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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선정, 올해의 10대 과학자 제3회 수상자들

3년 내내 우리는 학계의 문을 두드리고, 전문 학술지를 샅샅이 뒤지는가 하면 수상기관들의 후보자 목록을 훑어보며 주목할 만한 10대 과학자를 선정했다. 이들은 동료들로부터는 인정을 받고 있지만 아직 대중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다.

이들은 모두 별난 사람들이다. 극도로 난해해 극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연구하는 수학자가 있는가 하면 반지의 제왕에 등장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골룸처럼 실감나는 캐릭터 생성 애니메이션 기법을 연구하는 컴퓨터 과학자도 있다. 올해 선정된 사람들 중 일부 실용파들은 화학무기로부터 보호하는 장치를 제작하거나 신종 암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기반을 닦기도 했다.

다른 과학자들도 실생활에서의 응용 여부와 관계없이 각자 관심사를 연구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열정과 지적 호기심, 그리고 흰 실험복을 입은 진지한 일중독자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감성이다. 올해의 탁월한 10대 프로젝트로부터 배운 것은 이단적인 사상가들이 다른 사람들이 실패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낸다는 점이다. 이제 다음 페이지부터 2004년 영예의 수상자들을 소개한다.

|골치아픈 수학 문제를 더 좋아하는 여자
|마리아 처드노프스키
|수 학
|프린스턴 대학


마리아 처드노프스키는 차 수리를 맡길 때마다 불안해한다. 정비공이 문제를 제대로 찾아낸 걸까, 아니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임시변통으로 때워놓은 것일까? “15분 뒤에 다시 고장나지 않을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27세의 처드노프스키는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한다. 왜 비가 오기 전에 먹구름이 형성되는지, 왜 감기에 걸리는지, 자기 차에 정말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모두가 궁금할 따름이다. 하지만 대부분 해답을 얻는 데 실패한다.

그래서 그녀는 추상적인 수학 영역에서 위안을 찾는다. 수학에서는 모든 사실들이 입증가능한 보편적 법칙들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전 항상 모든 걸 이해해야 해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그녀는 정말 “항상” 이해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녀의 집요한 정신이 이전의 수많은 수학자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가설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만약 젊은 수학자가 10년 후에 현재 마리아의 절반 정도만 총명해도 전도가 양양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루거스대 수학자인 바섹 취바탈이 말한다.

처드노프스키의 연구 영역은 그래프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분야는 SAT나 연말결산서 도처에서 볼 수 있는 x축과 y축으로 된 그래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그래프들을 다루지 않는다. 처드노프스키의 그래프들은 선으로 연결된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 2002년 그녀는 완전 그래프 예측 이론 증명에 일조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오직 두 종류의 결함만이 그래프를 불완전하게 한다. 완전 그래프는 뭘까? 한 그래프에서 서로 연결된 점들의 최대 개수를 구해 보자. 예를 들어 꼭지점이 5개인 별이 오각형으로 둘러싸인 모양을 생각해 보자.

인접한 점들끼리 서로 다른 색이 되도록 점들을 칠하면 이 별모양의 경우 점마다 한 색깔씩 다섯 가지 색이 필요하다. 전체 그래프에 이같은 방법으로 색을 칠하려면 얼마나 많은 색이 필요할까? 만약 점과 색깔 수가 같으면 이 그래프는 완전하다.

예측 이론은 그래프의 모든 점들을 색칠해 보지 않고도 완전 그래프와 불완전 그래프를 구분하는 방법을 제공해준다. 처드노프스키팀은 완전 그래프들을 단 5가지로 분류한 다음 불완전 평면을 발생시키는 두 가지 결함이 없는 모든 그래프들은 이 5가지 그래프들 중 한 가지에 속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복잡한 방정식으로 격렬한 충돌의 무질서를 묘사한 남자
|제임스 워커
|충동물리학
|사우스웨스트 연구원


텍사스 샌앤토니오에 있는 제임스 워커의 사무실 근처에서는 매일 강력한 충돌이 발생한다. 인접한 두 곳의 사격장에서 연구원들이 총을 발사하면 강력한 충격 실험용으로 제작된 세 번째 시설에서 이 총알들이 재료들을 산산조각내어 시속 25,000마일로 표적에 튀게 한다.

