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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말하고 요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풀어야 할 5가지 핵심기술

부엌에서 우리를 향해 조용히 그리고 사뿐히 무언가 걸어오고 있다. 여행용 가방을 내려놓고는 친구 에게 정체를 묻고자 하는 그 때 그것이 로비로 걸어왔다. 친구가 새로 장만한 로봇이 우리 옆으로 와서 기계 다리를 멈추고 서서는 손가락이 4개 달린 손으로 뒷짐을 진다.

보통 사람보다 약간 작은 체구를 가진 이 로봇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싸우면 내가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얼굴이 사람의 얼굴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계처럼 생기지도 않았다. 그리고 다른 훌륭한 집사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깍듯이 고개 숙여 인사한다.


곧 로봇 집사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들은 현재 대학 연구소와 전세계 정부 산하 연구센터에서 한조각 한조각씩 개발되고 있다. 능숙한 손가락을 개발 중인 과학자도 있고, 일부 과학자들은 아직까지는 조악하지만 인조피부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과 독일에서 그리고 메사추세츠 주 니드햄의 올린 대학에서는 아주 어려운 사안인, 기계를 유연하게 그리고 두 발로 걷게 하는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이후에는 로봇의 뇌를 개발하는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이는 기계에 인공지능을 부여하여 팔다리와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고, 가족이나 손님과 상호작용하게 할 것이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의 입맛에 맞는 완벽한 김치찌게를 끓일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물론, 권위 있는 로봇 연구자들 중 상당수는 로봇 가사 도우미와 같은 미래의 시장보다는 좀 더 당면한 과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예로, 코넬 대학의 엔지니어 앤디 누이나는 걷는 로봇을 연구하여 사람의 운동을 더 잘 이해함으로써 다리의 힘이 약해진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카네기 멜론 대학의 컴퓨터 공학자 제임스 커프너와 올린 대학의 공학자 질 프래트와 같은 다른 연구자들은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 개별 연구가 결국에는 하나의 플랫폼 즉, 잔디를 깎고 우리를 피곤한 집안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줄 로봇을 탄생하게 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 멀티태스킹을 기르기 위해 인간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에는 무엇보다 주요 5가지 부분 즉, 상호작용, 운동성, 네비게이션, 조종, 지능 등에 있어 큰 발전이 있어야만 한다.

핵심기술 1: 상호작용

잭이 ‘지브스(Jeeves)’라고 이름 붙인 이 로봇이 나의 눈을 바로 쳐다보며 ‘안녕’이라고 인사한다. 나는 부러운 나머지 이에 답하지 못한다. 이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들은 바는 있지만 가격이 내가 지불하기엔 너무 비쌌다.

잭이 끼어들어서는 “이쪽은 그렉일세. 내 친구지.”라고 한다. “반가워요, 그렉. 가방 들어 드릴까요? 무거워 보이는데요.”라고 지브스가 상냥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잠깐 생각 한 나는 “그래 주세요. 그동안 우린 맥주 한 잔 하죠.”라고 말한다.

지브스가 머리를 갸우뚱한다. 기계로 된 그의 이마에는 주름이 잡힌다. 잭이 내가 한 말을 다른 말로 바꾸어 말해준다. “그렉이 맥주 좀 갖다 주었으면 하네.”

전문가들은 로봇과 지내기가 그리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메사추세츠 주 벌링톤 소재의 i로봇 대표이사 콜린 엔젤에 의하면 로봇 진공 청소기 소유자 중 60%는 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줄 정도로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이들이 가장 흔히 붙이는 이름은 지브스나 로지였다).

