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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우주시대 개막

인간을 지구 밖으로 보내는 연구를 주로 하는 군소업체들의 모임 우주 개척 재단(Space Frontier Foundation)의 설립자인 텀린슨은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폭발한 뒤 채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이 비상 위원회를 소집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리비에라 컨트리 클럽에 모인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그는 화성협회에서 온 참석자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화성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비꼬는 듯한 말투로 그가 물었다. “그쪽은 어때요?” 그가 민간 우주 회사 설립기금을 모으려 하고 있는 남자를 보며 묻는다. “돈이 문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죠, 안 그래요?” 그는 재활용 가능 우주선을 만드는 최초의 민간 기업에게 1천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는 X상을 관장하는 참석자들을 흘끗 쳐다보았다. “자금 대기가 정말 쉽죠, 그렇죠?”

컬럼비아호가 텍사스 상공에서 산산조각으로 폭발했을 때 분명 비극이기는 했지만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NASA의 유인우주선 프로그램은 대혼란에 빠졌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주 말 컬럼비아호 발사를 기회로 국회에 정책입안서를 제출해 우주 개척 및 인류 정착을 위한 보다 원대한 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되어 있었다.

NASA행정의 안전 불감증
연회실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서민들이지만 로켓 회사의 사장이나 백만장자 개인 투자가는 물론 버즈 알드린과 릭 시어포스, 데니스 티토 같은 공기업, 사기업의 우주비행사들도 있다. 이들 중에는 불청객과 몽상가, 예비 우주 여행객들도 있었는데, 그중 한 부부는 우주에서 첫날밤을 맞이하기 위해 이미 러시아에 가서 신체검사를 받고 오기도 했다. NASA나 보잉과 록히드 마틴 같은 대형 항공업체의 관계자는 초대되지 않았다. 이들의 계획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다 NASA의 행정가들은 발등에 붙을 불끄기에도 바빴기 때문이다.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조사단이 곧 NASA에 들이닥쳐 엔지니어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발사를 추진한 오만하고 편협한 행정가들의 “안전 불감증”을 질책할 것이다. 닉슨 시대에 절반 가량 완성된 국제 우주정거장을 수개월마다 왕복하던 막대한 비용의 우주왕복선들이 복수를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마치 학교에서 정학당한 아이가 부모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고 매일 학교에 가는 척하는 것과 같다. 현재 NASA가 바로 그런 입장에 처해 있다. 텀린슨이 소집한 회의가 끝나고 10분 후에 NASA의 스피릿 앤 오퍼튜니티 탐사선이 화성에 착륙하면서 NASA 행정관 션 오키페가 “우리가 또 해냈어!”라며 의기양양한 발표를 하고 부시 대통령은 화성 탐사의 사전 단계로 달 탐사를 다시 하자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NASA 주변 불만 표출
비주류 우주탐사 연구가들 대부분이 이런 상황을 환영하긴 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았다. 이 모든 게 정치적 해프닝에 불과했던 것일까? 기술적 세부사항들은 어떻게 되는가? 자금 지원은 또 어떤가?텀린슨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바램은 NASA에서 아폴로 탐사와 같은 높은 목표들을 세운 후 목표 일정을 앞당겨 이를 완수하고 팬암사가 달로의 우주선 여행 예약을 받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었다. 이 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NASA는 우주에 전무한 미국인(No Americans in Space at All)을 상징하게 되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해졌다. 더욱이 워싱턴에서 어떤 미사여구를 떠들어 대든 해결책은 문제를 자신들이 직접 해결하는 것이라고 모두들 동의했다.