워커가 하는 일은 으깨진 유리섬유나 부서진 탄환, 산산조각난 세라믹 접시같은 결과물들을 조사하고 이 자료를 이용해 예측가능한 첨단 방정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찌 보면 워커는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과 같다는 뉴튼의 제2 운동법칙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셈이다.

뉴튼의 이론적 우주에서는 충돌하는 두 물체가 당구공처럼 원래의 모양을 유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세계에서는 모든 게 항상 그렇게 깔끔하게 끝나지만은 않는다. 초고속 탄환은 충격으로 찌그러지고, 세라믹으로 제작된 인체 모형은 다양한 방식으로 패이거나 부서져 버린다.

충돌에 관여한 힘들은 계산하기에 너무나 복잡해 사실 최근까지 아무도 일부러 그런 계산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이 “쏜 다음에 관찰하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워커의 상관인 물리학자 찰스 앤더슨이 말한다.

“제임스는 이 분야의 정확성을 높여주었습니다.” 워커 방정식의 장점은 충돌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체의 크기와 속도, 충돌 각도, 표적의 밀도와 탄성 같은 변수들을 넣고 컴퓨터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1995년 그와 앤더슨은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현재 갑판을 관통하는 탄환의 원리로 알려진 워커-앤더슨 모델을 상세하게 제시했다.

현재 그는 세라믹의 파열을 묘사하는 수학 모델들을 만들고 있다. 이 도구를 이용하면 방탄복 마커를 통해 재료와 디자인의 수를 조사할 수 있게 되어 사격장에 모형을 한 개씩 세워놓고 총으로 쏴 날려보낼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탄환을 거품 블록으로, 표적을 우주선 날개로 바꿔도 물리학적으로는 동일한 문제가 된다. 미항공우주국은 작년 컬럼비아호 발사 이전에 이런 문제를 좀 더 연구하지 못한 데 대해 애석해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달의 탄생을 재현한 여자
|로빈 캐넙
|행성과학
|사우스웨스트 연구원


달의 형성에 관한 박사논문을 끝낸지 불과 1주 후에 로빈 캐넙은 보울더 발레단의 코펠리아에서 주연을 했다. “그 당시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는지 믿기지가 않아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35세의 캐넙은 5년 전 직업 발레리나를 그만두었다. “그 정도면 나이 든 발레리나지만 과학자로서는 젊은 편이죠”라고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경력은 발레리나의 과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진 않았다. 현재 그녀는 위성들이 우주공간에서 행성 주위를 어떻게 도는지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일명 대형충돌 가설이라는 것에 그녀가 결정적 기여를 하면서 중요한 돌파구가 열렸다. 아폴로 탐사 이후 천문학자들은 달이 대규모 충돌로 인해 지구로부터 떨어져 나간 덩어리일 거라고 추측했지만 어떻게 충돌이 발생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캐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이 가설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비춰볼 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고 오늘날 우리가 달과 지구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설명해 준다. 일례로 과학자들은 지구보다 달에 철분이 적은 이유를 궁금하게 여겨왔다.

캐넙의 모델은 화성 크기만한 또다른 원시 행성이 모습을 거의 갖춘 지구에 충돌하면서 무수한 파편들을 우주로 날려보냈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공했다. 무거운 원소들은 지구로 가라앉았고, 나머지 물질들이 달을 형성했다. 캐넙은 매일 컴퓨터 코드를 조합해 알록달록한 입자들이 신호에 맞춰 회전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달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지구와 원시 행성을 만든 다음 각 행성에 구체적인 질량, 속도, 온도와 다른 특성들을 부여한다. 그런 다음 충돌 과정을 프로그래밍 해놓고 느긋이 앉아 벌어지는 광경을 지켜본다.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계산은 매우 복잡해서 2GHz짜리 프로세서가 각 시나리오를 연산하는 데 1주일이 걸린다.

