 한번에 한 두 종류 혹은 기껏해야 수십 종류의 유전자 발현을 검사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한계를 넘어 수천 종류의 유전자 발현의 증감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이 개발해낸 3K칩은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서 변화하는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쉽게 비교할 수 있어 각종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특이한 유전자 지표를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기질세포 유전자은행이 제작한 유전자 칩에 집적된 유전자는 모근의 기질세포에서 분리한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어 모발의 연구뿐 아니라 중배엽에서 유래한 장기나 세포의 연구(혈액세포, 골세포, 연골세포, 섬유아세포, 지방세포), 기질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맥경화증, 간경화증, 혈관신생, 창상치유, 암전이 등의 연구, 그리고 각종 장기의 성장과 분화의 연구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초대용량 펄스파워 반도체 스위치소자
한국전기연구소(소장 권영한)가 국내의 한 기업과 손잡고 공동 개발한 내전압 1,200볼트, 최대펄스 전류 120kA 급의 초대용량 펄스파워 반도체 스위치소자(Reversely Switched Dynistor: RSD, 사진)를 러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소 전력반도체 연구그룹 김은동 박사팀이 개발한 이 초대용량 펄스파워 반도체 스위치소자는 전기집진기,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용 오존 발생기, 플라즈마 대기오염처리장치 등 환경설비에 사용할 수 있어 환경기술분야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소는 이 반도체의 고전압화와 스위칭 특징개선을 통해 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건식식각장치용 진공관 스위치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에 한국전기연구소가 초대용량 펄스파워 반도체를 개발함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해외에 의존했던 플라즈마 관련 반도체 제조장치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 변형 작물 탐지키트 개발
국내의 한 생명공학벤처기업이 외국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유전자 변형식물(GMO)탐지키트 두 종류를 개발해냈다. ㈜넥스젠(대표 이선교 박사)이 개발해낸 GMO탐지키트는 현재 수입되고 있는 콩과 옥수수 및 기타 작물을 유전자증폭방법(PCR)으로 검사하면서도 정확도와 예민도, 신속성면 등에서 외제 키트보다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GMO 작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내년 3월 유전자변형작물의 표시제 시행을 앞두고 탐지키트 전량 고가의 외국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수한 GMO 탐지키트의 개발은 큰 의미가 있다. 일반 채소나 곡물에까지 GMO 표시제가 확대되면 GMO 작물의 최대수출국인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지며 무분별한 수입을 조절해 국내 농민을 보호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적도 1만배 향상,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 개발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임지순(48·물리학) 교수가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연구, 반도체 집적도를 최고 1만 배까지 높일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256KD램보다 1만배 정도 집적도가 높은 반도체의 제작이 가능하다. 임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실은 「십자형 나노튜브 접합」이라는 논문을 지난 4월 21일자 지에 실었었다.

그동안 학계는 탄소나노튜브를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해왔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만으로 구성된 평방나노미터 굵기의 대롱모양을 한 물질로 가벼우면서도 결합력이 매우 높은 신물질.

이번에 개발한 임교수의 탄소나노튜브(사진)는 십자형태로 놓아 서로 붙여놓지 않아도 서로 힘이 작용하고 전기를 많이 통하게 된다. 따라서 탄소나노튜브끼리 겹쳐진 부분의 넓이가 10평방나노미터밖에 되지 않아 기존의 것보다 크기가 1만배 정도 줄어든다.

A 그림의 가는 선이 탄소나노튜브. 겹쳐진 부분의 넓이가 1 나노미터에 불과 하다. B는 대칭성을 가지는 나노튜브, C처럼 대칭성이 깨어지면 반도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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