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여가용 제트보트의 최첨단 기술

문외한인 내 눈에는 현대적인 모터보트들은 모두 모텔 6(숙박업소 체인)의 플라스틱 욕조/샤워기 처럼 특색 없이 똑같은 구조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고급스럽고 값비싼 모터보트가 있다. 메인 주의 힌클리라는 회사에서 만든 36피트 길이의 이 보트는 사나운 물고기의 이름을 따, 보트 세계에 피크닉 보트(Picnic Boat)로 알려져 있다.피크닉 보트는 메인주의 가재잡이 배와 같은 고풍스런 디자인과 그 안에 감춰진 놀랄 만큼 정교한 몇 가지 기술 덕분에 보트를 즐기는 갑부의 장난감이 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천문학적인 가격 때문에 우연히 갑부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무로 된 100% 수제품
이 보트의 가격은 48만달러에서 시작하며, 모든 부가 옵션을 갖출 경우 52만달러에 달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돈이 단지 두 명이 보트에서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쓰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1피트당 가격이 가장 비싼 반제품 여가용 보트인 것이다.보트를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콜벳이나 바이퍼와 같은 최상급에서, 최하 플라스틱을 입힌 폰티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피크닉 보트는 자동차로 치면 1960년식 페라리 250 GT 베를리네타 루소에 비할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뭉퉁한 후미에서부터 깔끔한 측면을 지나 높고 육중하며 강력한 선단에 이르기까지 강하면서 절제된 날렵함을 자랑한다.

또한 둘 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외형으로 지금까지도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고풍스런 매력을 풍긴다.히클리의 보트는 모두 100% 수제품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듯한 선체는 보통 전통적인 어두운 요트 블루로 도장한다. 그리고 그 완벽한 광택(항공기에 사용되는 반영구적인 고가의 오이그립 에나멜)은 젤을 바른 유리 섬유보다 훨씬 빛나고 반사가 뛰어나다.힌클리의 광택 기술이 회사 기밀이라는 사실과 보트 여기저기에 보이는 반짝이는 티크 재질의 부품이 목재 보트의 매력을 더한다. 사실 피크닉 보트의 선체는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부는 유리 섬유와 케블라 섬유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 베르사 또는 PVC 층이 있으며 내부는 SCRIMP(Seemann Composites Resin Infusion Molding Process) 공법으로 제작된 탄소 섬유로 덮여 있다.

강하고 가벼운 합성 자재
유리 섬유로 제품을 제작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유리를 틀 속에 넓게 펴고 에폭시 수지로 적신 후에 건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건조되고 나면 틀에서 떼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립품은 내구성이 높다. 하지만 전체 유리에 골고루 스며들게 하려면 많은 양의 수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겁다.다른 방법으로는 유리를 젖어 있는 틀에 놓고(그리고 수고를 감수한다면, 탄소 섬유로 강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플라스틱 피복을 입힌 다음, 가장자리를 밀봉하고 공기를 빼낸 후 불필요한 수지를 가장자리로 짜내는 것이다. 진공 성형이라고 하는 이 공법이 더 낫기는 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SCRIMP는 모든 부분(케블라, 탄소 섬유, 유리 섬유, 중심층)을 자연 건조시키고, 밀폐 건조를 거쳐 진공 상태를 만든 후에 여러 방향에서 정확한 양의 수지를 주입하는 공법이다. 진공 상태는 조립된 제품 전체에 수지가 골고루 흡수되게 하면서도 과잉되지 않도록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매우 강하면서도 가벼운 합성 자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조종석 오른쪽 조이스틱 설치
이 공법의 부수적인 이점은 뇌를 손상시키며 어지럽게 만드는 접착제 냄새가 밀폐된다는 점이다. 힌클리 공장의 일부에서는 냄새가 심하지만, 포트 로더데일 뒷골목의 창고에 진동하는 냄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뇌를 보호하는 제작 공법 이외에도 피크닉 보트에는 다른 놀라운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티크 재질의 손잡이와 고무로 이루어진 조이스틱으로 조종된다는 점이다. 이 조이스틱은 유기적으로 설치된 조종석 바로 오른쪽에 있다.(조종석은 원래 군용 장거리 정찰정에 사용되도록 설계된 미제 스티드 장치로서 조종자가 편안하게 장시간 항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업무용 제트기에 사용되는 젤리만큼 부드러운 백색 가죽이 씌어 있으며, 가격은 개당 8,000달러이다). 외관상으로 피크닉 보트는 퉁퉁 소리를 내며 바닷가재 항이리 사이를 6노트의 속도로 오갈 것 같지만, 사실 이 보트는 활주형 선저와 냉장고 크기의 440마력 얀마 스트레이트-식스 디젤 엔진, 그리고 조이스틱으로 대부분 조종되는 뉴질랜드산 해밀톤 제트 드라이브를 통해 최대 속도 28노트(32마일)를 자랑한다.오늘날 뉴질랜드인들은 제트 드라이브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만, 워터제트 개념은 원래 2차 세계대전 직전 오하이오주에서 론치급 소방선을 제작하는 회사 직원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보트에 제트 드라이브 장착
그들은 이미 보트에 사용하고 있었던 소방용 고압 펌프를 추진용으로 사용하는 발상을 떠올렸다. 그 기술은 성공적으로 적용되었지만 소형 제트 드라이브 소방선을 한 차례 운용한 후 전쟁이 발발하여 해안 경비정을 생산하게 되고, 워터제트 개념은 90년대에 이르러 대형 상업용 선박과 소형 제트 스키에 다시 도입될 때까지 묻혀 있었다. 힌클리는 최초로 중형 여가용 보트에 제트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저희가 제작한 첫 번째 피크닉 보트는 전통적인 프로펠러식 보트였습니다.” 1928년 힌클리 요트사를 세운 창설자의 아들인 로버트 힌클리의 말이다. “제트 버전을 물에 띄우고 시운전을 시작했을 때, 저희는 ‘우와! 바로 이거야!’라고 탄복했었죠.”
제트스틱이라고 불리는 피크닉 보트의 제어 장치는 전용 롤스로이스 해상 컴퓨터에 의해 작동된다. 이 제어 장치는 보트의 고물보 바닥에 설치된 전후방 및 양측면 방향 제어가 가능한 제트 스러스트를 두 가지 방식으로 조종한다. 첫째는 고압의 물줄기를 전방 또는 후방으로 유도하는 버킷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고, 둘째는 분사되는 물줄기 자체를 전통적인 보트의 키처럼 이쪽 저쪽으로 회전하는 것이다.