최근 시뮬레이션을 거꾸로 돌려보던 캐넙은 달이 지구가 아니라 지구와 충돌한 원시 행성의 특정 부위일 가능성을 발견했다. 다음 단계는 “입자 분리”를 추가하는 것이다.

캐넙은 시뮬레이션 중간에 이것을 프로그램해 넣어 지구 핵의 입자같은 의미없는 정보들은 무시한 채 달을 형성한 물질처럼 관심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캐넙은 다른 행성-위성들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안 보이는 광경: 표면은 빛을 반사하는 게 아니라 흡수한다는 사실을 젠슨은 깨달았다.

|헐리우드 영화를 마무리하는 컴퓨터과학자
|헨릭 젠슨
|컴퓨터 그래픽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분교


“이게 보이세요?”라고 헨릭 젠슨이 말한다. 그가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자 화면에서 대리석 상반신이 회전한다. 회전하는 몸통은 희미하게 빛이 난다. 젠슨이 고안해 낸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 덕분에 모형은 실제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

“재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빛에 의해 표면 밑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젠슨이 설명한다. “그런데 이걸 복제할 수도 있습니다.” 표면에 작용하는 빛의 역할을 디지털 코드로 변환하는 능력으로 젠슨은 학계에서 컴퓨터 과학자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명성을 떨쳐 터미네이터 3과 슈렉2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는 2월에 오스카상 위원회로부터 기술 발전 공로상을 받았는데, 화려한 시상식장에는 영화계 스타들과 젠슨처럼 갑자기 유명해진 기술자들로 북적였다. “우리같은 사람들은 턱시도보다는 티셔츠 차림이 더 편한 것 같아요”라고 그가 동료들에 관해 말한다.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를 영화배우 제니퍼 가너와 함께 보내게 됐다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다닙니다.” 그래픽 중심의 컴퓨터 코드는 전통적으로 빛이 물체 표면에 반사되는 방식을 묘사해 컴퓨터로 제작된 영화나 비디오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평평하고 딱딱한 모습을 연출해냈다.

하지만 몇 년 전 34세의 젠슨이 전혀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레이저 포인터를 가지고 놀다가 우연히 레이저 광선이 대리석을 관통해 반대편 면에서 붉게 빛나는 걸 발견했습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젠슨은 자신이 묘사하고 싶은 피부나 우유, 돌 같은 재료들부터 시작했다.

그는 물체 표면에 초점을 맞춘 백색광을 비추면서 어떻게 흡수, 산란, 반사되는지 관찰했다. 그는 이 장면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 다음 영상을 컴퓨터로 분석해 빛이 투과하는 깊이, 재료를 관통하는 빛의 색깔 변화 같은 자료를 모아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에 통합했다. 이 기법을 효율화하기 위해 젠슨은 빛의 분산과 산란 공식을 만들어 그래픽 엔진이 광자들을 모두 렌더링하다가 멈춰버리지 않도록 했다.

유명한 특수효과 스튜디오인 픽사와 인더스트리얼 라잇 앤 매직은 젠슨의 기법에 관한 소식을 듣자마자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결과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골룸이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 나오는 도비처럼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해졌다. 젠슨은 늘 관찰을 중요시한다.