NASA 주변에서는 오랫동안 불만의 목소리들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지구상에서의 삶의 역경에 대해 닉 혼비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묘사한다. 지구에 남아 썩거나 탈출하다 타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없이 가만히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화학 테러나 핵폭발, 오존 파괴로 인해 자멸할 가능성이 운석 충돌로 인한 빙하시대 도래 같은 천재지변 발생 가능성보다 높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全無한 민간 우주기업
영국에서 확고부동한 신뢰를 얻고 있는 예측가이자 우주학자인 마틴 리스는 최근 자신의 한 저서에서 인류가 다음 세기 이후까지 살아남을 확률을 50%로 예측했다. 신중론자들은 인류 중 일부를 우주의 먼 외곽 지역에 이주시켜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인류는 존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험을 드는 데 얼마나 들까요?”라고 궤도 발사 회사 스페이스엑스사의 사장인 엘론 머스크가 묻는다. “미국 연간 경제 규모의 1%만 되어도 가치있는 지불이 되지 않을까요?”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직접 우주 시대를 열 것이라는 생각에 사람들은 늘 회의적이었다. 사실 아직까지 민간 우주 기업은 한 곳도 설립된 적이 없다. 더구나 민간부문의 우주 계획에 대한 과열양상에 대해 미르코프사의 3인용 민간 우주 호텔이나 궤도비행 헬리콥터인 로터리 로켓 프로젝트 같은 무모한 투기 사업에 속아 막대한 재산을 날린 투자가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주 사업으로 돈 좀 버는 비결을 아세요?” 보도에 의하면 로터리사의 사장 개리 허드슨은 운영 예산이 금방 바닥이 나자 NASA 직원들에게 이렇게 빈정댔다고 한다: “넉넉한 자금으로 시작해요.” 아마 국가에서 재정 지원을 하는 화성 탐사 세부 계획을 진지하게 고려해 본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일 듯 싶다.

민간주도 우주계획 호기
하지만 이번의 특별한 역사적 순간에는 뭔가 다른 점이 있어 보인다. NASA 내의 문제로 인해 야기된 최근의 사태는 국가적인 우주 계획을 주도하려는 민간 기업들에게 전례없는 기회가 되었다. 의지가 확고한 데다 기술 개발도 상당히 진척됐고, 배런의 말처럼 레이건 정부 이래 가장 기업친화적이고 반규제 성향이 강한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바로 지금 일어나려 하고 있다. 술집에서 현실성없는 계획들만 잔뜩 쏟아져 나오는 동안 실질적인 하드웨어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온타리오에 이르는 지역의 여러 격납고에서 제작되고 있다. 90년대에는 빌 그로스의 민간 달착륙 계획(Blastoff.com)이나 앤드류 빌의 대형 가속 로켓 같은 실험들이 연이어 실패했지만 최초의 민간 우주 탐사 로켓이 발사된 시대로 기록될 것이다.

최근 사건들을 상기해 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산업 이익 단체인 행성협회는 세계 최초의 태양풍 엔진 우주선의 원형을 시험발사했는데 엔진 대신 태양 광선으로 추진되는 이 우주선은 점차 가속되어 최종 목적지인 항성에 도달하게 된다. 루나코프라는 회사는 통신업계 거물인 월트 앤더슨을 설득해 세계 최초의 상업용 달 탐사의 재정 지원을 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는 보통 사람들이 달 표면에 있는 로봇을 원격조종하며 상호작용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스페이스엑스사는 위성발사 사업 고객을 이미 세 곳 확보한 상태로 5월 기자회견 때 최초의 유료 화물인 미국무성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美 러 하청업체서 탈피
최초의 우주여행 중개사인 스페이스 어드벤처스는 러시아 우주 에이전시인 로자비아코스모스와 게약을 체결해 데니스 티토와 마크 셔틀 우스의 뒤를 이어 세 번째와 네 번째 우주 여행객을 내년 소유즈 로켓에 태워 국제 우주정거장에 보내기로 했다. 그 외에 대여섯 명의 예비 우주 여행객들이 여러 단계의 자격 심사와 궤도 비행 적응 훈련을 받고 있다고 스페이스 어드벤처스 사장 에릭 앤더슨이 말한다.

NASA도 나름대로 아직 지구 저궤도에서 빠져 나올 준비는 안 됐지만 그곳에서의 활동들 중 일부를 민간 부문에 이양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NASA는 놀랍게도 휴스터 소재 팀 인카운터사와 승객 자격으로 계약을 했는데, 이 회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머리카락으로부터 추출한 DNA를 49.95달러에 우주로 보내주는 사업으로 유명하다. 이런 상황은 단지 미국내 얘기에 불과하다. 러시아에서는 냉전시대의 대륙간 탄도탄 기술이 상업용 위성 운반 기술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민간 우주 벤처사업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 특히 중국은 현재 적극적인 우주 프로그램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와 브라질조차도 우주개발을 진행중이다. 분명 우주 탐사는 더 이상 미국과 러시아 정부 및 대형 항공우주 하청업체들만의 독점 분야가 아니다.

