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스웨덴 룬드 대학교의 신경외과 의사 라이프 살포드와 동료들은 쥐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GSM 휴대 전화(세계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종류)와 뇌손상의 관계를 명백히 밝혀냈다. 미 공군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를 포함한 전세계의 여러 연구소에서 실행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살포드의 결과가 확인되면 이 연구 데이터는 10억 휴대 전화 사용자에게 중대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과 휴대 전화 제조업체 간에 오랫동안 지속돼온 휴대 전화 안전성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10년 동안 있었던 수백 건의 연구 중 상당수에서 휴대 전화가 두통, 기억력 감퇴 등의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그러한 악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기간에 걸친 노출이 뇌와 장기에 소소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1천200달러를 투자해 휴대 전화의 안전성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완료되려면 최소한 5년은 기다려야 한다.
지금 연구계는 살포드의 놀라운 결과에 대해 앞 다투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팀은 32마리의 쥐를 2시간 동안 GSM 휴대 전화의 극초단파에 노출시켰다.
연구원들은 동축 케이블을 사용해 전화기를 작은 쥐 우리 한쪽에 고정시켜 간헐적으로 직접 노출되도록 하였으며 극초단파 방출 강도를 그룹별로 다르게 하여 같은 기간 내에 여러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다양한 노출 정도를 반영토록 했다.
2시간의 노출을 50일 동안 실시한 결과 쥐의 뇌에서는 심각한 혈관 손상과 수축 및 신경 손상이 발견되었다. 극초단파 방출 강도가 높을수록 손상은 심했다.
그에 비해 대조군은 거의 손상이 없었다. 살포드는 인간의 뇌가 이와 유사하게 영향을 받는다면 장기간의 심각한 정신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휴대 전화 업계는 현재 휴대 전화의 극초단파 방출은 FCC의 안전 기준 이내였다고 말하며 연구 결과를 부정해왔다 (㎏ 1.6w 이하의 인체 조직 흡수율). 모토로라의 전자기 에너지 프로젝트 책임자인 메이스 스위코드는 “30년 동안 전문가들이 연구 결과를 검토했지만 건강상 위험성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전기 및 전자 기술 위원회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마빈 지스킨 박사도 역시 이 연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살포드 박사측에서 주장하는 것과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휴대 전화에 사용되는 극초단파의 강도가 너무 약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인정한 것은 살포드 자신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과에 대해서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대 전화는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을지도 모르는 놀라운 발명품이지만, 어쨌든 자발적인 연구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정부와 공급업체에서 지원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살포드는 사용자들에게 핸즈프리 헤드셋을 사용해 뇌에 방출되는 극초단파를 감소시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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