치킨, 요구르트나 다른 음식들을 렌더링할 때 동네 식료품가게를 뻔질나게 들락거린다. 연기와 불이 꼬불거리며 흩어지는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그는 불타는 기체들의 화학 성분을 연구했다. 그는 현재 빛이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식물의 잎 표면에 난 미세한 털에 부딪쳐 흩어지는 방식을 복제하려고 시도중이다.

|갑각류로부터 동물의 상하운동을 연구하는 여자
|쉐일라 파텍
|생체역학
|UC 버클리


쉐일라 파텍은 손에 쥔 왕새우가 소리 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 전 더듬이를 제외한 몸 길이만 30센티미터가 넘는 왕새우 클라리세가 가시많은 꼬리를 펴는 바람에 왼손을 다쳐 피가 나는데도 쉐일라 파텍은 클라리세를 꼬득이고 있다. 피가 나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파텍은 왕새우에게 빛을 비추며 몸을 오그리도록 자극한다. 하지만 클라리세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왜 서른 한 살의 생물학자가 날마다 갑각류 동물을 관찰하고 달래며 싸우는 것일까? 왜냐하면 이런 과정을 통해 동물들이 움직이는 방식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파텍은 바다가재들이 특이하게 더듬이를 떨어 소리를 내는 방식을 분석해 각 바다가재들이 내는 소리를 예측할 수 있는 생리학 이용 기법 개발을 돕고 있다.

최근 그녀는 피콕 만티스 새우가 동물들 중에서 발차가기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2001년 버클리 대학에 온 파텍은 새우가 소리내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배고픈 새우가 달팽이 껍질을 쳐서 여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엄청나게 빠른 동작이었기 때문이다.

파텍은 이 동작이 얼마나 빠른지 알아보기로 했다. “근육에는 그렇게 많은 탄성에너지가 없거든요.” 몇 주 동안 새우 다리들을 잘라 조사하던 파텍은 새우 앞다리에 있는 프링글 모양의 구조가 스프링 역할을 해 새우가 발로 차기 위해 몸을 오그릴 때 강한 탄성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웠다.

다른 연구원은 이 부위가 더듬이를 지지하는 부위일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제 파텍은 새우의 빠른 동작을 포착할 초고성능 비디오 카메라가 필요했지만 대여료 3,000달러가 없었다. 그녀는 BBC에서 도와줄 거라고 확신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새우가 카메라 불빛 앞에서 닌자식 발차기를 하도록 훈련시킨 후 촬영한 테이프를 느리게 돌려 본 파텍과 동료들은 새우의 발차기 속도가 시속 80km까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파텍의 연구는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되었지만 이 분야의 다른 연구원들이 자연계로부터 영감을 얻어 도마뱀붙이의 발을 모방한 접착제와 개미를 모델로 한 초강력 외골격을 만들어냈다.

|지구 미래기후의 소식을 전해주는 남자
|커트 커페이
|빙하학
|UC 버클리




남극에서는 여름에 기온이 섭씨 0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나무나 꽃도 없고, 자동차나 케이블 TV도 없다. 있는 거라고는 계속되는 낮과 미국 대륙만한 얼음덩이, 그리고 1년에 몇백 미터씩 움직이는 도시만한 빙하들 뿐이다.

이 빙하들 안쪽 깊숙이에는 수백만 파운드의 압력을 받으며 지구 대기의 역사가 감춰져 있다. “전 사실 추운 걸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커트 커페이가 털어놓는다. “그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엄청나게 구박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세의 커페이는 1년중 두 달 동안 남극에서 지내면서 고해상도의 GPS 수신기를 이용해 빙하 유동율을 측정하고 스노우모빌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습도와 바람에 관한 기록을 모은다.

이 자료는 그가 기후 변화를 해석하고 향후 기후를 예측하는 데 이용하는 수리 모델의 재료가 된다. 커페이는 지구온난화 정도와 진행 속도에 관한 논쟁의 구도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구는 취약하고 민감해 표면을 덮고 있는 빙상(氷床)이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있다.

커페이는 워싱턴 대학에서 박사과정에 있을 때 얼음의 핵을 연구하다가 처음으로 중요한 발견을 했다. 빙상을 1마일 이상 깊이로 뚫어 추출한 길다란 실린더 모양의 얼음핵은 수천년 전의 연간 강설량 기록을 제공해 준다.

