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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과학계 총결산

치열한 공방전으로 점철된 대통령 선거와 갈수록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이라크 사태로 인해 2004년은 국내외 모두 갈등으로 얼룩진 한 해였다. 더욱이 여기에 미국 과학계 인사들까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반정부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나섰다.

현 정부가 기후 변화에서부터 줄기세포 연구나 이라크 비재래식 무기 프로그램의 물증에 이르기까지 숱한 사안에 걸쳐 자체적인 정치의제에 부합되지 않는 데이터를 왜곡 또는 묵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정부의 보조를 받고 있는 연구진 대다수가 극심한 제재조치로 인한 어려움만 호소하고 있는 사이 미처 예기치도 못한 곳으로부터 연구 성과의 쾌거를 알리는 낭보가 속속 날아들었다. 한국에서는 인간 배아 복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각종 질병에 대한 의학 연구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게 됐다.

또한 태평양의 플로레스 섬에서는 호빗 만한 키의 인체 유골 여섯 구가 호주 및 인도네시아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됐다. 한편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항공 엔지니어인 버트 루탄이 세계 최초로 순수 민간 자본으로 제작한 우주선의 준궤도 발사가 성공함으로써 미래 우주비행의 지평을 넓혀주었다. 그럼 이제 올해 과학계를 장식한 최고의 소식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전투현장 혁신 의료기술
지난 7월 116°의 무더위 속에 이라크 발라드를 향해 이동 중인 호송대열에 끼어있던 미 육군의 로비 도티 상사는 총을 손에 든 채 저격병이 나타나지 않을까 도로변을 살피며 험비(Humvee: 미군의 다목적 군용차량)의 측면에서 바깥쪽을 향해 앉아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펑 소리가 나더니 사방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도티 상사가 아래를 내려다봤을 때는 이미 선혈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으며 오른쪽 다리대부분은 사라진 채 왼쪽 다리의 정강이 부분까지 심하게 골절돼있었다.

켄터키 주 파듀카 출신인 도티(30세) 상사는 세 명의 위생병이 달려와 지혈대와 부목, IV로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의식을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몇 분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구급차는 험비를 개조한 것으로 차량 내부에는 산소 탱크와 심장 제세동기, 기타 응급치료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 있었는데 어느 순간 눈을 떠보니 미니 응급실에 와있더군요.” 도티 상사는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회고한다.

2004년 1월과 10월 사이 이라크전에서는 부상병 12명 중 1명만이 사망했다. 과거 베트남전에서는 4명 중 1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투복과 통신장비가 개선되고 현장의 의료진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현지에 지급된 차단형 전투복(Interceptor Body Armor)은 탄화붕소 세라믹과 섬유 소재로 보강된 충전재를 넣은 켈바(Kelvar) 조끼로서 날아드는 탄환을 분쇄하고 파편을 받아냄으로써 과거에 착용된 그 어느 전투복보다도 소형화기의 공격에 맞서 우수한 차단효과를 보이고 있다. 무게 또한 16파운드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병사들이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 (일단 지급 받는다면 말이다.

이라크전 초반 무렵 보급물자 조달과정에서 미군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병이 발생할 경우 이라크전에서 처음 선보인 헴콘(HemCon) 붕대가 심각한 출혈을 방지해준다. 이 붕대에 사용된 키토산 성분은 음전하를 띤 혈구세포를 끌어당겨 혈액이 응고되도록 유도한다. 키토산이란 새우 껍질에서 발견되는 분자로 당기(糖氣)가 있으며 양전하를 띤다.

헴콘 붕대는 수분에 젖었을 때 접착성이 강해져 상처부위를 밀폐하듯 감싼다. 오늘날 현장 의료진은 BMIS-T라는 PDA 같은 휴대용 기기를 이용해 부대원 모두의 약물 알레르기, 의약 처방 및 검진 내역을 전송 받을 수 있다. 이 기기에 환자의 진단 내용을 기록하게 되면 몇 초 만에 적절한 치료일정의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이처럼 심한 부상 환자를 더 많이 살려낼 수 있게 된 결과 한 가지 두드러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의수족(義手足)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팔이나 다리를 절단하게 된 부상병에게는 오토 보크(Otto Bock)사의 스피드 센서 핸드(Speed Sensor Hand)나 같은 회사 제품인 5만 달러 상당의 C 레그(C-leg)와 같은 최첨단 의수족이 제공되고 있다.

스피드 센서 핸드란 움직임을 감지하는 엄지손가락과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해 손에 잡고 있는 물건이 미끄러지는 기미를 포착해내는 한편 악력(握力)의 세기를 조정한다. 반면 C 레그는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제어되는 인공 무릎으로서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지한 후 초당 50회에 걸쳐 반응한다.

