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하게 접힌 양 날개가 고속 상태에서는 탁월한 기동성을 발휘하지만 장시간에 걸친 비행을 위해서는 미 공군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Global Hawk)처럼 속도가 느리고 날개가 곧은 타입의 기종이 더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광대한 면적의 지형을 감시하는 한편 적의 동태에서 이상한 기미를 발견하는 즉시 대응태세에 돌입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최상의 선택은 새의 날개처럼 크기와 형태, 위치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날개가 달린 기체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유형의 모델이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록히드 마틴 사의 스컹크 웍스와 넥스트젠 항공은 공군 연구소와 함께 스위치 작동으로 총 표면적을 150%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날개를 개발 중이다.
위의 양사(兩社)는 지난 해 국방고등연구계획청(DARPA)의 계약업체로 선정됐다. 이들 업체가 실물의 절반 크기로 제작한 날개 모형은 각각 오는 늦가을 NASA 랭글리 연구센터의 천음속(Transonic Dynamics) 풍동(風洞) 시설에서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모형이 공기역학적 측면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되면 DARPA 측에서는 실물의 절반 크기로 무인 원형모델을 제작하도록 의뢰할 계획이다. 이 모델의 총 날개길이는 20~30피트에 달할 것이다.
기계적 측면에서 볼 때 “모양이 바뀌는” 날개는 라이트 형제에게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도 B1-B 폭격기 같은 기종에서도 발견된다.
하지만 이들 날개는 대부분 경직된 구조로 단순한 선회축(pivot)을 중심으로 앞뒤로 움직이는 게 고작이다.
이에 반해 이제는 전기 접촉 시 팽창, 수축 반응을 일으키는 새로운 변형성(變形性) 고분자 덕택에 탄력성이 뛰어난 날개 외피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외피는 날개에 내장된 구부러짐이 가능한 작동기(actuator)의 움직임에 따라 충분히 늘어나게 된다.
DARPA 대변인인 잰 워커는 이 기술에 대한 장기 계획이 아직 미정 상태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워커에 의하면 “현 단계에서의 결과를 토대로 추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00만 달러에 달하는 정부 투자는 군 측의 추진 의사를 명확히 반증해준다.
록히드 마틴 사의 스컹크 웍스(Skunk Works)에서는 날개부분의 외피가 즉각적인 유연성 및 경직성을 갖출 수 있도록 알루미늄 대신 감광성(感光性) 고분자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날개에 내장되는 작동기는 조인트(joint)로 기능하며 비행 패턴에 따라 날개 모양이 최적화되도록 날개를 구부린다. 가열 시 팽창함으로써 염력(捻力)을 발생시키는 열성(熱性) 고분자의 나선형 띠가 이와 같은 작동기 기능을 담당한다.
양 날개는 무수한 조인트를 따라 기체를 향해 안쪽으로 접힘으로써 비행 도중 정찰기(날개가 펴진 상태) 형태에서 전투기(날개가 접힌 상태) 형태로의 변모를 가능케 한다. 총 날개길이의 50%이상이 변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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