이 얼음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해 과학자들은 과거에 기온이 급변한 시기를 알아낼 수 있다. 커페이는 이 변화폭이 얼마나 컸는지 알아내려고 한다. 그는 얼음핵을 파내고 남은 구멍에 온도계를 넣어 내부 얼음층들의 온도를 분석하면서 시간 경과에 따른 얼음 표면 온도의 확산 같은 변수들을 조절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10,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그린랜드 빙상의 온도는 15도나 상승했는데, 이중 10도가 최근 10년 사이에 상승했다. 최근의 헐리우드 스릴러 영화 ‘투모로우’에 나오는 것 같은 해일이 자유의 여신상을 강타하리라고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안 도시들은 물에 잠길 것이고, 주요 농경지들에 가뭄이 닥칠 것이다.

|테러 가능성을 알려주는 레이저 구름 연구
|클레어 마클
|레이저 물리학
|프린스턴 대학


벨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클레어 마클은 언제나 방문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숨은 재주가 있었다. 그녀는 레이저에서 몇 인치 떨어진 곳에 렌즈를 놓고 성냥을 렌즈로부터 6인치 앞에 고정시켰다. 그런 다음 레이저의 보이지 않는 적외선 초점을 성냥에 맞추면 짜잔! 성냥을 건드리지 않고도 불을 붙일 수 있었다.

과학자가 자기 장비의 위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마클은 이것이 좀 “바보같은 짓”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딴짓을 하면 참지 못한다. 37세의 마클은 요즘 레이저 같은 집중력을 쓸 곳이 많아졌다. 일단 완성되면 이 작고 독창적인 양자 레이저는 생화학 무기 탐지나 공항에서의 폭발물 탐색에 이용될 수 있다.

벨연구소의 연구원들은 1996년 마클이 고향 오스트리아를 떠나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양자 레이저를 발명했지만 이들이 만든 레이저에는 큰 단점이 있었다. 마클은 이 단점을 극복하는 법을 알아냈다. 모든 기체 분자는 독특한 진동수의 빛을 흡수해 또렷한 화학적 특성을 나타낸다.

레이저는 이런 특성을 찾아내는 고전적인 도구였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가솔린 동력을 이용한 대형 장비였고 불안정한 고체상태 레이저였다. 반면 양자 레이저 장비는 “에너지 계단”을 형성하는 층이 있는 작고 튼튼한 반도체 제품군으로 제작된다. 에너지 계단은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에너지 층들이다.

활성화된 전자가 한 층에서 다른 층으로 떨어질 때마다 광자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재미있는 건 이 층들의 폭을 좁히면 레이저의 진동수가 바뀐다는 점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벨연구소의 양자 레이저 장비에서 방출된 빛의 스펙트럼이 산란하고 균질하지 못해 특정 파장의 빛만 흡수하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식별해낼 수 없었다.

마클의 업적은 레이저에 회절격자를 새겨 넣어 정확히 한 진동수만 증폭하고 나머지는 걸러내도록 한 것이다. 그녀가 나중에 고안한 레이저 장비는 다양한 진동수의 빛을 방출해 단 한 개의 장비로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동시에 탐지해낼 수 있었다. 마클의 레이저를 도로 한 쪽에서 반대쪽으로 비추면 배기가스 과다 배출 차량을 적발할 수 있다.

공항의 통로에 설치하면 이 레이저로 다양한 폭발물들을 추적할 수 있다. 마클은 영하 200도에서 작동하는 레이저를 소량의 에너지만으로도 실온에서도 작동시키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DNA도구로 화학물질 신 제조법 발명
|데이빗 류
|DNA기반 화학
|하버드 대학


데이빗 류는 연구실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날 자기 고양이들이 심심해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몇 달 전 그와 같은 처지의 아마추어 발명가라면 누구라도 했을 만한 일을 했다.

그는 레고 세트를 꺼내 모터로 작동되고 열감지 기능이 있으며 모형 쥐를 날려대는 장치를 만들어 새끼 고양이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고양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라고 그가 말한다. UC 버클리 대학원생 시절 그는 남다른 통찰력이 있었다.