현재 로비 도티 상사는 절단된 오른쪽 다리에 C 레그를 착용하고 있다. “이라크로 가기 직전 자전거를 새로 구입했는데 이제 그 자전거를 타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심화되는 기술격차
미국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지난 수년간 자국 내의 연구가 정부의 제재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동안 발 빠른 행보를 거듭하는 외국 연구진에 의해 금새 추월당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를 해왔다. 2004년 이러한 우려는 적중했다. 바로 한국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2004년 2월 12일 서울대의 황우석 교수와 문신용 교수팀은 생물학계에서 이제까지 불가능하다고 치부해온 실험이 성공했음을 발표했다. 즉 성인 세포를 새로운 인간 배아로 변환시킴으로써 인간을 복제해 줄기세포를 생성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성인 세포에서 추출한 DNA를 본래의 DNA를 제거한 상태의 난자에 주입한 다음 난자가 분열되도록 자극을 가했다. 그리고 그 결과 생성된 배아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분리해 배양했다.

배아줄기세포는 태내나 실험실 환경 모두에서 뼈, 근육 및 기타 거의 모든 세포 유형으로의 놀랄 만한 성장 능력을 보여줬다. 학계에서는 환자의 신체로부터 배아줄기세포를 생성시켜 이를 체조직이나 장기로 성장시킴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체조직이나 장기는 환자 본인의 그것과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합치되므로 거부반응 없이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학계에서 성공을 이룬 까닭은 실험과정의 세부적 조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난자를 16명의 여성 자원자로부터 무려 240개 이상이나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새로운 줄기세포주를 사용하는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조치로 인해 연구 진척이 부진하기 이를 데 없는 실정이다.

부시 대통령의 결정 사유가 된 인간 배아의 생성, 파괴에 대한 윤리적 차원의 반대가 영국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영국의 정부당국은 많은 인명을 구할 잠재력이 큰 치료법을 계속 연구하는 쪽이 윤리적 가치 면에서 더 우위를 차지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해당 연구를 위한 인간 배아 복제를 처음으로 공식 인가했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실 앞에서 실로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미국 과학계의 기술력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큼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있습니다. 이와 같은 선도적인 입지를 다른 나라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UC 샌디에고 세포생물학과 교수인 래리 골드스타인 박사의 지적이다.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미국 연구진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도움을 받게 됐다. 지난 11월 캘리포니아 주의 유권자들은 향후 10년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30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내용으로 한 투표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새로운 자금줄을 확보했다 해도 배아줄기세포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 기적을 행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연구진들은 세포를 체조직으로 변형시킬 방법과 이것이 종양 내부로 널리 증식되지 않도록 예방할 방법은 물론 새로운 체조직이 실제로 질병을 치료하는지 여부까지 알아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된 작업과정을 모두 완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은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제재가 완화될수록 이러한 세포의 유용성을 밝혀내는 우리의 작업도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겁니다.” 마이애미대학의 신경학과 교수인 판텔리스 초울파스 박사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 불투명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인류의 달 착륙을 다짐한 존 F. 케네디 이후 가장 야심 찬 우주 탐사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올해 벽두를 열었다. 지난 1월 부시 대통령은 2020년까지 달의 유인 탐사 활동을 재개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앞으로 진행할 “화성 및 우주의 유인 탐사”의 성공 가능성도 시험해보겠노라 선언했다.

콜럼비아호의 사고로 나사(NASA)의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된 지 1년 여 만에 나온 발표였다. 나사 측에서는 본래 작년 9월경 왕복선 발사를 재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요경비가 9억 달러 가량 당초 예산을 상회하게 되면서 발사 예정일도 올해 5월경으로 늦춰졌다. 사용 중인 왕복선이 현역에서 물러나는 2010년부터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을 대체 수행할 새 왕복선의 제작은 아직 설계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난 해 나사의 무인 탐사 활동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로 인해 태양계에 대한 기존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카시니(Cassini) 호가 토성의 띠와 그 위성 중 하나인 타이탄의 생생한 영상을 전송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2대의 화성 탐사 로버는 과거 화성 지표면에 물이 흐른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제너시스(Genesis) 호의 경우 뱃살이 출렁이는 스모 선수만큼이나 우아하게 곤두박질치고 말았지만 우주에서 회수해온 태양 입자 중 일부는 건져낼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는 지금 우주 탐사에 있어 제2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동안 꿈꿔오던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 나사의 무인 탐사선 설계 작업 대부분을 맡고 있는 제트 추진 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캘리포니아 주 파사디나 소재) 찰스 엘라치 소장은 이렇게 평했다.

한편 버트 루탄이 이끄는 항공우주분야의 이단자들도 대단한 쾌거를 이뤄냈다. 오랫동안 루탄의 시험 비행사로 일 해온 마이크 멜빌이 6월 21일 모하브 사막에서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 호를 타고 이륙함으로써 순수 민간 자본으로 설계, 제작, 발사된 우주선으로 비행한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됐다. 루탄은 지난 가을 연이은 준궤도 비행의 성공으로 1천만 달러의 상금과 함께 안사리 X 상을 수상했다.