부유한 초보자 주요 구매층
정박 시에는 제트스틱과 뱃머리의 스러스터를 함께 사용하여 보트가 완전히 옆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피크닉 보트를 자동차로 친다면, 네 바퀴를 모두 90도로 꺾어 옆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하여 앞뒤에 이미 다른 차가 주차된 주차 공간에 주차시키는 셈이다.

제트스틱의 기본 기능에는 이런 것도 있다. 정박 시에 운전자가 조종법을 잘 모를 경우(실제로 많은 피크닉 보트 구매자들이 부유한 초보자들이다), 제트스틱을 놓으면 보트가 즉각적으로 “정지 항해” 설정으로 변경되고 스로틀 설정에 상관없이(별도 제어) 자동으로 선수와 선미의 균형을 유지하며 동력이 꺼진다. 재미있는 건 힌클리가 원래 보트 전문가들을 위한 최고의 돛 및 모터 요트를 제작하던 회사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 방향이 바뀌었고 피크닉 보트는 그러한 변화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25년 전, 보트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있어 보트는 곧 삶이었습니다.” 힌클리의 영업 부사장, 에드워드 로버츠는 이렇게 회상한다. “금요일에 퇴근하면 주말을 즐길 수 있도록 부인이 보트를 준비해 놓았죠.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은 모두 보트와 관련된 것들이구요. 보트 항해는 그들에게 전부였습니다.

방파제를 뛰어넘은 보트
하지만 요즘 최신 모터보트는 그저 그런 레져 장비에 불과하죠. ”많은 피크닉 보트 소유자들이 완전히 자동화된 이동 경로 GPS 디스플레이에 의지하여, 나터켓의 레스토랑에서 얻은 매트(엄밀히 말해 전혀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가 그려진)를 지도 삼아 보트 항해를 즐기며 정지 항해나 옆으로 이동하는 기능이 없는 값비싼 보트를 어떻게 정박시킬까하는 나약한 생각들을 한다는 이야기다.밥 힌클리는 “지금까지 두 대의 피크닉 보트가 만조 때를 노려 난터켓의 방파제를 뛰어 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사실도 시인했다. “피크닉 보트는 18인치 밖에 잠기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쉽게 방파제를 뛰어 넘었을 수도 있지만 만조 때 방파제 수심은 6인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방파제 위를 튕겨 넘어갔지만 보트는 거뜬히 견뎠죠. 전통적인 보트였다면 모든 운전 장치가 망가졌겠지만, 그들은 그 후에도 휴가 기간 내내 피크닉 보트를 잘 사용했고 그 후에 저희가 수리했습니다.”하지만 차세대 뱃사람들이 자라나고 있지 않은가. 힌클리의 한 직원 말에 따르면, 피크닉 보트를 구입한 부부가 있었는데 그 부부의 12살 난 아들이 보트를 더 잘 몰더라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제트스틱을 조종하는 것은 3차원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게임에서처럼 성가신 수중 방파제를 날려버릴 돌풍이 아닐까.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