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각 업체들이 동영상 시장에 매달리는 이유는 디지털 컨버전스(융합) 시대의 핵심 콘텐츠는 누가 뭐래도 동영상이 될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텍스트는 물론 음악, 영화 심지어 실시간 TV방송까지 거의 모든 컨텐츠가 디지털화하고 기술의 발달로 기기, 서비스, 네트워크까지 통합되면서 이제 동영상 컨텐츠의 활용은 시대적 조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현재까지 국내외 업계에서 이미 상용화했거나 곧 나올 예정인 다양한 기술, 제품, 서비스를 정리해 본다.
라스베가스 전시회서 격돌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06’에서는 세계 굴지의 소프트웨어, 전자, 인터넷 기업들이 차세대 동영상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우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미국 최대 위성 방송사인 디렉트TV의 HD(고화질) 방송프로그램을 PC에 디지털 형태로 저장해 다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게임기인 ‘X박스360’에서도 HD DVD영화를 보고, 이를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도록 해 이동성을 보장하겠다는 계획도 공표했다. 소비자들은 MS의 윈도 미디어센터는 물론 MS의 게임기 X박스360에서도 디렉트 TV를 즐길 수 있게 된다.
MS는 올 하반기엔 차세대 PC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를 출시할 예정이다. MS는 미국 케이블TV사업자 모임인 케이블랩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윈도 비스타를 통해 PC에서 HD급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평정하고 MS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구글(www.google.com)은 영상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볼 수 있는 비디오 검색 서비스(Video.google.com)를 제공하겠다며 이에 맞섰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글이 제휴를 맺은 NBA 중계방송과 CBS의 ‘CSI’와 같은 인기 드라마를 비롯 대부분의 영상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거나 주문자 방식으로 시청할 수 있다. 편당 가격은 대략 1~4달러 정도로 네티즌들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TV와 PC의 결합 시도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에서 가전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인텔도 차세대 플랫폼인 ` ‘바이브(Viiv)’를 통해 TV와 PC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바이브는 PC를 간단히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집안의 모든 정보가전제품들을 쉽게 연결해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텔은 특히 ‘클릭스타(ClickStar)’라는 합작사를 만들어 이곳에서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를 인터넷으로 전세계에 직접 배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영화 유통방식의 변화를 예고하는 부분이다.
일본 소니도 각 가정에서 수신한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이용, 휴대전화 등에 전송해 주는 ` ‘로케이션 프리(Location Free TV)’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고토회복을 선언했다.
로케이션 프리는 수신한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외부에 전송해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무선 등 인터넷 접속 환경만 있으면 침실이나 화장실에서도 휴대용 게임기인 PSP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이에 앞서 IT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인 시스코는 셋톱박스업체 사이언티픽 애틀란타를 69억달러에 인수하고 IP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구글이나 야후와 함께 주문형비디오(VOD)를 보기 위한 IPTV 플랫폼도 개발할 계획이다.
‘차세대 동영상’ 컨텐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비디오서비스 강화
인터넷 업체인 야후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업체 티보(Tivo)와 제휴해 인터넷과 TV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AOL은 올 초 ‘In2TV’라는 브랜드로 IPTV 6개 채널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 비디오 컨텐츠를 수집, 배포하는 브라이트코브사와 제휴, AOL망을 이용한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통신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태이다.
미국의 선두 통신업체인 AT&T는 동영상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AT&T는 음성전화회사에서 TV 지향적인 통신사업자로 전환한다는 목표하에 다음달 IPTV서비스를 시작하고 2007년까지 180만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2위인 버라이즌도 지난해 9월 텍사스에서 IPTV 서비스 `파이오스’를 최초로 선보였고 내년까지 여타 텍사스 지역과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지로 서비스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벨사우스도 MS의 IPTV플랫폼을 이용한 시험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동영상 시장에서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체는 `아이포드(ipod) 신드롬을 몰고 온 애플사이다.
애플은 아이포드를 통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 70%를 장악한 뒤 음악 유통에서 비디오 유통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꾀하고 있다.
애플사의 강한 행보
애플은 지난해 10월부터 월트디즈니, ABC방송 등의 동영상 내려받기 서비스를 시작, 이미 300만개에 달하는 비디오를 판매했다.
애플은 이어 미국 3대방송의 하나인 NBC방송과 제휴, 아이튠즈를 통해 mp3 음악뿐만 아니라 NBC의 다양한 동영상-방송컨텐츠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PC를 통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MS의 미디어 센터와 비슷하게 리모콘의 디지털 컨텐츠를 검색ㆍ관리할 수 있는 컴퓨터용 프로그램 ‘프론트 로우’를 발표했다.
구본혁 기자 nbgk55@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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