버진 사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민간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 사업이라는 루탄의 구상에 대해 라이센스를 체결했다. 브랜슨에 따르면 1인당 190,000달러의 요금에도 불구하고 몇 분간의 준궤도 우주 비행에 기꺼이 동참하려는 대기자 수가 이미 11,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루탄은 현재 다음 우주선을 설계 중인데 안전 시스템이 보다 세밀하게 보완된 형태로서 좀 더 큰 로켓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루탄의 성과에 대해 저급한 기술력으로 위험을 불사하는 잔재주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고 있지만 대다수 과학자들은 유인 우주비행 분야의 주도권이 벤처 캐피탈 사업자의 손에 넘어가게 되리라는 견해에 순순히 수긍하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스티븐 와인버그 박사는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을 최우선시하는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는 나사에 대해 “어리석기 짝이 없는 발상”을 하고 있다고 일축한다.

한 해가 다 가도록 대통령은 일전에 약속한 유인 우주선을 기반으로 한 우주 탐사 프로그램에 소요될 경비의 세부 내역의 작성조차 끝내지 못했다. 더불어 나사의 유인 탐사활동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해 보였다. 가령 지난 여름 말 국제 우주 정거장의 주 산소 생성 장치가 고장을 일으키면서 7주 동안 간헐적으로만 제 기능을 회복하는 사태가 빚어졌었다.

와인버그 박사와 여타 과학계 인사들은 향후 나사의 정책기조가 화성 정찰 궤도선이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처럼 로봇을 이용한 탐사 활동 쪽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성 정찰 궤도선은 오는 8월 발사될 예정이며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기존의 허블 망원경을 대체토록 제작된 고성능 망원경이다. 이들 인사의 주장에 따르면 유인 탐사와 비교해볼 때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야말로 안전성이나 비용, 과학적 가치 면에서 훨씬 우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우주비행사가 우주여행의 한계에 도전하는 국가적 영웅이 아닌 요금을 지불하고 준궤도 비행을 즐기는 단순한 여행객에 불과한 시대에 접어든 것일까? 나사 측의 견해를 굳이 밝히자면 대답은 ‘아니다’이다. 이에 대해 우주 정책 연구소(Space Policy Institute)의 존 M. 록스던 소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란 저 광대한 우주 탐사에 로봇 사용만으로 만족할 종족이 아니다.”

예견되는 실패? 현재 남아있는 3대 중 하나이자 노후된 우주왕복선이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정비를 받고 있다.

생과 사
헬로 키티, 키티, 키티, 굿바이 할아버지 생쥐

⊙ 탄생
▲원소 113 및 115 지난 2월 미국과 러시아 학자들은 몇 1/1000초 사이에 입자 활동을 가속화시켜 새로운 초중량 원소 2종을 생성해냈다고 발표했다. 화학자인 돈 쇼네시 박사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 핵 구조에 관한 가설 정립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브루드 X 매미 지난 17년간 지하에서 애벌레 상태로 머물렀던 수십 억 마리의 브루드 X 성충이 5월 중순경 자연 동면에서 깨어나 짝짓기에 나섰다. 새우만 한 크기의 이 곤충은 동부 해안가에 모여들어 산란한 뒤 6월 중순에 죽음을 맞았다.

▲오래된 정자에서 태어난 아들 지난 6월 영국 의료계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하는 정자를 통해 건강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문제의 정자는 고환의 종양을 앓았던 남성의 것으로 무려 21년간 냉동돼 있었다.

▲블랙홀의 생성 6월 10일, 20년 전 폭발한 별을 전파를 통해 새로이 관찰하던 중 별을 감싸고 있는 잔여 가스층에서 초고밀도의 핵이 생성 중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이는 블랙홀의 생성과정이 목격된 사상 초유의 사례로 추정된다.

▲고양이의 복제 각각 6월 12일과 14일에 태어난 벵갈 고양이 타불리와 바바 가누쉬는 위험도가 낮은 신 기법을 통해 복제된 최초의 고양이다. 신 기법이란 복제 대상인 성인 세포를 배아 상태로 환원시키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 실험을 성공시킨 GSC(Genetic Savings & Clone)사는 가정에서 키우는 애완용 고양이 복제에 약 5만 달러의 요금을 책정할 계획이다.

