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택 기술의 발전 속도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 본지는 올해부터 우수 주택 건설기술 개발을 위해 국립주택건설업체 연구센터와 제휴해 ‘주택기술혁신 대상’(Innovative Hou sing Technology Awards)을 제정하였다. 이 상은 주택기술을 도입해 주택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거나 작업 능률의 향상, 주거 비용을 절감한 건축업자나 제조업자에게 수여하게 된다. 또 주택 소유자의 편익을 도모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한 올해 수상자들은 모두 최첨단 주택 기술을 개발해 주택기술 개발에 선도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이 선정됐다.
최고로 멋진 주택
첨단 기술로 무장한 테크노 주택
백오십만불로 새롭게 집 단장을 하고 싶다면 멋진 주택 모델을 하나 소개하겠다. 이번에 커스텀홈즈 그룹에서 텍사스주 플라노 시에 건립한 주택이 바로 주인공. ‘기술 매니아를 위한 놀이터’라 부른다면 딱 어울릴 만한 이 집은 IBM에서 분사한 홈디렉터사가 완벽한‘지능형 홈 시스템’을 도입해 건축했다.
지능형 홈 시스템이 지닌 놀라운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집 전체에 깔린 LAN을 통해 첨단 전화와 비디오,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가령, 집 안에 있는 여러 대의 TV를 통해 동시에 같은 DVD를 시청하거나 고속 인터넷 LAN을 통해 각 컴퓨터로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MP3 파일을 집안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직접 보내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두번째 기능은 조명, 보안, 냉난방 장치에 연결된 네트워크 조종 기능을 사용해 TV나 PC 또는 무선 웹패드와 인터넷에 연결된 장치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주방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아기 침대를 관찰하거나 사무실 책상에 놓인 PC 모니터를 통해 집 안에 있는 아기가 잘 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보안 장치를 작동시킬 때마다 자동으로 전등을 끄거나 온도 조절 장치를 조절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현재 이 모든 지능형 홈 시스템 기능을 설치하려면 20,000달러 이상이 필요하지만, 커스텀홈즈 그룹은 각 기능들을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추후 다른 기능을 추가시킬 수도 있다.
기술 발전 상
헨리 포드의 공로를 기념해 제정한 상
1908년 헨리 포드는 자동차 조립생산 라인을 처음 고안하면서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이후 컴퓨터에서 비행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제조하는 데 조립생산 라인은 없어서는 안될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돼 왔다. 최근 덴버 시에 사는 코헨브라더스홈즈 사의 데이비드와 로저 코헨은 헨리 포드의 조립생산 라인 방식을 주택 건설에 도입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주택 빌딩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주택 공장에서 집을 지은 후, 통째로 들어 땅으로 옮겨 세우면 모든 주택 건설 과정이 끝나는 매우 단순한 방식이다. 기존 주택건설 방식에 비해 장점도 많다. 대표적으로 공사기간이 짧아졌다. 기초공사, 지붕, 벽, 마루, 실내장식 등 일련의 작업이 한번에 진행돼 짧게는 3주면 주택이 완공된다.
개인 주택부터 아파트, 군용 막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택 형태로 변경할 수도 있다. 각종 바닥 설계 및 마감재도 사용할 수 있다. 일단 완성된 주택은 바퀴가 달린 대형 트레일러에 실려 현장으로 운반된다.
공장 자체를 건설하는 비용에 견줄 때 이 방식은 대지 규모가 최소 337,000평방미터, 즉 200가구 이상의 건설 프로젝트에 채산성이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특허 소지자로 타사에 라이센스 판매사업을 구상중이다. 작년 덴버 근교에서 설명회도 가졌다. 코헨브라더스 사는 올 중반기에 이 주택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문제 해결 상
소음 없는 목재 주택
목재로 지은 집에서는 한밤중에 냉장고 문을 열려고 부엌에 몰래 들어가는 건 전혀 불가능하다. 아무리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어도 삐걱대는 마루소리 때문에 집안 식구들의 잠을 깨울테니까 말이다. 마루 소리가 크게 들리는 이유는 합판으로 된 마루 때문이다. 즉, 합판에 습기가 차면 부풀어오르는데 이게 변형되면서 틀과 합판 사이에 틈이 생긴다. 이런 마루 위로 사람이 지나다니면 합판과 틀이 마찰하면서 듣기 불쾌한 소리가 요란하게 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바닥재 ‘어드밴텍’(Advan Tech)은 부풀어오르거나 변형되지 않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J.M. 후버 사가 개발해 판매하는 이 소재는 작은 나무 조각들을 수지(樹脂)나 각종 접착제롤 첨가해 탄생시킨 4×6인치 크기의 첨단공법 목재 패널이다.
현재 시중에는 오리엔티드섬유보드(OSB)라 불리는 패널을 비롯해 몇몇 종류의 패널이 나와 있긴 하다. 하지만 어드밴텍은 이들보다 접착제가 훨씬 많이 들어가 강도와 경도가 탁월하다. 또한 합판에 비해 20% 저렴하며, 지붕과 벽 마감재에 쓰이는 제품도 나왔다. 더욱이 J. M. 후버 사는 50년 간 품질 보장도 한다. 현재 건축 시공업자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소비자 편의 상
손쉬운 지하실 개·보수
지하실을 개·보수를 하고 싶긴 하지만, 그렇다고 은행 융자까지 받아야 한다면? 오하이오 주 톨레도에 있는 오웬코닝 사의 지하실 벽 마감재를 사용하면 융자까지 받을 필요가 없다. 이 방식은 지하실 벽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나무 틀 위에 판자를 댔던 전통적인 지하실 보수 마무리 방식을 대신할 수 있는 싸고 간편한 방식이다.
또 마치 조립했다 해체했다 할 수 있는 레고 세트와도 흡사하다. 지하실 바닥이나 벽에 직접 부착시키는 플라스틱 판, 벽 표면의 역할을 하는 6.4cm 두께의 단열 유리 섬유판 그리고 정해진 위치에 유리섬유를 고정시키는 보조제 등 세 종류의 부품이 있어 레고 세트처럼 조립·해체할 수 있다. 판자는 통기성이 좋아 습기가 차지 않으며, 페인트칠 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무려 3분의 1이 줄어들었다. 작년 4월 선보였으며 중간 도매상을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미래 지향 상
혁신적인 기초 공법
20년 전에 처음 도입된 ‘기초 다지기 공법’이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81년 펜실베니아 주의 수페리어월즈사가 처음 선보인 이 공법은 철근강화 콘크리트 벽을 절연 처리하고 간주(間注)를 미리 설치한다. 그런 후, 벽에 배관과 배선을 위한 구멍을 내어 주조한다.
맞춤 주문 제작도 가능하며, 완성된 강화 콘크리트 벽은 트럭으로 운송된다. 정밀한 제조 과정을 거쳐 제작되므로 약 20%의 콘크리트 양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적은 양에도 불구하고 주택 기초에 직접 포설하는 방식보다 훨씬 튼튼하다. 더욱이 기존 방식은 콘크리트가 굳는 데 적어도 하루 이상 소요되지만 이 공법은 4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지며, 완벽한 수평, 수직을 이루므로 주택의 에너지 손실이 적다.
이 회사가 사업을 시작한 첫 해에는 불과 두 개의 건축 기초 제조물밖에 납품할 수 없었지만, 작년에는 4,700개 이상을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펜실베니아 본사로부터 서쪽 일리노이주, 남쪽 노스캐롤라이나주까지 사업 지역을 확장시켰다. 제품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으니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시키는 일은 시간 문제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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