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력으로 활주로를 내달리다 가파르게 고도를 높인 비행기는 뉴멕시코주 라스 쿠르스 공항(Las Cruces Airport)의 울타리를 따라 늘어선 관중들을 뒤로 한 채, 휙 소리와 함께 청명한 가을 하늘로 사라진다. 포효하는 듯한 엔진 소리도 점점 잦아들더니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이지-로켓(EZ-Rocket)으로 불리는 이 비행기는 반환지점을 돌고 와서는 다시 관중을 향해 날개짓을 한다. 미 공군에서 훈련받은 테스트 파일럿이자 전직 우주비행선의 지상관제소 지휘관이었던 릭 서포스는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동력으로 하는 두개의 로켓 엔진중 하나가 다시 점화될 때까지 조용히 활공하고 있다.
왼쪽으로 크게 휘감아 S자 곡선을 그리며 시속 257킬로미터 속도로 발진하더니 활주로와 평행을 이루며 돌아왔다. 그리고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로켓 엔진의 연푸른 연기로 화답했다.
3가지 핵심 관건 1. 로켓 레이싱도 언젠가는 자동차 경주처럼 인기를 누리겠지만 비행기들이 항시 비행체계를 갖추기 위해 초반에는 불안한 출발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비행기 조종사들은 몇 바퀴도 돌지 않았는데도 착륙해서 연료를 충전해야 한다. 로켓의 분사시간이 4분정도에 불과하므로 조종사들은 미리 계획을 잘 세워 연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3. 비행기 조종사들은 매 바퀴마다 가상 “공중 트랙(skytrack)”의 안내를 받기 때문에 비행기들이 서로 충돌할 염려 없이 추월이나 high-G 조정이 가능하다. |
이들은 앞으로 해마다 개최될 제1회 상업용 우주선 엑스포인 2005 X 프라이즈컵에 차세대 로켓 비행기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행사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장 즐거워한 사람은 바로 시어포스였다. “한 마디로, 짜릿한 전율 그 자체다.” 라며 비행기에서 내리며 뛸 듯이 기뻐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머지않아 이와 비슷하지만 좀 더 크고 빠른 로켓 동력 비행기 10대가 1,524미터 고도에서 2마일 가량의 레이싱 트랙을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게 될 것이다. 30 센티미터 가량의 주황과 노란색 연기를 내뿜으며 말이다.
이 비행기들은 2백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이는 우주비행 산업에 뛰어든 피터 디아맨디스와 전직 인디 레이싱 리그팀의 공동 소유주인 그랜저 화이트로, 두 사람이 밝힌 구상이다.
이들이 바로 로켓 레이싱 리그(RRL)의 창설자들이다. 평평한 타원형 트랙을 도는 자동차 경주는 구세기적이라는 발상에서 이들은 지난해 로켓 레이싱 리그를 설립했다.
RRL은 오는 10월, 2006년 X 프라이즈컵 대회에서 더 크고 멋진 로켓 비행기 X 레이서 1호를, 그리고 2007년까지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각종 레이싱 대회에 최대 10대까지 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하여 2007년 X 프라이즈컵에서 최강전을 열겠다는 생각이다.
디아맨디스와 화이트로는 나스카와 인디카(IndyCar) 규모의 관중과 시청자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유수 기업들을 후원업체로 하여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초기 자본금의 모금 외에도 X-레이서 한 대당 1백만 달러 상당의 비용을 대겠다는 팀 소유주들을 끌어 모으고 비행기 제작 작업 등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아마 가장 어려운 작업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또 하나의 스포츠 행사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디아맨디스는 불가능한 일을 성사시킨 이력이 있다. 1천만 달러의 상금을 내세운 최초 민간 우주비행선 콘테스트인 앤서리 X 프라이즈(Ansary X Prize)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덕분에 우주 비행은 이제 정부의 대형 사업 범위에서 벗어나 민간 부문에서도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의 바램은 일반인들도 우주비행이 가능해지는 시대의 도래다. “나 역시 우주를 흠모하면서도 인간이 가 닿을 수 없을 정도로 멀게만 느끼며 자라온 사람 중 하나다. 내 생애 사명은 일반 사람들도 우주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라고 그는 말한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 달려온 디아맨디스에게 로켓 레이싱 리그는 로켓을 주류로 편입시키기 위해 스포츠 행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매개물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의 레이싱을 살짝 들여다보자.
