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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 l 김경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경제신문과 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은 왼나선 핵산(Z-DNA)과 오른나선 핵산(B-DNA)의 연결 부위의 삼차원 구조를 규명한 공로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김경규 교수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경규 교수는 중앙의대 김양균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오른나선의 핵산 (B-DNA)과 왼나선의 핵산 (Z-DNA)이 이웃하고 있는 B/Z 연결부위의 삼차원 입체구조를 규명함으로써, 핵산의 나선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변환하는 방법을 원자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Z-DNA는 전사과정에서 DNA가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을 때 생성되는 것으로 유전자의 발현 조절 및 바이러스 감염 질환의 발생과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Z-DNA가 부분적으로 생성될 때 B-DNA와의 연결 부위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오른나선 구조의 B-DNA와 왼나선 구조의 Z-DNA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는 구조적으로 풀리지 않은 과학계의 숙제였다.

왼 나선 핵산과 오른 나선 핵산 연결구조 확인
DNA 나노바이오머신 등 신약개발 가능성 제시

Z형 DNA는 B형 DNA에 비해 열역학적으로 높은 에너지 상태를 갖는다. 하지만 항상 B-DNA의 형태로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부분적으로 Z-DNA가 형성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DNA가 전사나 복제, chromatin remodelling 과정에서 negative supercoil과 같이 높은 에너지 형태에 놓이게 되면 Z-DNA로 변환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염색체에서 B-DNA의 일부가 Z-DNA로 변환될 때, 서로 반대방향으로 꼬여 있는 이중나선이 만나는 연결부분이 생겨나게 된다.

이 때 나선 방향이 정반대인 DNA의 연결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되었고, 이러한 의문을 풀기위해 연결부위의 구조를 밝히고자 하는 많은 시도들이 있어 왔다. B/Z 연결구조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Z-DNA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생리적 조건에서 Z-DNA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핵산의 negative DNA supercoiling과 같은 높은 에너지 상태가 만들어져야만 되는데, 이러한 조건에서는 구조 연구를 수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X-ray 구조 분석에 필요한 안정적인 B/Z 연결구조를 확보하는 것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까닭에 DNA의 다른 3차원 구조인 Holiday junction이나 DNA 사중나선, 심지어 풀려진 DNA 구조 등이 이미 규명되었음에 반해, B/Z 연결구조는 풀리지 않은 상황으로 구조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B-DNA, Z-DNA 그리고 B/Z 연결부위를 모두 가지고 있는 DNA를 생리적 조건에서 안정화시키는 조건을 찾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김 교수의 연구진은 이전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 즉 특이적으로 Z-DNA를 인지하고 이와 결합하여 Z-DNA를 안정화시키는 Z-DNA 결합 단백질을 사용한 것이다.

결정화를 위해 사용한 DNA의 한 쪽 부분에는 Z-DNA 결합단백질이 Z-DNA를 안정화시키고 반대쪽 부분에는 항상 B-DNA 를 형성하는 염기 서열을 채택하여 B-DNA 상태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이들 사이에 B/Z 연결부위가 만들어지도록 디자인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구조 연구에 필요한 결정을 얻은 후 X선 결정 구조결정법을 이용하여 삼차원 구조를 성공적으로 해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 내 DNA 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기초과학 분야의 우수한 성과일 뿐 아니라, Z-DNA 관련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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