⊙ 죽음
▲ 현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대립설 3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지상에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적어도 호모 사피엔스 탓은 아니다. 국제 학술팀은 발굴 현장 400여 곳을 분석하고 침전물의 코어 샘플을 통해 과거의 기후 상태를 검토한 결과 문제의 혈거인들이 점차 추워지는 기후에 적응할 만큼 영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 설치류 요다 선천적 돌연변이로 장수와 왜소증의 인자를 타고난 세계 최고령 쥐가 지난 4월 향년 4세로 사망했다. 노인병학자인 리처드 밀러 박사에 의하면 “요다는 호르몬과 세포에 있어 어떤 요인이 수명 연장과 관계되는지 파악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 프랜시스 크릭 크릭은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멘델 이후 유전학계의 수호 성인으로 군림해왔다. 크릭은 지난 7월 28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우주선 제너시스 호 9월8일에 있었던 태양 탐사선 제너시스 호의 착륙 시도는 명백한 실패로 끝났지만 나사 측에서는 부서진 내용물 중에서나마 귀중한 데이터를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 그레첸 워든 섬뜩한 실험정신을 자랑하는 필라델피아의 뮈터 박물관은 지난 8월 2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큐레이터를 잃었다. 워든은 박물관의 기이한 의학 전시물 콜렉션에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News TICKER
▲01.13_풍토병의 공포
베트남에서 조류독감으로 3명이 사망하자 사람 대 사람의 감염이 가능해질 경우 무제한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01.26_차우(chow)에도 광우병?
2003년 말 워싱턴 주의 목장에서 사육 중인 암소 한 마리가 광우병 양성판정을 받게 되자 농무부 당국에서는 소의 사료에 소의 추출물 사용을 금지하는 기존 규정을 한층더 강화했다. 소의 조직에는 광우병을 유발하는 프리온 단백질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02.06_내가 먹는 타코에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웨일즈의 연구진은 “유기농 작물”로 표기된 시판용 식품을 수거해 테스트한 결과 그 중 40%에 유전자 조작식물에서 유래된 성분이 함유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곡물 저장고나 바람을 타고 퍼지는 화분 등으로 인해 유전자 조작 작물과 비조작 작물을 철저히 분리 유지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02.13_기소된 스테로이드 약장사
연방검찰은 42회에 걸쳐 불법 물질을 유포한 죄로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연구소 발코(BALCO)의 책임자들을 기소했다. 기소내용에 따르면 발코는 현행 약물 테스트에서 적발되지 않도록 스테로이드 THG에 변형을 가했다고 한다.

▲02.14_이혼 방정식
워싱턴대 사회심리학과의 존 고트먼 교수는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한심해하는 표정은 절대 짓지 말라고 조언한다. 지난 10년간 부부싸움을 관찰해온 고트먼 교수는 이를 토대로 경멸 어린 얼굴표정과 이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수학 공식을 만들어냈다.

▲02.18_과학계의 두뇌 대 부시 행정부
‘시국을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A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에서 부시 행정부가 연방 자금의 지원을 받는 연구의 존립 근거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11월까지 노벨상 수상자 48명을 포함해 총 5천 명의 과학계 인사들이 이 성명서에 연서 했다.

▲03.13_아직 달릴 준비가 안됐어요!
DARPA가 주최하는 그랜드 챌린지 경주 대회에 출전한 로봇 차량들이 일제히 캘리포니아 주 모하브 외곽의 사막을 질주했다. 참가 차량 전부가 결승선에 이르기 훨씬 전에 멈춰서고 말았다. 그 중 절반가량이1마일 지점에조차 도달하지 못했다.

▲0 3 . 1 5_가장 멀리 떨어진 소행성
칼텍과 예일대의 천문학 연구진은 정체불명의 물체가 오르트 구름(Oort Cloud)로부터 느리게 괘선을 그리며 빠져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발표했다. ‘세드나’라 명명된 이 소행성은 명왕성보다 태양으로부터 3배나 먼 거리에 떨어져있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태양계의 행성 가운데 가장 먼 지점에 위치해있다 하겠다.

▲0 3 . 3 0_사상 최고속도의 경신
나사의 X-43A 무인 스크램젯(scramjet)이 사상 최초로 자체 동력만으로 비행에 성공했다. 음속의 7배에 달하는 사상초유의 속도로 10초간 공중을 선회했다.

▲0 4 . 0 9_아주 먼 옛날에도 고양이 애호가는 있었답니다.
사이프러스 섬 남쪽지역에 있는 9,500년 전에 만들어진 무덤 부근에서 고양이의 두개골이 발굴됐다. 이를 통해 인류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우기 시작한 시기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약 5천 년은 앞선다는 사실을 추정해볼 수 있다.

▲0 4 . 3 0_불씨의 수호자들
이스라엘의 고고학 연구팀이 게셔 베놋 야아코브(Gesher Benot Ya’aqov)의 발굴 현장에서 불에 그을린 나무와 씨앗, 부싯돌을 찾아냈다. 이 발견을 통해 인류가 790,000년 전에도 불을 사용할 수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는 각종 증거물을 토대로 인류가 처음 불을 사용한 시기가 불과 5십만 년 전인 것으로 추정됐었다.

▲0 6 . 0 2_원시 우주의 외침
생성되지 얼마 안 된 우주에서 방출되는 뒷배경의 방사선을 관찰하던 버지니아대 천문학과의 마크 휘틀 교수는 이를 토대로 “사운드트랙”을 조합해냈다. www.astro.virginia.edu/ ~dmw8f/sounds/cdromfiles에서 이 음악을 한 번 청취해보도록 하라.

▲0 6 . 2 9_앳킨스 다이어트의 함정?
콜로라도 재생의학 센터(Colorado Center for Reproductive Medicine)의 연구진은 앳킨스 식이요법을 실천하는 여성의 경우 출산 가능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단백 식사를 섭취한 쥐의 자궁 내에 착상된 배아의 경우 정상적인 식사를 한 쥐의 배아보다 태아로 성장할 가능성이 16% 가량 낮은 것으로 입증됐다.