딱 하나뿐인 이 이지로켓(왼쪽 맨 위)은 일반 로켓과는 달리 비행 중 엔진 재시동이 가능하다. 실제 X-레이서에도 벨로시티 에어크래프트(Velocity Aircraft)에서 제작한 유사한 디자인이 사용될 예정인데 바닥에 낮게 붙은 연료탱크 외에 내부 탱크와 보다 강력해진 단독 엔진으로 교체된 이중 로켓이 장착된다. 테스트 파일럿인 릭 시어포스(위 왼쪽)가 이 신형 비행기의 성능 시험 및 코스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사업 착수
이 벤처 사업을 발족시키기 위해 디아맨디스는 화이트로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화이트로는 벤처 자본가이자 자동차 레이싱 전문가였다. 화이트로가 공동 설립한 테크놀로지 씽크 탱크인 트렌드스피어(TrendSphere)에 디아맨디스가 참여하면서 이 두 사람은 친구로 발전했다.
그 후 얼마 안 있어, 화이트로는 디아맨디스를 인디 500 자동차 경주에 데려갔는데 디아맨디스에게는 생애 첫 관람이었다. 그날 밤, 아주 격렬한 토론 끝에 두 사람은 로켓 레이싱 구상의 밑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그러나 버트 루탄의 스케일드 컴포지츠(Scaled Composites)가 앤서리 X 프라이즈에서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으로 우승을 거둔 후에야 이 두 사람은 X 프라이즈컵을 창설할 수 있었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새로운 레이싱 리그뿐만 아니라 완전히 파격적인 형태의 레이싱을 창안한다는 것은 한 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작업이다.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안전한 비행기 로켓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공중 트랙’에서 경쟁이 가능하도록 레이스를 고안하고 관중들이 이를 관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도 연구해야 했다. 또 스포츠 팬들과 후원업체들이 이 구상에 비용을 댈 수 있도록 설득작업도 병행해야 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일단은 로켓 비행기를 구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다행히 XCOR 에어로스페이스(XCOR Aerospace)에서 제작한 로켓동력 비행기 덕분에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스케일드 컴포지츠와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 모자브(Mojave)에 본사를 둔 XCOR는 자체 기술로 궤도권 아래까지 갈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 중이었으며 기술 시범을 위해 루탄이 디자인한 초경량 롱-이지(Long-EZ) 비행기를 로켓으로 쏘아올린 바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지 로켓이다. 보다 강력해지고 장시간 운행이 가능한 로켓 엔진을 장착하여 성능을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로 밝은 오렌지색과 노란색의 구름 띠를 만들기 위해 연료도 등유로 전환하고 신속한 연료 급유 능력에 최첨단 GPS로 경주용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보완한다면 상공에서 벌어지는 인디카 즉, X-레이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디아맨디스와 화이트로는 자신들이 추진하는 이 새로운 벤처 사업에 XCOR사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이미 XCOR사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채용된 시어포스를 수석 파일럿으로 전격 고용했다.
두 사람은 롱-이지를 기반으로 한 비행기를 X-레이서의 동체로 결정했다. 이 비행기는 플로리다주 세바스찬에 위치한 소규모 업체인 벨로시티 에어크래프트(Velocity Aircraft)가 제작한 것이다. 롱-이지보다는 크지만 이 비행기 역시 추진식으로 프로펠러가 앞쪽이 아닌 뒤쪽에 달려있다. 여기에 엔진과 프로펠러를 로켓 모터로 교체만 하면 완벽한 X-레이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XCOR의 엔지니어들이 로켓 레이서의 제작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던 것이다. “물리법칙상의 문제 발생을 우려했었다.” XCOR의 제프 그리슨 사장도 이 점을 인정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지적하자면,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레이스 동안 4바퀴 이상을 돌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연료를 신속하게 주유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던 것이다.
자동차 레이싱과 마찬가지로 로켓 레이싱 리그의 성패도 X-레이서의 착륙과 급유 문제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산 결과, 디아맨디스와 화이트로는 X-레이서의 급유 소요시간이 10분 미만이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슨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이지-로켓은 일반적으로 한번 비행을 마친 후 다음 비행을 위해 2~3시간동안 예열을 해야 한다. 게다가 로켓 연료가 연소하는데 필요한 액화 산소를 주입하는 데만도 45분에서 1시간가량 걸린다.
