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헐리우드의 로봇은 인간을 닮고 싶어 하는 기능장애 로봇일 뿐이다. 리얼 알 연구원들은 색다른 로봇을 고안하고 있다.
차세대 무인전투기를 설계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이 고려하지 못했을 수 있는 점이 있다. 제대로 벼락을 맞게 되면 기체의 인공지능(AI) 배선이 변경되어 주요 도시 폭격을 목표로 하는 국가의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보 같은 소리라고? 그럴 수도 있다. 스릴러영화 소재로는 멋진가? 그렇다: 신작 영화 스텔스(Stealth)의 주요 테마로 줄거리는 인공지능 제트전투기가 악마로 돌변하는 얘기다.
인공지능은 최근 수년 동안 대작 영화의 소재로 복귀하였지만 헐리우드는 이 테마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지 못했다. 에이 아이(Artificial Intelligence: AI, 2001)는 30년 전에 브라이언 앨디스가 저술한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 1999)과 아이 로봇(I, Robot, 2004)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을 바탕으로 했다. 그리고 스텔스에서의 인공지능은 본질적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의 HAL 9000과 같다. 인간적 매력은 덜 하지만 미사일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미시건 대학의 인공지능 연구원인 마사 폴락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스토리는 실제적 연구보다는 고질라에 더 많이 기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지능형 창조물은 미쳐서 악마 같은 짓을 합니다.”
인간과 로봇의 대결구도가 스릴러 영화 소재로는 제격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영화 관객들이 사랑 빼고는 모든 것을 인간을 닮은 로봇에 관한 스토리에 심취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로봇의 눈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 눈물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불만은 리얼리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들 영화가 기대를 부풀리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실제 기술적 진보를 실제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사례가 작년의 DARPA 그랜드 챌린지 무인차량 경주대회이다.
그래서 필자는 좀 더 많은 차량들이 엔진이 멎거나 자폭하기 전에 몇 마일을 더 갈 수 있기를 기대했었다. 결승점을 통과하는 우승자를 보고 싶은 것은 물론이며 승자가 뒷바퀴로 서서 인사를 건네며 “카네기 멜론의 모든 멋진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 분들이 안 계셨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라고 소감을 전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과거에 엉뚱한 상상에 찬물이 끼얹게 되면 실제 세계의 연구는 늦추어졌다. 1980년대에는 공상과학소설과 영화가 봇물을 이루고 초기 엔지니어들의 위대한 예언과 일본과의 경쟁이 맞물려 인공지능 연구 붐이 한층 가열되었다.
하지만 로비(Robby the Robot)에 근접하는 로봇을 만들어 내는 데 실패하고 자금지원이 고갈되면서 인공지능 분야에 겨울이 다가왔다. 이러한 추위가 실제로 진보를 더디게 했는지, 그리고 연구자들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물러나 실질적 진보를 위한 노력에 눈을 돌리도록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여하튼 현재 인공지능은 우리의 스팸메일 필터와 게임 콘솔을 담당하는 등 복귀하고 있다.
하지만 헐리우드가 애호하는 모든 것을 다하는 브레인의 형태는 아니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태스크지향으로 폴락은 이를 “틈새 지능”이라 부른다. 그녀의 프로젝트 중 하나는 노인들이 약을 먹었는지를 추적하여 만약 잊어버린 경우 약을 먹도록 재촉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이 로봇에 나오는 야채를 썰고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NS-5s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멋진 일이다.
물론 모든 이들이 그런 국부적 효용이 인공지능의 궁극적 지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폴락은 많은 연구원들이 인간과 같은 로봇을 꿈꾸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점을 이해했다면 영화가 우리에게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경고를 보내왔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아버지들은 로봇 구혼자에 대해 주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의심 없는 부모는 집안의 허드렛일을 위해 가사도우미 로봇을 구입하였지만 결국 딸이 로봇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불확실한 전망이지만 에이 아이에서 주드 로가 연기한 로봇 남창인 지골로 조가 훨씬 끔찍하다.
뛰어난 물리적 재능 외에 항상 바른 말만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또 다른 규칙은 인공지능의 살인 성향을 항상 체크하는 것이다. 목소리는 아주 멋진 경품이다. 만약 HAL과 같은 소리가 난다면 배터리가 다되었거나 너무 세거나 아니면 마성을 드러낸 것이리라. 그리고 스텔스가 어떤 암시를 준다면 인공지능 로봇에 너무 많은 무기를 탑재하는 것은 고려해 볼 문제다.
이달의 과학과 대중문화의 만남
- 회색인간(GRIZZLY MAN) 이 다큐멘터리는 야외생활 애호가인 티모시 프레드웰의 삶과 죽음을 탐험하고 있으며 알래스카 회색곰 - 서로 많이 닮음 - 과의 수년 동안의 생활을 담은 트레드웰의 비디오를 이용했다. 8월5일 개봉
- 케이브(THE CAVE) 아마추어 동굴탐험가들이 세계 최대 동굴 시스템 중 하나로 내려가 수정 형질의 극점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하기도 하고 잡담을 늘어놓기도 한다. 또한 몬스터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8월26일 개봉.
- 죽음의 레일(DEAD RAIL) 작지만 무시무시한 에일리언을 실은 운석이 네바다 사막에 충돌하여 탄환열차의 개통식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8월 Sci-Fi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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