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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우 다발지역, 4백개 피뢰침 설치

광활한 개활지의 작은 나무오두막 안, 나무 의자 앞에 있는 나무 책상 위에 관광 안내서가 놓여 있다. 그 안내서의 맨 마지막에는 밑줄로 강조된 간단한 사실이 적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진짜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자. 탁자를 지나 뒤쪽 현관을 통해 작열하는 태양광선 속으로 나가 보자.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라. 사방을 찬찬히 둘러보자. 산과 푸른 하늘이 멀리 보이고 마른 덤불과 샐비어만이 사방에 펼쳐져 있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언뜻 사하라 사막이나 달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은 뉴멕시코주의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서 십 수마일 떨어진 마을 퀘마도 외곽의 어느 곳이다.
나는 지금 사막의 외딴 오두막에서 낯선 사람 네 명과 함께 벼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밤을 보내고 있다.

벼락이 떨어지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바둑판 모양으로 설치된 400개의 스테인리스 막대를 따라 사방으로 1마일 또는 1킬로미터씩 뻗어나간다.
거친 지형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막대는 정확히 같은 높이로 정밀하게 설치되어 1마일에 달하는 유리판이 막대 끝에 평평하게 놓일 수 있다. 하늘을 향한 뾰족한 막대의 끝부분은 가상의 콘센트에 꽂힌 전기 플러그의 끝부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보이지 않는 전기를 끌어들여 폭발시키기 위한 설계이다.

1년전 예약 자연현상 직접체험
해발 7천200피트에 달하는 뉴멕시코주의 높은 사막 지대는 미국 내에서 낙뇌가 가장 빈번한 지역 중 하나이다. 때때로 지나가는 구름이 막대에서 200피트 상공까지 접근하여 막대에 의해 유인된 벼락이 내리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때는 ‘세인트 엘모의 불꽃’에서 발생한 오로라나 사막의 플라즈마 티키 횃불과 같은 불꽃이 막대 끝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떤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때로는 이 미지의 장소에 앉아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이곳이 바로 설치 미술가 월터 드 마리아의 라이트닝 필드이다.
드 마리아의 팀이 이 높은 사막 지대에 컴퓨터로 설계된 격자 구조물을 처음 설치한 후 27년 동안 이곳은 몇몇 애호가들만이 찾는 미지에서 예술, 과학, 이상 기후와 관심 깊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로 변모했다.

이제는 1년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이 필드는 신의 분노를 상징하는 위험하고도 장엄한 자연 현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피하고만 싶은 자연 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에는 항상 약 1천800개의 뇌우가 발생한다. 미국만 봤을 때, 최고 10마일 까지 뻗어나가고 1억 볼트에 달하는 벼락이 연간 2천5백만 회 정도 떨어진다. 미국에서 연평균 73명이 이 벼락에 희생되고 있으며 수천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그 중 700명 이상이 심각한 상해를 입는다.

평생 3천번 벼락위험 노출
우리는 일생 동안 3천번 정도 벼락 맞을 위험에 노출된다. 이 작은 오두막이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저 운치 있는 시골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운 좋게도 내가 예약했던 주말에는 폭풍이 발생하고 오후 6시까지 시계가 좋을 것이며 강한 서풍이 사막으로 소나기구름을 몰고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멀리 번개가 치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 다섯 명은 집 뒤에 모여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무언가 엄청난 것이 다가올 것 같은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그저 느낌일 뿐이거나 그냥 비구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공기 중의 이온 때문일 것이다.간단히 말해 번개는 구름과 지면의 양과 음의 전하가 만나 발생하는 잠재된 전기 에너지의 방전 현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학교에서 배울 것이다.

유일한 조건은 소나기구름의 높이가 10마일 상공의 대기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낮은 기온에 강한 바람이 불어 미세한 얼음 결정이 서로 부딪치고 전자가 분리되면서 전하의 차이라 발생해야 한다.
양의 전하를 띠는 결정은 권운의 상층부로 끌리게 되고 음의 결정은 하단부로 끌리게 되어 때때로 강하게 지면으로 방전되는 것이다.

황홍한 공포 맛보기
동시에 지면에서는 양의 이온이 사방에서 흐르면서 음의 전하를 띤 구름에 끌린다. 이 사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점점 가까이 모이게 되면서 이러한 입자들은 나무, 쇠막대, 사람 등 모든 사물을 통해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 한다.
이러한 수십억 개의 양이온이 사람의 머리로 이동하면 머리카락이 곤두서면서 벼락을 맞게 되는 것이다.

