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프런티어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은 천연신약 발굴사업에 연간 130억원(2000년부터 2010년까지 약1천485억원)을 들여 대박을 안겨줄 천연신약 물질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신약은 한 건만 제대로 개발하면 연평균 매출액을 조단위 이상으로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 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같이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첨단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신약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풍부한 연구인력과 동의보감과 같은 오랜 민속 의학적 지식이 자생식물을 발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생식물사업단은 현재까지 항후 천연신약후보물질이 될 가능성이 있는 천연 신물질 특허 100여건을 출원해 지적 재산권을 일단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또한 17건의 기능성 식품의약 제품화를 위한 기술이전계약을 채결해 이로 인한 연평균 기본기술료는 42억원에 달한다. 향후 예상 연매출액은 2천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천연신약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을 통과하는 데는 사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FDA를 통과하기까지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데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빈약한 임상시설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구상한 대안이 이른바‘중간처리전략’입니다. 인프라와 노하우는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지만 밤을 새워 연구하는 열정과 개별 연구원들의 능력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장점을 살려 생산된 기술의 이전을 통한 로열티 수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입니다.”
자생식물사업단이 지난 4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일은 인프라 구축 및 핵심 기반기술을 확립해온 것이다.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을 벌이기 전에 튼튼한 기초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남한에서만 약1천5백여종을 채집,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이를 위해 국제분류학회 표준규격에 맞는 영문판‘한반도 종합식물지’발간 사업에 착수했다.
정 단장은 “지난해 말 평양을 방문해 오는 5월부터 남북한이 공동으로 한반도 식물지 작성을 위해 교환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우선 1차적으로 우리 연구팀이 10명 내외에서 북한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연간 2∼3회 북한 학자들과 함께 백두산 일대와 개마고원 등 남한에서 보기 힘든 지형과 토질의 식물상을 두루 살펴보며 현장탐사와 채집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같은 약초라도 토질의 차이에 따라 약효가 다를 수 있어 산업적 이용 가능성도 꼼꼼하게 챙길 계획입니다.”
정 단장은“남북 공동연구단은 현장탐사와 채집이 끝나면 문헌조사와 함께 일본 도쿄대와 러시아 코마로프 식물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준표본과 비교확인을 거친 뒤 편집위원을 선정, 영어로 작성할 계획”이라며 2011년에는 완성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수진기자 <popsc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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