보다 발전된 형태의 기계의 경우, 이제 막 생겨난 인간-로봇 상호작용 분야에 있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보기에는 사소해 보이는 친근한 신호로도 사람들이 느끼는 편한함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치켜 올린 눈썹이나 기울인 머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더욱 인간처럼 보이게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로봇의 시선은 멍하지 않을 것이다. 로봇 집사는 새로운 인물과 마주치면 그를 스캔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물 디지털 데이터의 목록과 피부색 등 특징들을 비교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로봇은 이를 알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로봇은 이 낯선 이에게 이름을 묻고 그 정보를 저장하여 다음에는 보다 친근하게 인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독일 칼스루에 대학의 컴퓨터 공학자이자 하트위그 홀자펠과 그의 팀은 이미 ‘아르마르-3’이라는 인간을 닮은 로봇에 이처럼 기본적인 상호 작용적 기능성을 넣고 있다. 그는 다음 과제는 사람의 명령을 이해하는 로봇을 만들어 내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명령을 이해하는 것은 요구 사항에 들어 있는 단어들을 해독해 내는 언어 인지 시스템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난 후 이 텍스트를 로봇의 기억 장치에 저장되어 있는 구문 리스트와 비교하게 된다. 만일 구문이 지나치게 모호하여 확실히 매치되는 것이 없다면 로봇은 좀 더 명확히 말해 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대화상대가 인식이 가능한 요구사항으로 이 명령을 바꾸어 말하면, 로봇은 매치되는 구문을 찾아내게 되고, 일종의 알고리즘이 활성화되어 특정행동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상호작용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MIT 미디어 연구소의 뎁 로이와 그의 연구진은 그들이 개발 중인 로봇 ‘트리스크(Trisk)’를 경험을 통해 단어의 정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게끔 훈련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무게’라는 단어가 있다면, 이 단어의 정의를 단순히 ‘트리스크’의 뇌 장치에 입력시키는 것이 아니라, 로봇에게 물건들을 들어보게 하여 상대적인 무게감을 체험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로봇은 우리가 말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로봇의 CPU에 단어들이 입력되어 있어서가 아닌, 이들이 경험한 바와 비교해 봄으로써 가능해진다.

3가지 중요한 사실
1. 걷는 로봇은 이미 10여년전부터 일반화되어 있다.
2. 주변환경과 상호작용 하는 휴머노이드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속도도 빠를 것이다.
3. 수십년내에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로봇 집사가 개발된다.

핵심기술 2: 운동성

내 가방을 옷장에 넣은 ‘지브스’는 잭이 음료수를 넣어둔 냉장고가 있는 지하실로 향한다. “빨리 뛰어 가서 맥주 좀 가져오게”라고 지브스의 뒤통수에 대고 외치면서 나는 로봇이 봉사하는 이 모든 것을 차츰 즐기게 됐다.

지브스는 내 명령을 글자 그대로 해독하여 뛰기 시작한다. 멍청이 로봇 같으니라고! 지브스는 코너를 돌아 부엌으로 가서는 지하실 계단을 급히 뛰어 내려가 맥주병 하나를 집어 들고 계단을 뛰어 돌아온다.

현존하는 인간형 로봇으로는 가장 유명한 혼다의 ‘아시모’는 달리기, 계단 오르기, 심지어는 훌라춤도 출 수 있다. 이 로봇들은 넘어지지 않도록 고안되어 있어 안전하다.

그러나 각 연결부분마다 팔다리의 동작 모두를 제어하는 동력장치가 있어 움직이는 데는 많은 동력이 소모된다. 아시모의 배터리는 기껏 30분 정도밖에 버티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집사로써 저녁 만찬도 제대로 치러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로봇 연구자들은 이족 보행 로봇의 운동성에 대한 접근을 다른 각도에서 시도하고 있다. 작년에는 연구진 몇 팀이 공동으로 인간과 같이 경직되어 있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다리를 흔들며 움직이도록 고안된 로봇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모든 동작을 모터로 움직이거나 보행을 일일이 조정하지 않으며, 다리의 움직임은 마치 진자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그 결과 더욱 효율적인 이족보행 로봇이 탄생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와 같은 로봇은 견고성이 훨씬 떨어진다.

연구팀을 이끈 코넬 대학의 공학자 앤디 루이나는 “이 로봇은 한 가지밖에 수행해 내지 못합니다. 똑바로 걸을 수 있을 뿐이죠. 심지어는 일어서는 것도 못해요.”라고 서슴없이 비판한다.

인간을 닮은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집을 오가면서 단한번의 충전으로 모든 집안일을 해낼 수 있게 되려면 연구자들은 안정성과 효율성 사이에서 가장 최상점을 찾아내야만 한다.

일부 로봇 연구자들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전기 충격이나 레이저 파동에 반응하여 수축쪾이완되는 인공 근육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새롭고 기능이 더욱 향상된 작동기가 있다면 이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도 있다.