뭐, 황홀한 공포를 맛보게 되지 않을까. 멀리 폭풍 구름이 심홍색의 비행선단처럼 다가오고 있다.
하늘에서 이리저리 전기가 방전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담요를 감싸고 필드의 막대 사이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보호 도구도 없이 오두막을 나가는 것이 의례적이고 안전한 것인지, 꼭 야외에서 벌거벗은 것처럼 불안했다.특히 위쪽에서 번개는 숨 막힐 정도로 가까이에서 펼쳐지는 불빛의 장관의 연출했다.

일정한 열과 빛의 파동이 지면으로 떨어져 계속 울려대며 전기가 공중을 갈랐다.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귀는 뜨거워졌으며 목에 드리운 머리카락이 하늘을 향해 섰다.
나는 과학, 이온화, 권운 따위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보다 뇌리에 가득했던 것은 신의 권능이었다.



섭씨 5만도의 뜨거운 공기형성
폭풍은 들판을 빠르게 지나갔고 멀리 조그만 섬광으로 보였던 것이 이제는 막대를 통해 사막을 계속 때리며 섭씨 5만도의 뜨거운 공기를 만드는 그 두꺼운 줄기로 선명히 보였다. 기후 현상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되자 난 넋을 잃었다.

난 손목에 찬 시계의 금속 부품과 내 키, 그리고 금니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옛날 전기공들이 새로운 발전기의 성능을 시험할 때 다리와 다리 사이로 전류가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처럼 한쪽 다리로만 서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오두막으로 다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새 친구들과 나는 구름이 서서히 다가와 장관을 연출하고 사막의 언덕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밤새 구경했다.

그리고는 주위가 점점 어둡고 고요해지면서 큰 보름달과 미지의 세계로부터 빛을 발하는 무수한 별들이 나타났다. 그것은 고대로부터 왔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매우 현실적인 에너지 흐름이었다.

반자성체로 자기부양 성공

자석을 사용해 다른 자석을 띄워보려는 시도는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석은 튕겨져 나갈 뿐이다. 이것이 부질없는 시도라는 사실은 1842년 레브 사무엘 언쇼(Rev. Samuel Earnshaw)가 자기 부양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밝힌 유명한 이론을 발표하면서 공식화 되었다.

그때부터 자기 부상과 관련한 모든 실험은 그의 동료들의 비웃음을 샀다. “하하. 저기 프레드가 자석의 균형을 유지하려 하고 있어. 저 사람은 언쇼의 이론을 들어보지도 못했나보군.” 물리학자들은 때론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 있어서 매우 잔인해지기도 한다.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언쇼의 논리는 정확하지만 몇 가지 큰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결과 지금은 신기한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레비트론(levitron)이라는 자기 부상 장치를 단돈 30달러에 살 수 있다(levitron.com 참고).
자석 위에 부양한 채 회전하는 이 장치는 버몬트주의 로이 하리간이라는 사람에 의해 1983년 특허 출원되었다.

하리간은 이전에 자기 부양 시도에 실패했던 다른 과학자들과 비교하여 한 가지 다른 이점이 있었다. 바로 언쇼의 이론을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자기 부양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던 그는 우연히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운동(회전하는 물체의 회전축의 회전)을 통해 언쇼의 이론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한 세기가 넘게 어떤 물리학자도 발견하지 못했던 안정적인 섬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작동시키는데 30분이 소요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눈먼 물리학자들을 한방 갈겨주고 싶게 만드는 물건이었다. 수년 동안의 노력 끝에 자기 부상에 성공한 순간에 하리간의 기분이 어땠을지 알만했다).

그리고 두 번째 언쇼 이론의 허점은 반자성이다. 그의 이론은 n극과 s극을 가진 일반적인 종류의 자석에 해당하는 강자성에만 적용된다. 반자성은 자기장 앞에서 모든 물체에서 다양한 정도로 나타나는 순수한 자기 반발력이다.

예를 들어, 흑연 조각을 자석 덩어리 위에 떨어뜨리면 공중에 영원히 떠있게 된다. 내 사무실에도 6개월 동안 떠있는 조각이 몇 개 있다. 초전도 세라믹 디스크 역시 완벽한 반자성체로서 위에 자석을 쉽게 띄울 수 있고 손가락으로 두드려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다(10년 전까지만 해도 이는 새롭고 신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40달러에 킷을 구입할 수 있다).

부양시킬 수 있는 반자성체가 흑연 조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연구원은 작은 물방울, 개암, 개구리, 그리고 티샤라는 햄스터까지 부양시키는 데 성공했다. 아직 성공한 사례는 없지만 사람을 부양시키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이러한 자기 부양 가능성을 모르고 있었을까?

이것이 다름 아닌 부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됐다. 과학용 소프트웨어인 매스매티카(Mathematica)의 제작자로서 근무하면서 나는 누군가 내게 “그건 불가능해.”라고 얘기할 때마다 언쇼의 이론을 떠올린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도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은가. 그것이 난관 극복의 시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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