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메신저호의 탐사 목적은 극히 단선적인 데 비해 비행경로는 상당히 복잡하다(맞은편 페이지의 아래 상자를 보라). 이번 탐사프로젝트의 책임연구원인 숀 솔로몬에 의하면 탐사선을 수성의 궤도에 진입시킨다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하고도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메신저 호는 대략 초당 15킬로미터의 속도로 수성을 향해 이동할 예정이다. 그런데 솔로몬은 “진짜 문제는 궤도 진입 전에 탐사선의 속도를 늦추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만약 속도를 늦추지 못할 경우에는 수성을 지나쳐 태양 궤도에 진입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감속하기 위해 메신저 호는 지구를 한 번, 금성을 두 번 그리고 수성을 세 번 경유하도록 프로그램된다. 이처럼 6개의 행성경로를 통과함으로써 2011년 예정대로 수성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선체
밴텀기와 같이 소형인 메신저 호는 경량의 탄소섬유에폭시 소재로 제작됐으며 7개의 탐사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탐사선의 중추는 과도한 태양열로부터 선체를 보호하기 위해 세라믹으로 제작된 곡선형 판이다. 이 판을 통해 태양열이 흡수됨으로써 각종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70 의 온도가 유지된다.
디지털 맵핑
메신저 호에는 두 대의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되어 “눈” 역할을 한다. 각각 와이드필드와 클로즈업용으로 작동한다. 이들 카메라는 마리너10호가 완수하지 못한 작업 즉 수성 지표면의 나머지 55%를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솔로몬에 따르면 “화성이나 기타 행성에서의 경험을 통해 행성의 형태가 대칭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아직 보지 못한 수성의 나머지 절반의 실체가 드러나면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죠.”라고 한다.
자기 측정
12피트 길이의 활대 끝에는 알람시계만한 크기의 자력계가 부착돼 있는데 이 기기를 통해 수성을 감싸고 있는 약하면서도 신비로운 자기장의 추이를 기록할 예정이다. 육성행성으로는 가장 큰 지구의 경우 이와 유사하지만 훨씬 더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돼있는데 외핵의 융용 액체가 소용돌이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일반적으로 수성의 중심부는 동결상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자기장의 존재는 외핵 부근에 전기 전도성이 있는 액체 층이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비행경로
일반적인 접근비행방식을 택할 경우 수성 탐사는 불과 몇 달이면 족하다. 그러나 메신저 호는 수성 궤도로 진입하기 위해 태양 궤도의 형태 및 기울기뿐 아니라 선체의 속도까지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발사된 메신저 호는 2005년에 지구를 한 번 경유한 다음 금성을 두 번, 수성을 세 번 지날 예정이다. 2011년 수성에 도달하기 위해 속도를 낮출 목적으로 각각의 경로를 도는 것이다.
핵의 신비
메신저 호는 지구처럼 수성의 핵에도 융용성 외층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당초 학계에서는 수성의 핵이 동결된 고체상태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마리너10호의 탐사 결과 약한 자기장이 형성돼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기장은 태양풍에 떠밀려 수성을 감싼 채 자기권이라 불리는 하전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고체인지 액체인지
레이저 고도계가 표면에서 광선을 반사해 수성의 지형을 그려낸다. 또한 이 장비는 수성년(Mercury year)을 기준으로 몇 년간(수성의 1년은 지구에서의 88일 정도에 해당된다)에 걸쳐 수성의 회전에 있어 칭동(秤動)이라 불리는 작은 동요현상을 탐지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성의 핵 상당부분이 고체상태인지 아니면 액체상태로도 일부 존재하는지 여부를 밝혀낼 수 있게 된다.
얼음과 철 성분 추적
광선분석기가 수성의 희박한 대기와 지표면의 화학성분을 분석한다. 수성의 경우 밀도가 높기(지구 다음으로 높다) 때문에 철 성분이 약 6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마리너10호의 탐사나 지상관측 결과 지표면에 철 성분이 상당량 함유돼있다는 사실을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분광계는 지표면의 철 성분뿐 아니라 수성의 양극 지역에 태양에 가려진 채 분포해있는 분화구에 숨어있는 얼음의 흔적도 추적할 예정이다.
환경오염
지구 대기오염의 주범‘비행 운’
지상방출 적외선 막아… 온실효과 기온상승 초래
2002년, 과학자들은 9·11사태 직후 미 전역의 항공기 운행이 중지된 사흘간의 데이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포착해냈다. 바로 비행운(飛行雲) 즉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에 피어오르는 기다란 흰 구름이 교통과밀지역의 주야간 기온 차를 좁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나사의 연구에 따르면 밤의 기온 상승도가 낮의 기온 하강도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령 미국지역의 상세한 대기 모델링 결과를 살펴보면 1975년과 1994년 사이에 측정된 기후 온난화 경향-10년당 0.3 미만 정도-의 주범이 비행운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온 상승도가 미미해보일지는 모르나 항공기 사용이 늘어남(주요항공사들의 운항편수는 2015년까지 40%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에 따라 2050년에 이르면 기온 상승률도 6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행기의 고도가 약 28,000~40,000피트에 접어들 때면 배출가스에 섞여있던 수증기가 응결되면서 비행운이 생성된다. 비행운은 주변 습도가 충분할 경우 크고 가능 새털구름 형태로 확산된다. 간혹 캔자스와 네브래스카 주 크기만 한 구름이 만들어질 때도 있다. 이때 구름은 지상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가두는 역할을 하는데 이로써 온실효과와 같은 기온 상승 현상이 초래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막을 길은 안타깝게도 세 가지 방법밖에 없다. 비행운이 생성되는 고도보다 낮게 비행하든지(더 많은 연료가 소비되는 동시에 기체와 충돌하는 난기류도 증가한다) 아니면 그보다 높게 비행하면 된다(이 경우 배출가스로 인해 오존층이 손상될 가능성이 늘어난다). 끝으로 수증기가 형성되지 않을 혁신적인 추진 방법을 개발해내는 방법도 있다. 나사의 연구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선임연구원 패트릭 미니스는 이 문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청명한 날씨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그런 날씨를 볼 기회가 점차 줄어든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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