XCOR의 수석 엔지니어인 댄 드롱과 그의 팀은 액화 산소 주입 시간 문제를 놓고 수년간 고심을 해 왔다. 그들은 우주선 운행비용을 줄일 수 있는 열쇠가 신속한 급유에 있다고 보았다. 이는 대부분의 우주비행 관련 기업가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가능성 있는 여러 가지 해결책들을 고려중이다. 그럴 경우, 중간 주유를 하는 X-레이서들은 처음 출발할 때 액화 산소를 주입했기 때문에 탱크가 이미 얼어있는 상태라는 점을 착안해야 할 것이다.
액화 산소와 같이 극저온 상태의 액체를 담는 탱크는 다른 탱크들보다 주입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왜냐하면 액체가 탱크 벽면에 닿는 순간 뜨거운 프라이팬에 떨어진 물처럼 끓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유 시간을 단축하려는 XCOR사의 나머지 계획들은 비행기 탱크에 연료를 채울 새로운 특허 장비를 이용해야만 수행할 수 있다.
지난 10월, XCOR사의 엔지니어들은 모자브 공항의 자사 격납고 밖에서 여분의 이지 로켓 탱크를 이용하여 활주로에서 실험을 했다. 113킬로그램의 액화 산소를 탱크에 주입하는데 걸린 시간은 50초였다. 그리슨이 아는 한, 과거에는 결코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X-레이서에 주입해야 하는 연료의 양이 증가됨에 따라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되었다. 바로 일정 압력을 유지한 채로 연료를 싣고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벨로시티사의 비행기는 일정 압력을 유지해야 하는 탱크를 고려하여 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X-레이서의 로켓은 펌프식으로 만들어져야했다.
펌프식 로켓은 일정 기압이 유지된 탱크와 비슷한 속도로 등유를 주입하기 위해 대개 고속 터보펌프를 사용한다. 그러나 1회 비용이 백만 달러에 이르다보니 터보펌프의 사용은 아예 논외로 해야 했다. 대신 XCOR는 새로운 왕복 피스톤 펌프를 테스트했다. 터보펌프보다 덜 복잡하고 비용도 저렴하면서 타이어에 공기를 분사하는 자전거용 펌프처럼 이 장치도 연료를 탱크 안에 분사하게 된다.
드롱과 그의 팀은 분리된 공간의 압력을 축적시켰다가 엔진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전할 수 있는 축압기를 고안했다. 최근에는 XCOR 공장의 작업대에 피스톤식 펌프를 설치한 후 그 속에 물을 통과시켜 로켓 연료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아주 성공적으로 작동했고 가장 큰 두 가지 문제점도 해결되었다. 그러자 그리슨은 RRL 비행기 제작 계약에 서명할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 디아맨디스와 화이트로는 레이스 출범을 거의 목전에 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스 트랙 가시화 작업 로켓 레이싱의 창립 위원들은 신속하고 안전하며 상호작용이 가능한 레이스를 만들기 위해 첨단 내비게이션과 컴퓨터 기술로 눈을 돌렸다. 리본 등으로 선명하게 표시된 트랙을 따라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경주 코스가 하늘에 펼쳐진다면 어떻게 될까? 비행기 조종사들은 어느 방향으로 날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또 관중들은 비행기 경주를 어떻게 관람할 수 있을까? 로켓 레이스를 펼치는 조종사들은 자신들의 머리 위의 모니터[1]에 펼쳐진 가상 레이싱 트랙을 따라가게 된다. GPS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정확하게 나누어놓은 레인을 따라 비행해야만 충돌을 방지할 수 있다. 가정에 앉아 시청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카메라 보기 창으로, 지상의 관중들을 위해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가상 트랙을 보여줌으로써 관심과 열기를 고조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휴대용 소형기기를 통해서도 조종석 및 비행기 외부[2]의 카메라 보기를 작동시켜 각자 응원하는 팀의 상황을 볼 수 있다. 비행기 조종사 혼자 이런 즐거움을 만끽하는데 불만인 사람들을 위해 비디오 게임기를 통해 로켓 레이서를 조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현재 개발 중이다. 실제 레이스와 동일한 레인으로 이루어진 네비게이션 시스템[3]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하여 최종 승자가 가려지면 이 우승자는 레이스 실황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이제 실제 X-레이서 조종사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
스릴 만점의 비행
다음으로, 어떻게 하면 비행기 조종사들이 서로 레이스 경쟁을 벌이고 관람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15분 동안 비행기들이 함께 발진해서 동시에 급유하는 식으로 경주가 진행된다면 아무도 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 해결책은 시간차를 두고 비행기를 출발시키는 것이다. 즉, 조종사들이 몇 분 간격으로 두 대씩 이륙하면 된다. 레이스가 펼쳐지는 동안 그들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면서도 자신의 비행시간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기 위해 각자 전략에 따라 레이싱을 펼치게 된다.