▲0 7 . 2 7_그들도 우리와 똑같았다
교토대 테츠로 마츠자와 교수 팀의 연구 결과 하품은 인간집단에서와 마찬가지로 침팬지 무리에서도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발견으로 미루어 보건대 몸집이 큰 원숭이의 경우 인간과 다름없는 자의식과 감정이입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0 7 . 2 8_노아의 방주를 재현하는 과학자들
‘냉동 방주’에는 아라비아산 오릭스(영양의 일종)나 얼룩무늬 해마처럼 멸종위기에 직면한 최초의 동물들이 “탑승”했다. 영국의 3개 기관의 주도 하에 진행된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멸종 위기에 직면한 각종 동물의 냉동 DNA를 수집, 보관하는 데에 있다.

▲08.12_빨리 크고 일찍 죽는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유골에 나타난 “나이테”를 세본 고생물학 연구팀은 이 공룡의 청소년기에 경이로울 만한 급성장이 진행됐다고 결론지었다. 즉 불과 4년 만에 1톤에서 6톤으로 몸집이 불어났다는 것이다. 이 공룡은 보통 완전히 성장을 마치고 난 10년 뒤인 29세가 되면 수명이 다한다고 한다.

▲0 8 . 1 2_다리 여섯 달린 스크루지
호주 멜버른에서 식탐이 강한 아르젠티나의 토종 개미로 이루어진 62마일 너비의 초거대 군락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군락을 형성하는 것은 개미의 유전자적 동질성 때문이며 이와 같은 동질성으로 인해 구성원간의 싸움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0 9 . 2 7_플로리다의 재난
허리케인 찰리와 프랜시스, 이반, 쟌느 같은 사상 최악의 열대성 태풍이 연이어 플로리다 해안을 강타하면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이처럼 치명적인 4중주의 공격을 받게 된 것인지 아직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10.06_독감백신 제조사의 업무상 과실
영국의 정부당국이 백신제품의 박테리아 감염 혐의를 들어 독감예방백신을 제조하는 카이런(Chiron)사의 영업을 정지시키는 바람에 겨울철에 대비한 미국의 백신 보유량이 예년의 절반수준인 5천4백만 개에 그치게 됐다.

▲1 0 . 1 3_마음속으로 “보내기”만 클릭하세요.
사이버키네틱스(매사추세츠 주 소재)사에서 제작한 동전 크기만한 장치를 뇌에 이식한 25세의 사지마비 남성 환자가 이 기기와 자신의 생각만을 이용해 e메일을 작성하고 보낸다. 브레인게이트(BrainGate)라 명명된 이 장치에는 100개의 전극이 설치돼있어 환자의 뇌 속의 뉴런이 전달하는 신호를 포착하여 환자 본인이 컴퓨터나 TV를 조정할 수 있게끔 돕는다.

▲1 0 . 2 0_정크가 없는 게놈?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연구진은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정크(junk)” DNA 없이 태어난 쥐의 경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모든 유기체의 게놈 중 약 90%를 구성하는 정크 영역이 (아직 규명되지는 못했으나) 특정한 소기의 목적을 위해 존재할 것이라는 기존의 지배적인 믿음을 위협하고 있다.

▲1 0 . 2 0_값싸게 얻은 큰 수확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동 연구진은 값싼 레이저 레인지 파인더(laser range finders)를 사용해 2개 위성의 궤도가 매년 몇 피트씩 제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이 데이터는 중력을 우주의 곡률로 묘사한 아인슈타인의 가설의 사실성을 입증해주는 듯하다. 이 연구 덕분에 나사는 위의 가설을 테스트할 목적으로 지난 4월 발사시킬 예정이던 중력 탐사선 B(Probe B)에 소요됐을7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10.25_성도착자?
주둥이 모양이 오리와 닮은 오리너구리는 본래 기묘한 산란 습성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최근 연구 결과 성염색체를 10개나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포유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성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X염색체가 암컷의 경우는 10개, 수컷의 경우는 5개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슨 연유 때문인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11 . 0 5_유예된 최후의 날, 비로소 한숨을 돌리다.
스탠포드대의 이론물리학 연구팀에 따르면 암흑 에너지를 계산해본 결과 앞으로 2백4십억 년간은 우주가 자멸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기기 묘묘한 과학의 세계
너무나도 이상한 진실

▲치료제로 둔갑한 선인장
아카이브즈 어브 인터널 메디슨(Archiv es of Internal Medicine) 지 6월호에 따르면 음주하기 5시간 전에 가시가 있는 배 모양의 과일로 만든 알약을 복용함으로써 심한 숙취의 발생 가능성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구더기여, 나를 물어라
지난 1월 FDA는 만성적인 상처부위에 구더기를 이용한 치료법의 적용을 승인했다. 구더기는 상처부위를 깨끗이 갉아먹음으로써 죽은 피부조직을 소화액으로 용해시키는 한편 박테리아를 삼켜버린다.

