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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제사시스템

● 온라인 제사 시스템

제사와 차례는 일상생활에 바쁜 후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비용과 시간측면에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제안된 ‘인터넷 제사시스템’이 지난 2004년에 특허를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제사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인터넷중계시스템과 가상의 인물이 화면속에서 지내는 가상의 제사를 가족들이 참관하는 가상제사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중계시스템은 해외출장 등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참석치 못한 가족들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IT기기만 있다면 어디서든 제사를 참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일부 불손한(?) 후손들이 악용만 하지 않는다면 시간적·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과학의 이기(利器)로 활용할 수 있을 듯 하다.

반면 가상제사의 경우 가족들은 일동배례, 첫잔 올림, 두번째 잔 올림, 메에 숟가락 꽂음, 일동배례, 음복 등 사전에 지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제사를 경건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하면될 뿐 한자리에 모일 필요도, 제사음식을 차릴 필요도 없는 100% 온라인 제사이다.

이 특허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탈가족화가 심화되고 있는가를 반증하는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종교의 유·무를 떠나 이러한 가상제사가 특허청의 높은 문턱을 넘어 특허로 공식등록됐다는 사실에 서글픔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 테러방지용 싱크대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날로 흉폭해지는 각종 범죄들에 의해 얼굴이 찌푸려지는 일이 다반사이다. 이와관련 가족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관심이 많은 가장(家長)들에게 희소식이 될법한 특허가 지난 2004년 7월 출원됐다. 테러방지용 싱크대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싱크대는 인공지능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데 전기충격기, 마취탄 및 가스탄, 그물발사기, 부비트랩 등 그야말로 군용 대테러방지 무기로 사용해도 무방할 만큼 다양하고 막강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도둑, 강도 등 외부인이 집안에 침입할 경우 싱크대는 내장된 얼굴인식시스템을 통해 이를 즉각 감지하고 그물을 발사해 침입자를 제압하게 된다. 이때 마취탄 또는 가스탄도 함께 발사되어 1시간이상 범인을 항거불능상태로 만들 수도 있다. 만약 침입자가 기능정지를 목적으로 싱크대에 물리적 충격을 가할시에는 전자충격기와 부비트랩에 의해 더욱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 테러방지싱크대는 갈수록 흉폭해지는 사회범죄의 대응물로서 구상자체는 기발하지만 상용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결코 만만치 않을 가격은 차치하고라도 이 모든 시스템을 장착하고서 과연 이 제품이 싱크대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 잠수함 식당

지난 2002년 11월 ‘요식업용 잠수함’이란 명칭의 실용신안이 등록됐다.
이 실용신안은 초대형 수족관 내부에 잠수함 모형의 요식업소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쉽게 말해 잠수함 식당인 셈이다.

출원인은 기존에도 비행기·선박·열차 등의 형상을 한 요식업소들이 많이 있지만 외형 이외에 고객이 느끼는 현실감이 전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즉 대형 수족관 속에 잠수함 모양의 식당이나 술집을 차린다면 창밖으로 완벽한 해저 풍경을 연출할 수 있어 고객들이 실제 바다 속에서 식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코엑스(COEX) 아쿠아리움에 한쪽 벽면이 수족관으로 된 식당이 있기는 하지만 만약 잠수함 식당이 국내에 생긴다면 식당 자체를 수중에 넣은 세계최초의 요식업소로서 새로운 외식명소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투자비 대비 경제성 측면에서 본다면 잠수함 식당의 출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주 수입원이 식당인 이상 그 규모가 상당해야 하는데 식당의 네면 모두에 완벽한 물속 풍경을 구현하려면 분명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질관리, 물고기 관리에 필요한 유지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식당 수입으로 타산을 맞춘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쿠아리움처럼 식당과 수족관을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과연 식당 운영을 목적으로 그만한 자금을 투자할 생각없는(?) 재력가가 있을지 궁금하다.

● 다이어트 좌변기

모 여론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노출의 계절 여름을 맞아 우리나라 여대생의 약 77%가 현재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다이어트는 국적과 연령을 막론하고 아름다움을 꿈꾸는 모든 여성들의 최대 화두이다.
지난 2000년 4월 실용신안 등록된 ‘다이어트 좌변기’는 이러한 여성들의 심리를 공략한 상품이다.