그는 자연계가 단 4가지의 DNA만을 이용해 복잡한 인체의 작용들을 조율하는 수천 가지 단백질들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DNA와 레고 블록의 유사성을 간파했다. 이 4가지 DNA를 이용해 단백질 뿐만 아니라 다른 분자들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류는 1999년 하버드 대학 교수가 되면서 이 아이디어를 연구하기 시작해 2년 내에 전혀 새로운 방식의 인조 화학분자 제조법을 개발해냈다. 그의 기법은 DNA 염기들이 지퍼처럼 쌍을 이루려는 자연적인 경향을 기반으로 한다.

DNA는 시토신, 구아닌, 티민과 아데닌의 4가지 핵산들로 이루어진 2중 염기분자이다. 쌍을 이루지 못한 아데닌은 늘 돌아다니다가 티민과 결합한다. 구아닌과 시토신도 마찬가지로 쌍을 이룬다.

이런 DNA의 기본 속성을 이용해 31세의 류는 화학반응의 결과를 프로그램밍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혼합물로부터 원하는 분자들을 분리해내야 했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류의 기법을 사용하면 화학반응을 훨씬 용이하게 조절할 수 있다.

원재료를 섞기 전에 그는 각 재료에 DNA를 한 조각씩 부착한다. 반응하기를 원하는 성분에는 보완적인 DNA 조각들을 붙이고, 서로 떨어져 있기를 원하는 성분들에는 서로 쌍을 이루지 않는 DNA를 부착한다.

미리 조정한 성분들이 결합하면 원하는 분자가 형성된다. 이제 이 과정 덕분에 화학자들이 이미 알려져 있거나 전혀 새로운 분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발전되면 이 기법을 통해 신약 연구를 비롯, 농업이나 다른 산업에 중요한 분자들을 생산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 10대 과학자 최근 소식 과거 수상자들의 근황

본지 선정 과학자들은 찬사를 받을만 했다. 2년 전 본지에서 전도양양한 과학자들을 선별하기 시작한 이후 수상자들은 더욱 화려한 업적들을 기록했다.
다음은 몇 가지 사례들이다.

▲ 데이빗 와그너
UC 버클리 컴퓨터 과학자인 와그너는 미국이 해외에 거주중인 시민들을 위해 도입하려 했던 인터넷 기반 투표 시스템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를 공동집필했다. 다중보안 장치의 허점을 묘사한 이 보고서로 인해 인터넷 투표 프로그램은 취소되었다.

▲ 사라 티쉬코프
남녀간의 전쟁이 점점 더 원색적이 되었다. 지난 7월 메릴랜드 대학 분자 인류학자인 티쉬코프는 남성의 색맹 관련 유전자에 놀라울 정도의 변종들이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여성이 보다 다양한 색상들을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에릭 디메인
2003년 23세인 MIT 수학자 디메인은 종이접기 전문 기술로 맥아더 재단으로부터 50만 달러의 연구비를 받아냈다. 그런대로 괜찮은 액수이다. 12세에 대학에 입학한 어린 신동이 "천재"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뇌 안의 기억저장고를들여다보는 남자
|캐럴 스보보다
|신경과학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


새로운 사실을 기억할 때 이것은 뇌의 어느 부위에 저장될까? 이 질문의 대답을 찾는 데 캐럴 스보보다는 수 년이 걸렸다. 다른 사람들은 이 문제에 두 가지로 접근해 왔었다.

이들은 MRI와 PET 스캔처럼 피해가 없는 기술을 이용해 살아있는 뇌의 작용을 관찰했다. 좀 더 자세히 보려면 뇌조직을 절개해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스보보다는 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첫 기법은 너무 개략적이라 활성화된 뇌 부분만 보여주기 때문에 세포 단위에서 발생하는 일은 알 수 없었다.