▲체취에 실려온 두더지의 일부일처제
정조관념이 약한 수컷 두더지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헌신적인 배우자로 변신했다. 연구진이 성적 쾌감과 연인의 체취를 연결 짓는 유전자를 가동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에모리대의 신경과학자인 래리 영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자와 섹스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이 여자와 섹스 하는 게 좋다’는 쪽으로 바뀐 셈이죠.”

▲모두 건배!
물이 부족한 화성을 탐사해야 하는 비행사들에게 신개념의 화장실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호열성 박테리아의 번식을 촉진하는 “소화” 탱크가 분뇨와 음식쓰레기를 말끔히 처리한다. 박테리아가 해충을 박멸하는 한편 각종 오물을 분해하는 결과 살균 처리된 상태로 배출되는 액체성분의 95%가 H2O이다. 식물에 거름을 주면 순수한 물이 생성된다.

진화의 작은 기적
발굴된 유골은 키 3피트 정도의 여성으로 지금의 침팬지보다 작은 두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여성과 친인척들은 생존 당시 충분히 인간적인 삶을 향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교한 연장을 만들어 사용했으며 서로 협동하여 음식물을 찾아 조리하고 심지어 시신을 처리할 때 격식을 갖춰 매장하는 풍습도 지졌던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으로부터 12,000년 전 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에 살았던 호빗 만한 크기의 인종 유골이 발견됐다는 놀라운 사실 앞에서 학계는 계속 그 가지가 늘어나고 있는 인류의 계보 가운데 여타 종족이 지닌 기술 및 두뇌 크기의 중요성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수정하고 있다.

호주 뉴 잉글랜드대의 피터 브라운 교수는 문제의 유골을 검사하는 연구팀의 책임자로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와 관련된 화살촉이나 손잡이 달린 세석인(細石刃) 같은 도구의 발견은 실로 경이로운 성과라 평하고 있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란 새로 발견된 인류 종족의 명칭이다. 브라운 교수에 의하면 여기서 발굴된 도구는 우리가 속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남긴 유럽의 화석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또한 그 중 가장 오래된 도구는 94,000년 전에 제작됐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이 지역에 도달한 시기는 4만 년 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로 문제의 도구를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연대가 너무 뒤처진다 하겠다. 따라서 도구를 제작한 당사자가 이처럼 작은 사람들이었다면 그들 두뇌의 내부 구조가 침팬지보다 현생 인류 쪽에 가까웠음에 틀림없다.

비록 크기 면에서는 우리의 1/3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이제까지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여섯 인종 가운데 현생 인류만이 유일하게 생존해있다. 그 중 두뇌가 가장 작은 종족을 꼽으라면 단연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라 하겠다. 연구진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체구가 좀 작기는 하나 해부학적으로 닮은꼴인 호모 에렉투스(H. erectus)의 후손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러한 가정도 처음만큼 그리 생경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자원이 희박하고 포식자가 적은 지역에 유기체가 고립될 경우 몸집이 크면 불리하므로 차츰 왜소한 쪽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와 같은 진화과정을 섬의 왜소 발육화(island dwarfing)라 일컫는다. 플로레스 섬에는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가 여럿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지금은 멸종된 난장이 코끼리인 스테고돈(Stegodon)이다.

선별적으로 강력한 압력이 가해짐으로써 지적 능력은 유지 아니 더 확장되는 반면 체구는 작게 만들어진 것일까? 행동 진화를 연구 중인 UC 샌디에고의 크리스토퍼 윌즈 교수에 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언어도 구사할 수 있었을까? “도구를 만들고 불을 사용하며 커다란 동물을 사냥한 사람들이 상당히 복잡한 의사소통체계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윌즈 박사는 이렇게 반문한다.

그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도 매장풍속과 같은 인류 문화의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었을까? 이탈리아 인류학 연구소의 에밀리아노 브루너 박사는 인도네시아의 고온 다습한 기후여건이 화석 형성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브루너 박사의 의견에 따르면 18,000년 전에 죽은 여성의 유골이 플로레스 섬에서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될 수 있었던 원인을 매장 당시 각별한 정성이 기울여졌기 때문으로 가정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유골 내부의 주형에 대한 브라운 교수의 연구가 끝나고 나면 이러한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보다 분명하게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두뇌 구조는 보통 두개골 내부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그 주형을 연구하다 보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작은 두뇌가 여타 인종의 두뇌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나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신기한 동물의 왕국!
다시 한 번 놀라움을 선사하는 동물의 세계
▲자발적인 거세 튤레인대 연구진은 지난2월 티다렌 시시포이데스(Tidarren sisyphoides) 수컷 거미가 완벽한 짝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몸집에 비해 커다란 2개의 외부 성기 가운데 하나를 절단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 결과 몸무게가 줄어듦으로써 더 빨리 더 오래 암컷을 찾아 달릴 수 있게 된다.

