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관계자는 최근 “당·정·청 경제워크숍에서 발표된 내용은 아직 아이디어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관계부처의 수요조사를 통해 세부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부가 추진하는 과학기술 뉴딜정책은 ▷초일류 국가대형 프로젝트 ▷대형 연구기관 설립·운영 ▷노벨상 기반조성 프로젝트 ▷기타 첨단 기술개발 프로젝트 등이다.
주요 추진정책
● 초일류 국가대형 프로젝트미래성장 잠재력이 있는 과제를 선정해 기술개발단계에서 실용화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지원하는 `전주기적 관리를 통해 `초일류 국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자기부상열차, 연료전지버스, 초고속 해상운송선박, LPG버스, 해수담수화용 원자로(SMART), 4인승 복합재료 항공기, 수소전지자동차 등이 예시됐다.
자기부상열차의 경우 과기부의 지원으로 97년 개발됐지만 산업자원부의 상용화개발이 6년이나 지난 뒤인 2003년에야 시작됐고 수요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인천공항의 자기부상 열차 선로개설을 반대하는 등 관계부처의 협조가 미흡해 아직까지 실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과기부는 밝혔다.
세계적 수준으로 개발해 놓은 자기부상열차가 무려 7년동안 방치돼 있어 지금이라도 관계부처의 협조를 얻으면 내수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과기부는 기대하고 있다.
SMART의 경우 이미 성공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아직 개발완료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중동지역으로 수출활로를 열어가고 있다.
● 대형 연구기관 설립.육성원천기술 부족국가라는 오명을 벗고 관련 사업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형 연구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이를 위해 포항공대에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설립하는 것을 비롯해 나노급 방사선 영상과학연구소 등을 설립하는 방안이 그 예로 제시됐다.
또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국가 우주사업을 총괄할 전문기관으로 `국가 우주개발단’설립을 검토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 노벨상 기반조성 프로젝트오는 2012년까지 세계 100위권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 10개를 육성, 고급인력과 연구기설.장비 등의 인프라를 집적해 연구의 효율을 높여 궁극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낸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 연구중심대학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를 세계 초일류로 육성하기 위해 학제융합교육, 네크노파크 조성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 기타 에너지·생명·소재 등 미래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핵심 신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수소에너지 개발과 이용 증진을 위해 수소 시범마을 조성, 수소 하이웨이 건설 등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또 우수한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자금 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 투자조합을 결성해 운영하고 대학과 연구소의 대형 연구장비와 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 운영하고 고급화를 지원하는 제도를 수립키로 했다.
기대효과
과기부는 이같은 과학기술 뉴딜정책을 통해 세계시장 점유율 5위이내의 산업수를 2003년 7개에서 2008년 12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또 수출품중 기술집약형 제품의 비중을 2003년 60%에서 2008년 75%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술무역 수지비율을 지난해 25%에서 2008년 70%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궁극적으로 경제와 산업구조를 혁신지향적으로 고도화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뒷받침할 계획이다.
전문가 반응과 전망
과기부의 내용은 일자리 창출효과나 사업추진을 위한 소요예산 등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어 `한국판 뉴딜정책’이란 말이 무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과기부의 R&D(연구개발)사업의 성격상 고용창출 효과가 직접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수요부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과기부의 업무성격을 이해하지만 한마디로 아이디어에 불과한 내용들을 모아서 짜깁기한 수준”이라고 혹평했다.사업추진에 따른 사전조사가 미흡해 대략적인 소요예산도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고 개별정책 추진후 파급효과에 대한 전망도 거의 없는 데 대해 실망감도 높다.
이로 인해 과기부의 뉴딜정책이 예산확보 측면에서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그 파급효과가 고용시장 등에 곧바로 나타날지 등에 대한 회의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수진 기자 popsc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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