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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항해 일지 단독 입수

국제 우주 정거장 알파의 초대 함장 빌 셰퍼드는 러시아 동료 우주인인 유리 기드젠코와 세르게이 크리칼레브와 같이 우주에서 4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하면서 ‘항해 일지’를 기록했다. 하지만 NASA는 이 항해 기록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ASA의 항해 일지 비공개 결정은 일지가 획기적이거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NASA는 일지가 지구에서의 생활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라고 보고 있다.
는 이들의 항해일지 기록을 입수하는데 성공, 그 일부를 공개한다.

2000년 11월 10일
특이하게 생긴 오로라를 통과했다. 수평선에 희미한 녹색 구름이 일기 시작하더니 가까이 다가갈수록 구름이 더 짙어졌다. 오로라를 지나치면서 직무실 바닥 유리를 통해 바깥을 내려다보니 짙은 녹색 구름 위로 희미하게 붉은 기운이 도는 플라즈마층이 보였다.

2000년 11월 27일
주말 아침, 선원들 모두 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모였다. 지금 사용하는 식탁은 통로 가운데 놓여 있어, 냉동실과 침실 입구를 가로막아 불편했기 때문에 선원들은 식탁을 어느 정도의 크기로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의논했다.

2000년 12월 2일
도킹을 시도하는 우주 왕복선 인데버호의 뒤쪽이 내려다보였다. 인데버호가 너무 작아보여서 실제로 100톤이나 된다는 것이 전혀 실감나지 않았다. 도킹하는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가벼운 충격이 느껴졌다.



2000년 12월 11일
진공 청소기를 작동시키자 사방에서 무수한 파편들이 날아와 빨려든다. 이 진공 청소기는 성능이 매우 좋아서 물체를 약간만 느슨하게 풀어 두어도 모두 빨아들인다. 그 덕분에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모든 것을 정리정돈할 수 있었다.

2000년 12월 27일
평소보다 일찍 근무를 시작했다. 세르게이는 인공위성 GPS/GLONASS 수신기(ACH)의 설치 준비를 했다. 세르게이는 작업이 약 1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설치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SM338 보다 위쪽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또 ACH 박스가 설치된 후에야 많은 케이블들의 위치를 알 수 있어서 작업은 예정보다 4시간이나 더 걸렸다. 세르게이는 자신의 탁월한 계획력이 없었다면 하루종일 걸렸을 것이라 자랑한다. 세르게이가 이러한 중요한 작업을 하는 동안 셰퍼드는 화장실 호스와 필터를 갈아끼웠다.

2001년 1월 5일
폭스 네트워크와 로스앤젤레스 라디오 방송국과 약 25분동안 인터뷰했다. 방송국측은 승무원들에게 샌디에이고 고속도로에 대한 교통 정보를 알려주기를 요청했지만, 당시 우주 정거장은 인도양 상공을 지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었다. 영화 ‘2010년’을 보았다. 실제로 우주에 있으면서 우주 탐험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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