초기 RRL 레이스에는 최대 10대의 X-레이서들이 출전할 계획인 가운데, 그 가운데 몇 대는 항시 엔진 점화는 물론 이륙, 고도 상승이 가능하고 굉음을 내며 최고 시속 85킬로미터의 high-G 회전도 선보이게 될 것이다.
각 비행기들에 장착한 816 킬로그램의 추진 로켓 엔진들은 4분간의 연료 연소를 마치면 바로 발진할 수 있다. 각 비행기들은 1시간여의 레이스동안 급유를 위해 최소한 4번 정도 착륙을 해야 하는데 한번 급유로 최장 15분간 비행을 하게 된다.
조종사들은 가능한 미끄러지듯 활강해야 하고 다른 레이서들을 추월할 때와 같이 중요한 순간을 위해 보조 추진 장치인 로켓 부스트를 비축해야만 비행시간을 최대한 연장할 수 있다. 로켓 부스트는 일반적으로 한 개가 5~30초 정도 지속된다.
시어포스는 비행기의 동력 관리가 레이스 전략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4분간의 로켓 분사시간(boost time)동안 비행기의 추력 對 중량 비율을 최고로 높이면 F15 전투기와 같은 가속을 받게 되는데 이 때 비행기 조종사는 신나는 스릴을 맛보게 될 것이다.
비행기 조종사 선발은 시어포스 그리고 로켓 레이서 동료이자 세계 최정상급 공중곡예 비행사인 션 터커가 맡을 계획이다. RRL 사업개발 책임자인 마이클 단젤로는 “전직 전투기 조종사, 우주 비행사, 곡예 비행사, 제트기 조종 경험을 갖춘 자동차 경주 선수 등 많은 사람들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며 신규 조종사 확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정말 실현될 것인가?
로켓 레이싱 리그는 아마도 첨단 기술, 엔지니어링 기술, 재정 지원(물론 화이트로, 디아맨디스 및 기타 사업 파트너들이 담당)을 비롯하여 이 사업을 발진시키는데 필요한 요건을 두루 갖추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비상할 수 있을까?
화이트로와 디아맨디스는 로켓 레이싱이 해마다 개최되는 리노 에어 레이스(Reno Air Races)처럼 레이스 트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에어쇼보다는 자동차 레이싱과 더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런 에어쇼는 틈새 스포츠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사람은 레이싱 팀을 인디카와 나스카와 유사하게 구성할 생각이다.
소유권도 비용(한 팀당 1년에 약 1백만 달러) 지불이 가능하고 RRL 요건에만 부합하면 누구에게라도 개방되어 있다. 그리고 후원업체 모집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 모든 활동도 결국은 자동차 경주를 거대 산업으로 만든 수백만 레이싱 팬들의 관심을 이쪽으로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일은 RRL의 가장 큰 난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동차 경주 대회는 모두 자동차와 사람과의 관계를 활용하여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런 생각을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고 말이다.”라고 인디 레이싱 리그의 프레드 네이션 부사장은 말한다. 그렇지만 실제 자동차 경주 대회에 나가 우승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굳이 상기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있다고 상상하면서 대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로켓 레이싱에서는 힘들 수 있다. 왜냐하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 경주에서는 선수들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 때문에라도 관중들이 더욱 열광하게 된다. 아슬아슬한 순간을 직접 목격하면서 선수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인디 레이싱 리그에서는 바퀴와 바퀴가 거의 맞닿을 정도로 접전을 펼친다. 하지만 상상컨대, 로켓이나 비행기는 아주 근접해 있더라도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가까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러한 차이는 RRL의 가장 어려운 점을 그대로 부각시킨다. 최근 선보인 민간우주비행 산업-RRL은 이 분야에서도 일익을 담당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과 마찬가지로, RRL도 자신들의 꿈이 수지타산이 맞는 사업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암중모색 중인 공상가들에 의해 결성되고 있다.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의뢰를 받아 스케일드 컴포지츠에서 제작하고 있는 관광용 우주비행선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이런 비행선은 우주여행이라는 평생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엄청난 거액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부유한 몽상가들을 태우고 우주를 여행할 것이다. 하지만 로켓을 동력으로 하는 경주용 비행기들은 우주에 가 닿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몽상과는 거리가 말고 자동차 경주에는 열광하는 다양한 관중들로부터 호감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알아보는 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바로 여러분의 로켓을 직접 발진해보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