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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도시 중 대형 자연재해에 가장 취약한 곳은 어디일까?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이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리히터 규모 7.8대의 지진으로 3,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활기차던 항구도시의 80%가량이 소실된 가운데 수십만의 주민이 집을 잃어야 했다. 독일의 대표적 보험사 Munich Re에 따르면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대부분 지역이 첨단 내진건축공법에 기초해 재건되긴 했으나 미국 국내 도시 중 자연재해에 가장 취약한 곳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밀도와 부(富), 지질상태, 몇몇 주요 단층선과의 인접성 등의 조건이 독특하게 조합됨에 따라 Munich Re의 “리스크 지수”상에서 167점을 받고 있다. (대도시지역의 리스크 지수는 평균 31점 수준이다. 세계 도시 중 샌프란시스코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도쿄뿐이다. 도쿄는 무려 710점으로 평가됐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지역은 샌프란시스코만(灣)을 매립해 만든 상당 면적의 지대다. 행여 강진이 발생해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주요 단층선 중 하나라도 영향을 주는 날에는 축축한 모래와 침니(沈泥) 성분이 액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지면이 근본적으로 액화된다는 뜻이다. 그 결과 지면 위에 세워진 건축물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1989년 로마 프리타 지진 사고 당시 이층 고속도로 Interstate 880이 오클랜드에서 붕괴되면서 41명의 운전자가 사망했는데 그 붕괴구간은 매립지 위에 세워진 부분이었다.) 물론 이처럼 비관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주민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이러한 애정은 때론 무척 별스러운 방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일례로 리즈 힉콕이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애정을 담아 제작한 작품을 들 수 있다. 힉콕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젤리로 샌프란시스코의 축척 모형을 제작했다. 흔들흔들하는 도심 풍경을 만들기 위해 먼저 각 건물의 주형을 제작해 여기에 젤라틴을 채워 넣은 후(이는 여느 젤리 요리법과 유사한데 물을 덜 사용하게 되므로 그 결과 젤이 더 단단해진다) 밑에서 조명이 비치는 플렉시글라스 판 위에 올려놓았다.



힉콕에 따르면 최고층건물들(트랜스아메리카 피라미드의 경우 높이가 5인치다)이 떨리거나 처지는 모습을 봄으로써 또 다른 강진에 수반될 액화 현상을 미미하게나마 연상케 될 것이라고 한다.

힉콕이 제작한 도시 모형은 진동 테이블 위에 배치된 상태로 지난 2월 3일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엄 과학박물관에서 1일간 전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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