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버스는 시속 60km이상으로 달리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와이브로 시연버스다.
체험버스 두대는 APEC 기간중 벡스코와 해운대 주요 호텔을 30분 간격으로 오가며 주요국 정부관료와 업계 CEO들을 대상으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초고속 무선인터넷 환경을 실증해 보였다.
이 버스에서는 PCMCIA 카드를 장착한 노트북을 통해 포털 등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고 CNN 등 실시간 방송도 볼 수 있었다.
달리는 차량 안에 있다는 사실만 다를 뿐,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그대로 무선 환경으로 옮겨온 것이다.
와이브로 시연의 백미는 2대의 시연버스 간에 진행되는 영상통화. 약간의 지연현상을 보였지만 무리 없이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으며, 화면을 분할해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도 있다.
달리는 차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인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하게 되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서비스이다.
서비스 이름도 상용화도 처음
와이브로(WiBro)는 무선을 의미하는 와이어리스(Wireless)와 초고속인터넷을 의미하는 브로드밴드(Broadband)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로, 정통부가 IT839전략 가운데 핵심적인 서비스로 육성하고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이름도, 상용화도 세계 최초인 셈이다.
와이브로는 단어가 담고 있는 의미만큼, 유선 초고속인터넷 환경을 무선, 이동환경으로 확대시킨 개념이다.
이론적으로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유선과 동일한 속도로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고속인터넷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유비쿼터스의 기반 인프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의 이동전화 무선인터넷 보다 시스템 투자비가 낮고 전송속도가 높아 저렴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와이브로는 기존 이동전화의 EVDO서비스와 비교할때, 장비가격 대비 전송속도가 10배 이상 높다.
자체적으로는 음성서비스 제공이 곤란하지만, cdma2000 1x 등 이동전화와의 결합을 통해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향후 통신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킬러서비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와이브로 표준화의 경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모바일 와이맥스표준으로 와이브로를 확정한 상태며, 기기들간의 상호 호환성을 위한 프로파일 제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는 곧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가 세계표준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으로 서비스는 물론 관련 장비의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게 하는 것으로, CDMA에 이은 제 2의 성공신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보통신부는 와이브로사업자로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3개사업자를 선정했으나 하나로텔레콤이 사업을 포기함으로써 현재는 KT와 SK텔레콤이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
KT는 부산 APEC 기간중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시연회를 개최한데 이어, 내년 4월경 서울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내년 6월 서울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턴키방식 수출, 파급효과 기대
KT관계자는 지난 11월 16일 부산 APEC 정상회의 와이브로 시연장에서 “현재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와이브로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며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는 내년쯤에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와이브로 수출과 관련, “직접 해외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 해외 협력업체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 컨설팅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안 등 3개 방안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가 와이브로 수출에 성공할 경우 운용시스템부터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까지 턴키방식의 수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중소 장비 및 콘텐츠 업체들도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와이브로 장비업체들에 대한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KDDI에 와이브로 시험장비를 공급한데 이어 미국 스프린트넥스텔과 장비공급계약을 맺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이동통신사업자인 텔레콤이탈리아모바일(TIM)과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와이브로 트라이얼 시스템을 구축키로 합의하는 등 잇따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 8일에는 브라질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아브릴의 케이블TV방송업체인 TVA와 와이브로 시스템 및 단말기 공급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TVA는 내년 상반기 시범서비스를 거쳐 하반기부터 상파울로 지역에서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처럼 글로벌 통신업체들이 국산 와이브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기존 통신시장의 포화속에서 무선데이터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이를 주도할 새로운 기술로 와이브로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시장 한계상황 돌파구
와이브로는 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 등 기존 서비스의 시장 포화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부여, 새로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될 신규 서비스이다.
특히 국제표준 채택에 따라 장비 및 애플리케이션 등 관련 산업의 수출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와이브로 시장은 오는 2011년까지 800만명에서 1070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사업추진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시장규모는 이같은 전망치를 크게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와이브로 서비스는 우선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을 활성화해 성장이 둔화된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무선전화 및 유선 인터넷 서비스 등 기존 통신서비스 시장은 포화단계인 반면 무선인터넷서비스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미개척 시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와이브로 서비스는 관련 산업의 선순환적 발전을 통해 관련 시스템,단말기, 부품,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 효과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CDMA와 달리 삼성전자 등 국내 장비업체들이 국제 표준화를 적극 추진, 다수의 IPR(지적재산권)을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로열티 부담 및 기술종속을 벗어나 기술수출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되는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발전할 경우 차세대 4G시장을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통신전문가들은 향후 4G표준으로 와이브로에서 사용중인 광대역 OFDM(직교주파수다중분할방식) 기반기술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윤규디지털타임스 기자 y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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