▲건강한 피부 일본 연구진은 지난 5월 하마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독특한 적주황색 액체에 항생 및 햇빛 차단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밝혀냈다. 하마의 땀에 섞인 강산성의 화합물질은 인류를 위한 신종 약제 개발의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완벽한 기생생활 지난 7월 몬트레이만 수족관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에 서식하며 고래 뼈를 먹이로 삼는 수컷 벌레가 기생생활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여준다고 한다. 암컷의 내장에 번식하는 박테리아가 고래 뼈의 지방성분 소화를 돕는다. 그렇다면 수컷은? 수컷은 암컷의 체내에 기생하며 완벽한 식객생활을 영위한다.

▲그윽한 향기 올빼미는 맛있는 먹이인 딱정벌레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몸을 숨긴 채 둥지 앞턱에 기상천외하게 향기로운 미끼 즉 영양분이 풍부한 변을 여기저기 흩뿌려놓는다. 플로리다대 동물학 연구팀에 의하면 동물 세계에서 사냥을 하기 위해 변을 사용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자연의 비아그라 호주 생물학계에서는 이루칸지(Irukandji) 해파리의 촉수에 쏘일 경우 상당히 지속적인 발기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는 보고를 내놓았다. 현재 호주의 연구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 독소의 마술과 같은 성분을 추출해내는 데에 전력하고 있으나 이루칸지 해파리에 쏘일 경우 통증과 마비증세가 유발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고 있다.

▲퇴짜인생의 보복 UC 버클리의 동물학자들에 의하면 보통 개구리인 라나 템포라리아(Rana temporaria) 수컷의 경우 짝짓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 결코 분통을 터뜨리는 법은 없다고 한다. 단지 응분의 보복을 가한다는 것이다. 퇴짜 맞은 카사노바는 한 쌍의 개구리가 산란하고 떠난 뒤 여기에 자신의 정자를 뿌려 난자 일부와 수정되도록 시도한다. 개구리에 있어 이러한 짝짓기 행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동을 느낀다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코끼리가 발을 통해 소리를 감지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연구팀은 지난 6월 코끼리의 경우 1마일이 넘는 거리 밖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을 발로 감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디디디타타타 지난 7월 플로리다대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긴 날개 나비의 경우 모스 부호와 같은 신호로 의사소통을 한다.

지구 온난화 실체와 증거
올 여름에는 동물들의 기이한 행태가 두드러졌다. 알래스카 연어는 고향의 수원(水原)이 부쩍 마른 탓에 연고도 없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또한 해마나 장수거북 같은 수십 종의 아열대 생물이 영국의 북부지역과 스코틀랜드 근해로 몰려들었다. 북극에서는 거대한 해빙 덩어리들이 녹는 바람에 곰들이 빙판 위에 고립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수십만 마리의 바다 새는 끝내 번식을 포기한 채 올 한 해를 마쳐야 했다. 이 모든 이변을 불러일으킨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북쪽 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 때문이다. 기상학계는 알래스카에서부터 노르웨이에 이르기까지 봄과 여름철의 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명백하게 지구 온난화를 입증하는 증거 이외에도 올 한 해에는 이에 못지않게 확실한 사실이 또 한 가지 드러났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2003년 평균 376ppm이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379ppm대에 육박하면서 증가 폭이 지난 십 년간 연평균 1.8ppm의 상승 폭을 훨씬 웃돌았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예측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될 경우 2100년경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650 ~ 970ppm 정도에 육박할 것이며 이로 인해 지구 기온은 2.7 ~ 10.4 가량 상승할 것이라 한다.

2004년 1월 8일자 ‘네이처(Nature)’지에 의하면 이러한 기온 급등만으로도 오늘날 나타나는 동물 행태의 이변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기온이 소폭 상승하는 경우라도 각종 생물체를 극지방이나 위도가 더 높은 곳으로 내모는 결과가 초래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에게 있어 좀더 기온이 낮은 서식지로의 이주는 아예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학계에서는 지금까지 연구 대상으로 삼아온 1,103종의 식물 및 동물 가운데 1/3정도가 2050년경에 멸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 추정해볼 때 21C 중순 무렵이면 1백만 종 이상의 생물체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와 같은 온난화 때문에 세계 곳곳의 도시에 홍수가 범람할 것이며 호흡기 질환이나 말라리아 감염률이 증가하는 등 인류의 건강도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시도가 행해지기도 했다. 지난 7월 미국의 8개 주 정부가 국내 굴지의 기간시설 사업체 다섯 곳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소송을 제기했다. 제소 대상에는 AEP(American Electric Power)와 엑셀 에너지(Xcel Energy) 사도 포함됐다. 주 정부는 문제의 기간시설 사업체들이 연간 6억5천만 톤에 육박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함으로써 공중 보건은 물론 산림과 농작물에까지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농도가 두 배인 이산화탄소에 노출된 농경지 및 초지(草地)의 경우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면서 교토 의정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교토 의정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가입국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지구 환경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행정부로서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간 활동의 책임 소재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기존 입장만을 고수할 수는 없게 됐다.

그 동안 정부 지원 하에 추진돼온 연구 자료가 지난 8월 발표됨으로써 인간 활동이 지구 온난화 사태의 주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시각을 뒷받침해줬다. 이러한 인간 활동에는 차량 운행은 물론 발전시설의 가동까지 포함된다.

