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된 표현형 을유문화사 刊┃리처드 도킨스 著┃홍영남 譯┃1만9천원
이 책은 진화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시킨 리처드 도킨스의 전작 <이기적 유전자>의 후편 격으로, 생명의 진화, 특히 자연 선택의 논리와 자연 선책이 작용한다고 할 수 있는 생명의 계층 수준에 대한 방대하고 깊이 있는 전문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기적 유전자>로부터 시작된 유전적 결정론에 대한 학계 내외의 비난을 풍부한 사례와 논리적 근거로 명쾌하게 반박해 나가면서 복제자, 운반자, 적응도와 같은 진화의 개념을 보다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무엇보다 전작의 마지막 장 ‘유전자의 긴 팔’에서 거론됐던 ‘확장된 표현형’의 개념을 확대 발전시킨 것이다.
저자가 내세운 ‘유전자 결정론’은 더 이상 공상과학소설 속에서나 상상해 볼 수 있는 가설이나 황당한 이론이 아니다. <이기적 유전자>가 출간된 이래 인류는 유전자 연구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고, 게놈 프로젝트의 성공, 유전자 변이를 통한 각종 질병의 정복은 물론 생물 복제에까지 성공하여, 이제는 인간 복제의 찬반 의견으로 전 세계가 들썩거릴 정도이다.
그러나 저자는 다시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효과에 주목한다. 이는 이기적인 유전자가 자신의 개체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체와 생물체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식물의 행동과 그에 따른 부산물은 모두 유전자에 의한 표현형 효과가 된다.
이처럼 ‘확장형 표현형’이라고 부르는 사고방법은 사회 문화적 현상을 유전자의 표현형으로 설명하게 되는 또 한번의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한국의 과학자들 책바치 刊┃박택규·이종호 著┃9,500원
과학자라고 하면 퀴리 부인이나 아인슈타인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와 과학자라는 두 단어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그들 못지않은 천재성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당대의 과학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과학자들이 있었다. 지난 2003년,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한 14인의 과학자가 바로 그들이다.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은 과학기술인들에게 명예와 자긍심을 심어주고,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작된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그 중에는 장영실이나 우장춘처럼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도 있고, 이원철이나 이태규처럼 생소한 이름도 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한국의 과학자들’은 고려 말에서 20세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과학자들을 통해 한국과학사를 조망한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
과학 위인전은 많다. 그러나 인물의 고난에 찬 생애와 극복기가 장황하게 그려질 뿐, 정작 구체적인 과학업적에 대해서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넘어가는 책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오랫동안 다수의 대중과학서를 발표해 온 두 과학자가 집필을 맡아, 각 인물의 과학업적을 청소년 이상의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또한 잘못 알려진 사실이나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업적을 발굴해 역사속의 과학도서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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