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리오 펴냄|테틀레프 간텐 지음|인성기 옮김|3만8천원
이 책은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유전자 연구소의 소장이자 유럽에서 손꼽히는 저명한 자연과학자인 데틀레프 간텐을 중심으로 과학 저널리스트 토마스 다이히만과 털로 슈팔이 모여 집필한 책이다. 약 1천페이지의 분량에 달하는 이 책은 세계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조망, 그리고 기회와 위기에 대한 설명을 담았으며, 모든 진화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흥미진진한 여행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몇몇 그래픽과 도표들이 이해를 돕기 위해 첨가되어 있긴 하지만 이 책이 백과사전이나 학습용 참고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자연과학적 현상과 그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지식’을 만나게 해준다.
이 책은 정확한 제목과 간결한 장의 구성을 통해 매혹적인 과학과 자연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하는 친절하고도 매력적인 저술서이다. 세 명의 전문가들은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대륙과 대양, 동물과 인간, 뇌와 정신, 식물과 동물, 노화와 죽음을 폭넓게 기술한다. 어떤 주제가 주어지든, 이 책은 최근의 과학 지식은 물론, 그 지식 간의 복잡한 연관관계와 진행 상황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들은 자연, 생명, 과학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지식 체계로 바라보며 그 시초에서부터 21세기 초입에 이른 오늘날까지의 발달 과정을 일종의 파노라마처럼 기술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살고있는 세계를 움직이는 원칙, 서로간의 상호작용, 지구의 역사 그리고 생명체의 본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저자들은 책의 말미에 자세한 분량의 추가 권장 도서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마르코니의 매직박스
1896년 12월 어느날 저녁, 런던 토인비홀에서 한 이탈리아 젊은이가 빌라 그리포네의 다락방에서 만든 장치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였다. 두 개의 나무상자로 구성된 그 장치는 한 상자에서 다른 상자로 메시지를 송신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마술상자가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발명품이 될 것이고, 마르코니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중 한 사람이 되리라고 예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르코니의 매직박스’는 뛰어난 한 아마추어 발명가의 전기인 동시에, 신비롭고 새로운 매체가 파렴치한 사기꾼들과 벽촌의 이론가들을 매혹했던 초창기 무선의 화력한 역사다. 당시에는 무선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마르코니 자신도 몰랐다. 사람들은 무선을 저급한 사기꾼의 속임수라고 했고, 많은 저명한 과학자들조차 무덤 저편에서 메시지를 실어 나른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술상자는 얼마 후 와이트 섬에서 빅토리아 영왕과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해상의 선박들 간에 교신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빙산과 충돌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승객들뿐 아니라 여러 해난사고에서 많은 인명을 구조했다. 저자인 웨이트먼은 저널리스트적 식견으로 초기 무선 역사의 상황과 마르코니의 경쟁자 페선던과 디포리스트의 관계 등 무척 흥미로운 주제들을 과장없이 투명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대한해협에서 벌어진 무선전신을 이용한 러시아함대와 일본함대의 최초 해상전투, 대서양을 오가는 정기선에서 무선전신으로 살인범을 체포하는 과정 등 다양한 역사적 기록들을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양문 펴냄|개빈 웨이트먼 지음|강창헌 옮김|1만6천8백원
바이오 혁명, 그 현장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에서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는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전세계 언론이 앞 다퉈 보도했다. 더 나아가 이들 언론은 한국의 생명공학(BT)에 대한 진전을 방관할수 만은 없다고 자국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BT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병든 세포를 새 세포로 만드는 그러한 BT는 바로 중국 진나라 황제가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상 우리나라는 이제 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길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 된 데에는 저변인구의 도움이 컸다. BT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바이오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이 부분의 전문가, 과학자도 지속적으로 배출돼 BT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같은 염원을 담은 책이다. 한민족이 세계를 행해 나갈 ‘희망의 소리’를 자서전적인 입장에서 조명했다. 저자는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책을 펴냈다고 한다. 저자의 자식사랑은 책 곳곳에 녹아있다. 자식이 성장해 사회로 진출하는 시점인 10여년 후 우리나라가 바이오강국으로 우뚝 서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가 자서전에 비유하는 것은 바이오의 개념을 저자를 포함한 누구의 삶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어려운 학문으로 생각할 수 있는 BT를 전문적 지식 없이도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학문적인 어려움에서 오는 저항감을 없애는데 노력했다.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생활 속의 바이오를 살펴보고 바이오산업의 기술추이·산업동향·정책 등을 조명했다. 그리고 바이오시대에 예견되고 있는 부작용을 짚었다.
도서출판 한림원 펴냄 | 신충우 지음 | 1만2천원
알코올 램프도 방귀 뀐다?
‘알코올 램프도 방귀 뀐다?’는 화학 시간에 하품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지루하고 따분한 화학 시간, 수능만을 위해 달달 외는 교과과정에 질린 청소년들에게 ‘화학은 재미있다’, ‘화학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뗄 수 없는 실용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화학에 대한 재미와 화학의 실용성을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이 책은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화학 교과과정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청소년들의 주요 관심사에서 그 소재를 가져왔다. 대학생활과 동시에 시작되는 커피숍 아르바이트, 친구와의 배낭여행, 기숙사 생활, 미팅 등에서 원자와 분자, 화학물질로 만드는 소비재 등의 화학 이야기를 자연스레 거론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거나 일상생활에서 친구와 수다 떨면서 웃고 잊어버리는 에피소드에서 발견하는 화학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 아버지가 사온 비싼 진돗개가 똥개와 어울리면서 똥을 먹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필자가 순물질과 혼합물의 차이점을 떠올리는 것, TV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의 혀가 마비되는 장면을 보고 음식궁합에 담긴 화학적 지식을 알아내는 것, 염색으로 180도 달라진 친구의 모습에 끌려 염색약에 숨은 화학물질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결혼하면 어떤집에 살 것인지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새집증후군의 심각성에 대해서 토론한다. 따라서, 골치 아픈 화학원소 기호들로 가득 찬 교과서에 질린 청소년들이 화학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북로드 펴냄|김희정·이윤수 지음|1만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