우주산업 발전방식의 변화
“NASA에게만 맡겨 놓을 경우 저렴한 우주개발 방식은 결코 기대할 수 없습니다. 무능이나 악의, 음모 때문이 아니라 우주산업의 발전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아마딜로 에어로스페이스사의 존 카맥이 말한다. 릭 텀린슨도 같은 생각이다. “대부분의 우주산업 종사자들은 암묵적으로 우주개발의 궁극적 인 목적이 스타트랙이나 바빌론 5에서처럼 인간이 우주에 거주하는 것임을 정부에서 이해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그가 말한다. “업계 사람들끼리 서로를 너무 잘 알다보니 그런 가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하도록 부추겼을 수도 있죠.”

오랫동안 우주에 가보는 꿈을 키우며 살아 온 86세의 공상과학 소설 대가 아서 클라크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이 오래된 희망에 다시 불을 붙이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문제는 NASA의 몰락 이후에도 우주 산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우주 산업이 발전하고 누가 주도할 것인가이다.
그런데 우주 개발 대체 세력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으며 다찌 트럭에 올라탄 채 적절한 때 등장하고 있다.

자금을 지원하는 변방에 사람들
이들은 누구인가? 너무 다양해서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들은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간계 주민들처럼 각계각층 출신들로 구성된다. 이들 중에는 전설적인 항공기 제작자 버트 루탄과 한때 소년원에 1년간 있었던 천재적 비디오 게임 설계자 카맥을 비롯한 신화적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공상과학 소설 작가 웰즈와 번이 훗날 우주비행사 고다드와 과학자 본 브라운이 탄생하는 데 영향을 주었듯 후세들에게 과학적 영감을 불어넣고 있는 공상과학 소설가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후미진 과학의 변방에서 물리학상으로 성립하지 않는 것들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외에도 텀린슨의 표현대로 “공군이 먼저 폭격해 보병의 길을 터주는” 것 같은 역할을 하는 비영리 단체들도 있다. 또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 화가들을 지원해 준 후원자들처럼 공상가들에게 자금을 모아다 주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이런 자금 연결 과정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년 마브스와 블레이저 팀간의 플레이오프전 때 관중들이 들고 있던 이런 문구가 떠오른다: “우리 편 억만장자가 너희 편 억만장자를 이길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인터넷 회사와 통신 회사의 거부들이 돈을 쓰는 방식이다.

웅대한 화성협회 구상
세계 최고 보수의 직업을 갖게 되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일을 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페이팰(PayPal) 창업자 머스크(스페이스 엑스)와 아마존 닷컴 사장 제프 베조스(우주선 개발업체 블루 오리진), 그리고 호텔 경영주 로버트 비지로우(우주 호텔 개발업체 비지로우 에어로우스페이스) 같은 최고위층 우주산업체 기업인들은 이들 회사의 일상적 운영에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대부분이 깜짝 놀랄만큼 젊은 데다 거의가 남자인 이들은 챌린저호 폭팔 사고 때 아직 10대였었기 때문에 암스트롱의 달착륙은 기억하지 못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왠지 소외된 듯한 느낌입니다”라고 29세인 스페이스 어드벤처사 앤더슨 사장이 말한다.

이들의 비전은 규모가 모두 다르다. 버즈 알드린의 광폭 동체 궤도선회 우주왕복선은 그중 가장 소박하다. 소행성이나 달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지상의 연료전지 촉매로 사용한다는 구상은 이보다 스케일이 크다. 하지만 화성협회의 구상은 훨씬 더 웅대하다. 이 협회 회장인 로버트 주브린은 귀환할 연료없이 우주비행사를 화성에 보내는 계획을 하고 있는데 먼저 보낸 로봇 우주선이 미리 연료를 생산해 놓도록 하면 되기 때문이다.