이 제품은 다이어트 중인 여성들이 체중감량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자신의 체중을 체크하고 있는데서 출발, 좌변기와 전자 체중계를 일체화했다. 즉 용변을 보기 위해 좌변기에 앉는 순간, 체중계가 자동적으로 몸무게를 측정하여 LCD 패널에 표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반 체중계의 경우 체중을 재려는 본인의 의지가 필요하고 장소에도 한계가 있지만 좌변기는 하루에도 수차례 앉을 수밖에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경각심 고취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출원인은 또 현재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있더라도 비만 등을 이유로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체중감량을 유도하는 동기부여 효과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좌변기가 직접적인 다이어트효과를 제공하지 않으며 무분별한 다이어트 열풍을 조장할 개연성도 있지만 건강을 위해 체중감량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의 정신무장에는 일정부분 효과를 볼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발로 서거나 머리를 숙이기만해도 체중계의 수치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다리를 땅에 붙이고 앉은 사람의 체중을 얼마나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 치한방지용 속옷

원나잇스탠드가 판치고 있는 세상이지만 여성들에게 있어 순결은 아직도 생명만큼이나 소중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성폭행이나 성추행의 피해가 어떠할지는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지난 92년 출원되어 94년 실용신안 등록된 ‘치한방지용 속옷’은 현대판 정조대(貞操帶)라고 봐도 무방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조대는 전체가 쇠로 되어 있는 반면 이 제품은 여성용 거들처럼 생긴 타이트한 반바지에 열쇠 없이는 열리지 않은 쇠 허리띠를 채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거들의 경우 착용감이 좋지 않고 과도한 압박으로 혈액순환을 저해하는 등의 단점이 있지만 이 제품은 대부분이 천으로 되어 있어 착용감과 치한방지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출원인은 용변시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속옷 하부에 별도의 개폐구도 만들었다. 이 개폐구를 통해 성추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개폐구 주변은 뾰족한 침이 설치됐으며 이 침은 착용자 본인이 찔리지 않도록 평상시에는 부직포로 덮어진다.
그러나 이 제품의 단점은 천이 찢김에 약하기 때문에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데 있다. 또한 출원인이 남성인 탓에 여성들이 얼마나 옷맵시에 신경을 쓰는지에 대한 고려도 부족했다.

실제로 필자의 여성 지인들에게 이 제품이 나오면 구입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대부분 ‘앓느니 죽겠다’는 실소만을 터뜨렸다.

● 여성용 세발 팬티스타킹

길을 걷다 스타킹의 올이 풀린 것을 발견했다면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은 ‘스타킹을 벗어 버릴까’ 아니면 ‘투명 매니큐어로 긴급처방을 할까’를 놓고 잠시 고민에 빠질 것이다.

이처럼 난처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을 위해 비상시에 사용 가능한 여분의 다리가 하나 더 있는 ‘세발 팬티스타킹’이 지난 99년 실용신안 출원됐다.
글자 그대로 다리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3개인 이 제품은 여분의 다리 1개가 엉덩이 부분에 별도로 마련된 포켓 속에 넣어져 있다.

이에따라 세발스타킹은 외부활동 중 스타킹의 올이 풀렸거나 찢어졌을 때에도 신속히 교체해서 신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만약을 대비해 별도의 스타킹을 준비할 필요가 없고 새제품 구입을 위해 급히 판매점을 찾아다녀야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어 당혹감과 수치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스타킹을 아예 벗어버리기로 결정한 경우는 물론 새제품을 구입해 갈아 신는 경우, 세발 스타킹의 여분으로 갈아 신는 경우 모두 가까운 밀폐공간까지는 손상된 상태로 이동해야하므로 출원인의 주장과 달리 세발스타킹으로 인한 수치심 감소효과는 전혀 없다.

또한 손상된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냄새로 인한 불쾌감, 3개의 다리 중 가운데 부분에 손상이 있을 경우 처리의 난감함, 엉덩이 부분의 이질감 등도 상용화의 저해요인이다. 결국 이 아이디어는 특허청으로부터 등록거절 판정을 받았다.

● 정치인의 부정부패 방지법

지난 98년 서울에 거주하는 차모씨는 ‘정치인의 부정부패 방지 방법’이라는 눈에 띄는 이름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내용의 핵심은 ‘유권자 후원제도’로서 정치인에게 정기적으로 지역구의 민생현안을 해결케 한 후 해당지역 유권자들이 소정의 정치자금을 제공토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물론 유권자 후원금 이외의 모든 정치자금 모금은 불법이며 유권자는 해당 정치인이 국민과 지역구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할 경우 자금납부를 거부할 수도 있다.

이와관련 출원인은 후원금액을 유권자 1명당 월 200원으로 제안했는데 지난 8년여의 물가상승률을 감안, 1명당 월 500원 정도로만 올려잡아도 국내 최소 유권자 보유지역인 경북 칠곡(67,130명)에서 월 3,300만원, 연간 4억여원의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다. 이는 지역구 관리비로 사용하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금액이다.

특히 이처럼 충분한 후원금이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정치인에게는 형사처벌과 함께 모든 공직에 영원히 진출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벌칙규정도 마련했다.

출원인은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선거 당선 이전과 이후에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현행 제도의 맹점을 완벽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출원은 특허의 차원이 아닌 법제도적 문제이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당연히 거절 판정을 받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인들이 진정 국민을 공경하고 청렴결백해질 수 있다면 월 500원이 아니라 월 5,000원도 웃으며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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