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발사를 계획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고속으로 비행하는 우주선을 지난 가을 발견된 두 소행성 중 하나와 충돌하게 하여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비록 B612재단이 캘리포니아 티뷰론에서 2015년 발사를 목표로 민간 기금을 모아 비슷한 실험을 준비 중이지만 시기 상 이러한 소행성 충돌 실험은 돈키호테가 최초인 셈이다.
사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다른 자연재해에 비해 극히 미미하다. 현재까지 발견된 소행성 중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실제 가능성은 0.02%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낮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번 부딪치면 그 피해는 실로 엄청나 만약 1500피트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뉴욕시 전체가 지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돈키호테에게 목표로 삼은 두 소행성이 비록 지구를 향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실험을 통해 실제 이러한 위험이 발생했을 때 그 대처법을 알 수 있다. 그럼 유럽우주국에서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해 세워놓은 계획을 살짝 살펴보자.
1단계: 산초도착
소설에서 돈키호테의 충실한 하인이자 이번 프로젝트의 첫 번째 무인탐사선인 산초가 러시아의 우주정거장을 출발해 3년 후면 목표 소행성 근방에 도달한다. (정확한 발사시간은 산초의 궤도와 목표 소행성의 궤도가 교차하는 시간을 계산하여 정해진다.) 도착한 산초는 목표 소행성의 수천 피트 상공을 선회하면서 적외선 영사기와 카메라를 통해 소행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이 정보를 분석해 이달고의 발사 계획을 수립한다.
2단계: 이달고 발사
산초가 큰 문제없이 계획대로 작동하면 산초의 골자만 골라 설계한 이달고를 발사한다. 이달고는 발사 530일 후면 소행성에 도달하게 된다.
3 단계: 이달고와 소행성의 충돌
이달고는 초당 6마일의 속도로 1,000~1,400피트 넓이의 소행성과 충돌한다. 그리고 산초는 안전한 거리에서 이를 관찰한다. 충돌의 충격으로 소행성에 먼지가 일고 표면이 큰 덩어리로 갈리질 수 있다. 그러나 돈키호테 프로젝트의 진짜 목표는 이달고처럼 작은 우주선으로 그보다 훨씬 거대한 소행성의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그 속도 변화를 밝혀내는데 있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은 축구공을 차는 것만큼이나 쉽게 피할 수 있다.
임무 완료
돈키호테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안드레아 갈베스에 따르면 이달고의 충돌로 소행성의 속도를 초당 0.2밀리미터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한다(산초의 속도를 추적하여 소행성의 속도 변화를 측정할 계획이다.) 이 변화는 극히 미미해 보이나 만약 소행성이 지구를 향하고 있다면 이 정도면 충돌을 피하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속도가 높아진 소행성은 지구보다 빨리 당초충돌 포인트를 통과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최소 충돌 수 년 전에는 소행성의 속도를 바꿔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