셈이 빠른 사업가들로 구성
이들의 동기는 화성협회가 SETI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의 이타심을 담은 항성간 메시지를 전송하려는 시도처럼 고상한 것도 있고, 팀 인카운터사의 DNA 발사 계획처럼 싸구려 장삿속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 이들은 셈이 빠른 사업가들이어서 일단 지구 저궤도가 붐비기 시작하면 정비공과 호텔 종업원, 주유소 종업원들이 필요하게 되리라는 걸 예측하고 있다.

X상 수상을 노리는 이 엔지니어들이 만들려고 하는 저궤도 로켓형 우주선은 원반이나 궐련 모양이고, 바다 표면 밑이나 지상 최대의 헬륨 풍선에서 발사되었다가 낙하산으로 내려오거나 기존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인류를 구원하거나 부자가 되기 위해, 또는 정부 관리들이 규정을 조정하게 하거나 그냥 취미삼아서 우주선을 개발한다. 이들은 디너 파티에서 대개 옆자리에 앉아보고 싶은 “로켓 가이” 브라이언 워커 같은 사람들이다. 워커는 현재 손수 과산화수소 추진 로켓을 제작중인데, 10미터가 넘는 다트 모양의 이 로켓 개발 비용은 그가 발명한 아이들용 장난감을 판매해 충당하고 있다. 수십 킬로그램 밖에 안 되는 장비로 저렴하게 우주로부터 귀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인 로봇 엔지니어 윌리엄 스톤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소설의 현실화 믿음
이들은 상당히 독자적이면서도 기묘하게도 상호 의존한다. 대부분 다른 사람의 발명품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전제하에 자신들의 발명을 진행한다. 스톤의 발명품으로 우주로부터 귀환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의 장치가 있어야 우주로 갈 수가 있다. 로버트 비지로우의 팽창식 호텔은 다른 사람들이 우주 여행객을 모집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월트 앤더슨의 오르비탈 리커버리사나 데니스 윙고의 스카이코프사 같이 궤도상에서 위성을 조립하고 수리하는 사업이 번창하려면 위성 산업이 계속 발전해야만 한다.

이들이 어떤 형태의 우주 여행을 구상하든 대부분 똑같은 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사람들은 우주로의 진출이 활발한 문화 속에서 성장했습니다”라고 텀린슨이 말한다. “이들은 공상과학소설에서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얻었죠. 이 둘이 합쳐지면서 소설이 현실화될 거라고 믿는 특이한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이들은 일생동안 주요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들이 직접 그같은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규칙만 알면 이 경기는 선수부터 가려내는 흥미진진한 관람스포츠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진정한 선수 가려내는 방법
신뢰도 이용. 선수들 중에는 “진짜”와 “가짜”, 즉 “획기적인 비행기를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그럴듯한 계획만 잔뜩 늘어놓는 허풍쟁이들”로 나뉜다. 진짜 선수들은 웹기반 NASA 관측소의 케이스 코윙의 표현대로 “실제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로 먼저 투자를 하면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떠들면서도 실제 결과물은 형편없는 “우주 사기꾼”들과 대조된다.

목적지 이용. 달 탐사론자와 화성 탐사론자가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다음에 추구해야 할 목표가 각각 달과 화성이라고 믿는다. 달 탐사론자들은 달이 지구와 어느 정도 실시간 연결이 가능해 우주에서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자원을 탐사해 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관측 기지 건설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텀린슨의 말대로 “달 너머의 대상에 관해 언급하면 회의중에 비웃음을 사기 때문이다.” 반면 화성론자들은 화성이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유일한 곳이라고 주장한다. 세 번째 가능성은 화성을 선점해 중력의 작용이 상쇄되는 무중력 지점을 찾아 궤도 선회 플랫폼을 건설한 후 우주선을 발사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협조성 이용. 이들은 친정부, 또는 반정부 성향 그룹으로 나뉜다. NASA의 도움 없이 우주 개척 기술을 개발 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 기관과 협력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는 일종의 주 사이의 고속도로를 제공하고 우리는 자동차를 공급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속을 들여다 보고 제대로 분류해 내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이들의 동기를 파악해보는 것이다. 킴 스탠리 로빈슨의 공상과학 소설 붉은 화성에서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최초의 화성 개척자들 최초의 100인은 새 행성을 탐사하다가 곧 논쟁을 벌이게 된다.“빨리 극지방에 가 봐야 합니다”라고 한 사람이 말한다.“지질학 탐사 때문은 아닙니다”라고 다른 사람이 대답한다.“그냥 가보려는 거죠? 우린 여기 물을 구하러 온 거지 쓸데없이 돌아다니려 온 게 아니예요.”“무작정 돌아다니는 게 아녜요. 탐사를 하려고 물을 구하는 거지 물을 구하려고 탐사하는 게 아니잖아요! 거꾸로 알고 계시구만!”