배양 접시에 절단된 뉴런을 놓고 조사하는 두 번째 기법은 단 한 개의 트랜지스터를 들여다보며 컴퓨터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 그는 살아있는 생물체의 뇌세포나 뉴런 단 한 개만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싶었다. 하지만 도구가 없었다. 그래서 5년 전 그는 도구를 직접 제작했다.

38세의 스보보다와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그의 팀은 세포가 교신하는 뉴런들 사이의 공간인 시냅스 관찰이 가능한 고성능 현미경이 필요했다.

시냅스는 쌀 낟알의 10억분의 1 크기이기 때문에 필요한 해상도는 MRI의 1,000배가 되야 한다. 스보보다는 최첨단 기술인 2광자 레이저 스캐닝 현미경술을 기반으로 설계를 했다.

그런 다음 그는 뉴런이 활성화될 때 초록색 형광 단백질이 방출되는 유전자 처리 쥐들을 구했다. 결국 그는 작은 유리 조각을 쥐의 두개골에 이식하는 방법을 알아내 쥐의 뇌를 들여다보는 창을 만들었다.

쥐를 새로운 학습 경험에 노출시키기 위해 스보보다는 쥐의 수염을 잘라 쥐가 더 열심히 음식과 물을 찾도록 했다. 이 활동 전후에 쥐의 뇌를 스캔했다. 스보보다는 쥐가 학습을 함에 따라 뉴런에서 더 많은 가지들이 뻗어나와 신호 수신을 위한 추가 표면적을 제공했음을 발견했다.

더구나 새로운 시냅스들이 나타난 걸 보고 그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이 현상은 시냅스 회로가 유년기 이후 고정되어 더 이상 형성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정설과 배치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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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엔퀴스트
|진화생태학
|애리조나 대학


브라이언 엔퀴스트는 자연계가 마치 태엽시계인 것처럼 말한다. “분해해보면 굉장히 복잡하지만 작동원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스위스 시계 제조 대가처럼 그는 식물과 동물들의 삶의 리듬을 묘사하는 보편적인 일련의 법칙들을 찾고 있다.

이런 연구의 대표적인 예가 70년 전 UC 데이비스의 동물 과학자였던 맥스 클레이버의 연구이다. 그는 불여우의 수명이 18개월이고 코끼리는 60년을 살지만 두 동물은 평생동안의 심장 박동수가 똑같이 10억 번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명이 사실상 똑같은 셈입니다”라고 엔퀴스트가 말한다. “하지만 긴 기간으로 늘어나거나 짧은 시간으로 압축될 뿐입니다.”

뉴멕시코 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동안 엔퀴스트는 이와 같은 축적 법칙이 식물계에도 적용되는지 연구하기로 했다. 그는 잡초처럼 자라 10년만에 다 성장해 버리는 발사 나무와 이보다 훨씬 빽빽하고 느리게 자라는 마호가니 나무를 비교한 뒤 “시간 경과에 따라 생성되는 나무의 양을 계산해 보면 두 나무가 거의 같은 비율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쓸데없는 일이라고 무시당하던 연구가 곧 해조류나 푸른 고래, 전체 생태계 같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엔퀴스트와 그의 동료인 뉴멕시코 대학 생물학자 제임스 브라운, 로스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물리학자인 지오프리 웨스트가 발견한 원리들은 세포가 영양소를 소모하는 방법을 비롯해 나무의 성장률과 열대우림으로부터의 이산화탄소 방출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현상들을 설명해줄 수 있는 심오한 생물학적 진실을 밝혀내고 있다.

현재 35세의 엔퀴스트는 척도 법칙을 이용해 삼림훼손이 지구의 이산화탄소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연구중이다.

“지구의 자원과 에너지가 점차 고갈되면 생태게의 다른 생물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라고 그가 묻는다. 너저분한 책상을 보면 알 수 있듯 일상생활에서는 질서정연한 것과 거리가 먼 엔퀴스트이지만 기본적인 생물학적 패턴이라는 개념에서는 그도 위안을 찾는다. “인간이기 때문에 좀 더 불안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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