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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 안녕!

인류 역사상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난 미 무인 우주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가 마침내 지구와 완전히 작별을 고할 것 같다. 1972년 3월 2일에 발사된 후 1973년 12월에 최초로 목성을 촬영했고 현재 지구로부터 11,265,400,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파이어니어 10호는 태양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빠른 속도로 우주를 여행하고 있는 4개의 우주선(아래 사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파이어니어 10호는 6개월마다 안테나를 지구쪽으로 향하도록 조정하여 지상 관제 센터와 교신했는데, 지난 7월 에너지가 바닥나면서 안테나 조정에 실패하여 지구와의 모든 교신이 끊겼다. 지상 관제센터는 몇 달 전부터 계속해서 파이어니어 10호와 통신을 시도하면서 파이어니어 10호에 내장된 예비 송신기로 전환하도록 명령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서 결국 우주 미아가 되더라도 파이어니어 10호에게는 아직 한 가지 의무가 남아 있다. 바로 지구에서 파견한 친선 대사로서의 역할이다. 파이어니어 10호에는 외계인에게 보내는 친선 메시지가 든 알루미늄 합금판이 실려 있는데, 그 판에는 태양계에 속한 여러 행성과 인간의 나체 그림을 포함해 지구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NASA에서는 신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직 수명이 남은 우주선과의 교신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예외도 가끔 있는데, 바로 실험용 통신위성 ATS-3이 그런 예에 해당한다. 이 위성의 연료는 이미 바닥이 났지만 여전히 궤도를 돌면서 매일 몇 시간씩 남극을 관찰하고 있다. 이미 ATS-3에 자금 조달을 중단한 NASA를 대신해 미 국립과학재단이 지상 기지국에 비용을 지불하여 남극 과학자들이 매일 세계 다른 지역과 통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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