민간기업 우주탐사 필요성 대두
NASA를 재정비해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고 비전있는 우주 개발 주도자로 바꾸자는 부시 대통령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대체 우주 개발 공동체에서는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달이 불필요한 우회지이기 때문에 곧바로 화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불만이 있는가 하면, 현재 NASA의 기술적 문제로 볼 때 NASA가 과연 달착륙 조차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 다른 그룹에서는 부시의 계획에 잠정적으로 찬성을 하는데, 스페이스엑스사의 CEO 엘론 머스크는 이번 발표가 4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이 우주 계획을 발표한 이래 가장 중요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인간의 직접 탐사가 뒤섞인 이 계획은 타행성으로의 이주를 적극 추진중인 화성협회와 온건파인 행성협회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쥐꼬리만한 예산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켜줄 광범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부시의 계획에 대해 대선을 겨냥한 사전 작업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가장 급진적인 우주개발자가 볼 때 이는 비현실적인 계획이었다. “우주개척재단의 릭 텀린슨은 부시 대통령의 발표가 있은 후 국회 증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NASA가 어떤 일을 하던 말던 우리 민간 공동체에서는 우리 방식대로 우주 개척을 할 것입니다.”

온건파들은 이 해결책으로는 NASA가 배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새 저서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로 대체 우주 개발자의 길로 들어선 그레그 클럭스는 최근 뉴욕타임스의 독자의견란에서 NASA의 인재 독점 현상이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NASA는 화성 탐사를 독점하지 말고 지구 저궤도까지 빠르고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는 민간 로켓개발업체에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일반인들과 미래의 우주 여행객들을 염두에 둔 채 클럭스는 이렇게 썼다: “이제 NASA는 민간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주 개척 참여동기
이 대화를 통해 우주개척자들을 움직이는 주요한 동기를 확인할 수 있다. 탐사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탐욕적이든 창의적이든 특정한 목적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 관점의 차이인 것이다. 우리가 우주에 적응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인류를 영원히 보존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최고의 상징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텀린슨이 생각해 낸 패러다임에 따르면 우주개발자들은 세이건파와, 오닐파, 본 브라운파의 세 부류로 나뉜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의 이름을 딴 세이건파는 우주에 대한 경외심에서 훼손을 최소화하는 탐사를 추구하는 철학자와 우주항해사들이다. 이들은 우주를 또 하나의 지구로 생각해 우주 탐사자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는 평화론자이자 환경론자이기를 바란다.

오닐파는 프린스턴 대학 물리학자인 제러드 오닐(1927-1992)의 이름에서 비롯됐는데, 그는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에 나오는 우주정거장처럼 회전 고리와 인공 중력을 가진 거대한 회전 공간 내의 도시 크기만한 거주지를 상상했었다. 사람들을 지구로부터 떠나도록 하는 게 목적이였다. 즉, 지구를 완전히 떠나면서 작별 인사를 고하는 게 아니라 지구 자원을 고갈시키는 대신 외계의 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닐이 살아있었을 때 차 범퍼에 붙이고 다니던 구호는 “지구를 살리고 우주를 개발하자”였다. 본 브라운파는 엄밀히 말하자면 V-2와 새턴 로켓을 개발한 베르너 본 브라운(1912-1977)의 이름을 딴 보수파이다. 본 브라운파는 중앙집권적 접근방식을 주창하면서 NASA에서 착수한 프로젝트들처럼 보통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는 있어도 참여할 수는 없는 막대한 비용의 프로젝트들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간단히 말해 세이건파는 보기는 하되 건드리지는 말라고 하고, 오닐파는 직접 하라고 하는 반면, 본 브라운파는 대신 해주겠다고 한다. 세이건파는 사람들의 경외심을 일깨운다.