이 보고서는 “1950년부터 1999년까지 북미지역에 나타난 기온 변화를 자연적인 기후 변화의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천재성의 결실!
2004년을 수놓은 각종 발명품
▲스마트 스마일
스토니 브룩대의 연구진이 지난 3월 소개한 “스마일 맵(smile map)”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웃을 때 안면 근육 움직임의 패턴을 감지한다. 그리고 추후 신원을 확인할 때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 개발팀은 이 소프트웨어가 주요 안면부위간의 거리를 계측함으로써 작동하는 기존의 얼굴 인식 프로그램의 성능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렌즈 프린터
지난 2월 MIT에 재학 중인 솔 그리피스는 안경 렌즈를 10분 만에 만들어내는 데스크톱 프린터를 소개했다. 이 프린터는 프로그램형 몰딩(programmable molding)이라 지칭되는 가압 기반의 공정을 통해 차창의 선팅 소재와 베이비오일로 렌즈를 만들어낸다.

▲태양열 시금치
세계 최초의 고체 광합성 태양 전지판이며 전지판의 전기 회로 소재로는 주로 시금치가 사용됐다. 지난 9월 MIT 개발팀의 발표에 의하면 비타민이 풍부한 이 야채가 언젠가는 랩톱과 MP3 플레이어의 동력원으로 사용될 것이라 한다.
유리 층과 금속 층 사이에 끼인 단백질 성분이 광색소를 사용해 태양열을 흡수한다. 이로 인해 활성화된 전자가 유기 전도체를 거쳐 은 소재의 전극으로 유입되면서 전류가 발생하게 된다.

▲주택의 실내온도 조절
지난 8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화학 연구팀은 실내온도가 미리 지정된 수치에 다다르면 태양광선의 흡수를 차단하도록 기능하는 가정용 창(窓)의 코팅 기법을 소개했다. 전자의 배열이 바뀌면서 감온변색(thermo-chromic) 소재가 흡열 전도체에서 열을 반사하는 금속으로 변화한다.

▲새로운 용도로 변신한 콩
터빈 제트 엔진용으로 개발된 콩 추출 연료가 지난 2월 고정형 엔진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친환경적 성질의 이 가스는 영하 47 까지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비행고도에서도 고체화될 염려가 없다.

▲육가공 제품의 성분을 밝힌다
드디어 우리가 섭취하는 육가공 제품의 성분을 낱낱이 밝혀낼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소개된 푸드엑스퍼트-아이디(FoodExpert-ID, 일명 “미생물학계의 인텔 칩”)로 인해 33개 종(種)의 DNA가닥을 규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시판 중인 육가공 제품은 물론 채식주의자용 식품의 성분이 과연 제조사의 주장과 일치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게 됐다.

나노 뉴스
작은 것 안의 큰 세상
▲독소의 광채 양자 입자는 빛을 쬐는 순간 발광(發光)반응을 일으키는 초현미경적 반도체이다. 지난 7월 에모리대의 연구진은 쥐에게 양자 입자를 주입함으로써 체내의 종양부위가 빛을 발하게끔 만들었다.
그 다음에는 적외선 스펙트럼 선상에서 양자 입자의 발광작용을 유도했다. 파장 면에서 볼 때 가시광선보다는 적외선의 경우가 체조직을 투시하기에 용이하다.

▲원시 플라즈마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는 여러 차례의 실험 결과 오랫동안 갈구해온 쿼크 글루온 플라즈마(quark-gluon plasma)의 분리 작업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물리학계에서는 향후 실험을 통해 빅뱅의 초기 생성과정에 관한 실마리를 얻게 되길 고대하고 있다.

▲환상의 콤비 연구진은 정상적인 각각의 리튬 및 포타슘 원자가 짝을 짓게 함으로써 초저온의 양자 가스를 생성해냈다. 이러한 가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다 성능이 우수한 초전도체 제작을 위한 단초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전운동 IBM 연구팀은 유연하고 진동성이 강한 캔틸레버와 작지만 강력한 자석을 사용해 단일 전자의 각운동량(角運動量) 또는 회전운동을 감지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다 보면 분자의 3차원 영상을 원자 차원에서 구현할 수 있는 현미경 제작이 실현될 수도 있다.

▲튜브 테크 캠브리지대의 연구진은 에탄올과 촉매제의 결합으로 탄소 소재의 나노튜브가 생성되는 순간 이 튜브를 회전 중인 막대에 감음으로써 길이가 20cm가 넘는 실가닥 속에 섞어 넣는 데에 성공했다.

▲양자의 도약 지난 6월 미국과 호주의 연구팀은 특정 원자가 지닌 양자적 속성을 다른 원자에게로 재구현 즉 “텔레포트(teleport)”하는 데에 성공했다. 텔레포테이션은 양자 컴퓨터에 있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최소형 시계 국립 표준기술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에서는 실리콘 칩 상에 있는 쌀알만 한 크기의 디봇(divot)에 초정밀 원자시계의 세슘 소재로 된 심장부를 끼워 넣는 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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