이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우주의 모든 종족들이 진정한 대사건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 SETI나 행성 탐사선들을 통해 지적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확인만 되면 이런 대사건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이건파는 인류가 국제우주협약을 체결해 우주를 공용자원으로 이용하기를 바란다. 오닐파는 자유기업 정신을 주창하며 지구 저궤도 개발 계획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강조한다. 이들은 우주 개발이 누구나 참여하는 공정한 게임이 되야 한다고 믿는다. 본 브라운파는 NASA의 존재 이유 같은 국가적 명성을 중시하는데, 현재까지 우주 개발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이었다. 미국이 달에 최초로 발을 디딜 것이라고 발표한 케네디나 우주왕복선 개발 프로그램을 승인한 닉슨, 우주 정거장 개발에 찬성한 레이건은 모두 영웅심에 가득 차 우주공학자 폰 브라운을 지지했다.

부조리한 관료체제 탓에 고전하는 우주관료들: 연구개발 자금을 얻기 위해 우주관료들은 우주 여행용 고객 기지가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한 번 탑승에 1천200만 달러가 소요되는 현재와는 달리 1만달러에 일반인들을 지구 저궤도로 저렴하게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고객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이들은 현찰이 필요하다. 자금이 없으면 천재 과학자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주개발 투자 꺼리는 이유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로켓을 타고 달 둘레를 여덟 바퀴 돈 데니스 티토는 국회 위원회 앞 한 증언에서 최초의 우주여행객이자 특이한 투자가로 우주산업에 투자할 것인지 질문을 받고는 안 할 거라고 대답했다. 그는 단순히 호기심 때문에 로켓을 탔을 뿐이다. 그가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록히드 마틴사의 X-33 재활용 가능 발사기 개발자금 지원이 어려워져 나중에 NASA에서 계획을 취소하자 당시 CEO였던 피터 티츠는 1999년 국회에서 월스트리트의 약속을 믿고 추진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대체 우주 경쟁에 중요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경제성과 종족 보존, 과학적 호기심과 국가적 자부심을 둘러싼 논쟁 기저에는 정파와 관계없이 말이나 이성으로써 표현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부인할 수 없는 주장이 있다.
바로 인류의 운명과 관련된 것이다. “이런 탐사와 발견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선택할 대상이 아닙니다”라고 부시 대통령은 컬럼비아호 승무원 추모식에서 강조했다. “그건 바로 인류의 가슴에 새겨진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LA서 열린 우주 개발자 회의
L.A.의 연회장에서 열리는 대체 우주 개발자들의 회의가 때론 거의 혼돈상태에 빠지는 듯 보이는 경우가 있다. 우주왕복선 개발 천문학자인 릭 시어포스가 고양이 모양의 화면에 문제의 핵심을 보여주는 이미지를 제시한다: 회의에 참석한 회원들이 특정 사안에 동의하도록 하는 것은 마치 고양이를 다루는 것과 같다. 하지만 모두들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아마도 그런 변화는 최초의 민간 벤처 기업이 흑자로 전환하고 상반되던 아이디어들이 갑자기 완벽하게 하나로 결합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본격적인 발동이 걸리면서 저렴하고 신뢰할 만한 우주 진입 방법이 개발되면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명확해질 것입니다”라고 X상 창안자인 피터 다이아맨디스가 청중들에게 말했다.

“빈 서프가 하는 말이 있죠”라고 다이아맨디스가 이너넷 창안자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10년 동안 인터넷을 퍼뜨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다가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자 그 다음해 1년 동안을 폭주하는 인터넷 개발 요구에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우리가 우주 개발 분야에서 처한 상황이 바로 그와 같습니다. 모두가 바위를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바위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수십 건이 아니라 수백 건의 사업계획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발열성 반응을 촉발시키는 셈이 되는 겁니다.”

우주 탐사 참가자들
우주 탐사 경쟁자 인명록이 제대로 완성되려면 자본가들과 비정부 기구들을 비롯, 강대국 정부와 정신나간 사람들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우주는 미국과 구 소련 정부의 전유물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민간 로켓 개발업체들이 비교적 저렴한 발사체를 제작하고 기업들이 관광객들을 우주로 보내는 사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원대한 비전과 그럴듯한 계획, 그리고 넉넉한 자금 지원만 있으면 우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은 이 대담한 신세계를 본지에서 지도로 작성한 것이다. 영향력은 태양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측정되며 태양에 가까울수록 중요도가 더 커진다.

▶ 태양
태양계 중심에 있는 태양은 우주 탐사의 미래를 대표하며 모두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한다.
▶ NASA
최근 사고에도 불구하고 NASA는 여전히 유인 또는 로봇 우주 탐사 분야의 거물이다.
우주왕복선은 신형 모듈들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실어나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고, NASA는 로봇 우주 탐사를 가장 성공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달 탐사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미국의 정책으로 우주선 개발은 다음 세기까지 계속될 것이다.
▶ 우주 계약업체들
록히드 마틴과 보잉, 기타 업체들은 NASA 주변을 맴돌며 수익성 높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계약을 따낸다.
▶ 국방성
통신 및 첩보 위성의 개발 외에도 국방성은 우주 기지형 무기를 계속 연구중이다.
▶ 러시아 우주국
러시아는 아직도 우주 강국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파산 상태인 것이다. 자금 마련차 백만장자를 우주정거장으로 보내는 사업이 파산한 것이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이 다시 정상을 되찾기까지 미국은 러시아의 소유즈와 프로그레스호를 통해서만 우주비행사들과 보급품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자금 지원이 없으면 러시아는 한 발짝도 더 나아갈 수 없다.
▶ 중국 우주국
작년 말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된 우주 프로그램의 결실로 중국은 우주로 사람을 올려보낸 세 번째 국가가 되었다. 추가적인 우주 탐사 계획이 진행중일 가능성도 있다.
▶다른 우주 기관들
유럽과 인도, 브라질, 일본 및 캐나다 우주 기관들에서도 신형 로켓과 우주선, 우주과학 첨단연구를 개발중이다. 하지만 유럽 우주 기관들을 제외하고는 아직 자체적으로 로켓을 우주에 쏘아올린 경험이 없다. 유럽우주기구는 계속 선두를 유지하면서 최근에 2033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타이어 원
버트 루탄의 로켓은 민간자금 지원 프로젝트로는 최초로 올해 하반기에 인간을 우주로 올려보내게 될 것이다.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었다. 5년 이내에 우주 관광 회사들이 타이어 원 로켓 형태의 우주선을 이용해 매주 여행객들을 지구저궤도로 보내게 될 것이다.

▶X상
2주 내에 세 명을 우주로 보내는 최초의 단체에게 주어지는 이 1천만 달러의 상금은 꿀에 벌이 몰리듯 수많은 팀들의 참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직까지는 루탄의 수상이 유력하지만 26개의 경쟁팀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 중 누군가가 X상을 거머쥘 수도 있다.
▶우주개발 지지 단체들
행성협회와 우주개척 재단 같은 기관들은 지속적인 탐사와 우주 거주지 개척을 촉구하는 로비 활동을 한다.
▶민간 계약업체들
이 회사들은 로켓 개발과 사람을 궤도에 올려 보냄으로써 돈을 벌려고 하고 있는데, 스페이스엑스사의 경우 소형 유료 화물 운반도 고려중이다.
▶우주여행사들
더 이상 데니스 티토와 같은 갑부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일반인들도 우주 비행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팀 인카운터사는 디지털화된 DNA를 태양계 밖으로 보내고, 스페이스어드벤처사는 러시아의 스타 시티에서 우주적응 훈련과정을 제공한다.
▶우주 호텔업체들
우주에서의 휴가동안 무엇을 할까? 물론 우주 리조트에 머물 것이다. 비질로우 에어로스페이스사는 팽창식 우주 호텔 건설을 계획하는 한편 향후 국제우주정거장을 하늘에 떠있는 대형 힐튼 호텔로 바꿀 꿈을 꾸고 있다.
▶괴짜 개발자들
이 마지막 그룹은 말로는 이미 궤도에 올라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자신이 직접 만든 로켓에 몸을 묶고 발사해 우주로 진입할 계획을 세운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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