‘아시모’의 다리를 움직이는 시스템이 좀 더 작고, 동력을 훨씬 덜 소모하는 것이라면, 1회 충전후 작동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기계를 움직이는 두뇌
질 프래트
그가 만들어낸 인간의 근육과 흡사한 용수철 동력장치로 로봇의 다리 효율성과 반동성은 더욱 향상된다.


여느 다른 아이들처럼 질 프레트씨는 부모님이 방을 청소하라고 시키면 시무룩해지기 일쑤였다. 문제는 이삭 아시모프의 열렬한 독자이자 거대한 철제 로봇에 관한 TV 연속극 ‘지갠터’의 열혈팬이었던 그는 자신의 힘을 쓰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으리라 믿었던 것이다. “전 제가 해야할 일을 대신 해줄 로봇을 원했죠.”라고 그는 회상한다.

약 30년이 지나 프래트씨는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최초의 연구는 1993년에 발명해 낸 연속 탄성 작동기(series elastic actuator)였다.

이 장치는 스프링이 달린 전기 모터로 로봇의 다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한편 움직임을 좀 더 유연하게 하였다. 이 장치들은 1990년대 후반 MIT의 레그 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만들기 시작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인 M2에 근육을 대신하는 기계장치로 사용됐다.

올린 대학으로 프래트씨가 2001년 옮기면서 그와 함께 이곳에 와 있는 M2는 에너지 효율성은 뛰어나나 견고성이 떨어지는 로봇과 완벽하게 균형을 잡지만 동력을 많이 잡아먹는 이족보행 로봇의 중간 정도의 보행능력을 갖추고 있다.

헌신적인 연구 보조원들과 함께 브래트씨는 올해 가을에 새롭고 향상된 버전의 M2(사진 오른쪽)가 그 첫 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예측하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 브래트씨는 현재 하고 있는 연구로 언제쯤이면 그가 어린 시절 꿈꾸었던 ‘집을 청소하는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예측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우리의 기술로 인간을 닮은 다재다능한 로봇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 로봇들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에는 확신하고 있다. 그는 인간을 닮은 로봇으로 사람이 손으로 하는 일에서 해방되어 두뇌를 보다 고차원적인 사고와 더 나은 관계 형성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라 본다.

인간 처럼 걷기

이족보행 로봇의 걸음을 자연스럽게 만들도록 하기 위해 로봇 고안자들이 힘과 유연성간의 간극을 좁히고 있다.

질 브래트씨의 M2 역시 인간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유연하면서도 에너지는 절감되는 걸음을 구현해 내고자 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는 균형을 잡을 수 없으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M2에는 하중이 다리에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읽어내게 될 민감한 발가락과 발꿈치가 장착 된다.

이 데이터는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무릎, 발목, 엉덩이 등에 각각 어느 정도의 힘(torque)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다리 속의 스프링
수축하는 근육처럼 작동기들은 보행 시에 선별적으로 각기 다른 접합 부분에서 가동되어 M2가 부드러우면서도 인간과 같은 걸음을 걷도록 하는 한편 소중한 에너지를 절감 해준다.

핵심기술 3: 네비게이션

‘지브스’가 맥주를 들고 서둘러 부엌을 나오는 동안,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메리’가 짖어대면서 통로에서 버티고는 비키려 하지 않는다. 이에 부딪히는 것을 피하고자 로봇은 다른 길을 택한다.

돌아서서 아이 보호용 안전문을 뛰어넘어 거실로 온 그에게는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바로 잭의 두 살 난 아이가 어지럽게 여기저기 던져둔 블록과 동물 인형들이다. 이런 경우, 지브스의 복무 규정에 따르면 이 물건들을 집도록 되어 있다.



이외에도 복무 규정에는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기, 바닦 닦기, 먼지털기, 설거지하기 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맥주가 더 중요하다. 그는 장난감을 피해가며 조심스럽게 방을 통과해서 맥주를 배달해 준다.

휠체어로도 이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데, 집사형 로봇에 다리가 달릴 필요가 있는 가를 두고 로봇 연구자들 사이에 논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두 발이 있는 로봇에는 아주 뚜렷한 장점이 있다.

바퀴가 달린 로봇이 어지럽혀진 방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길을 치워야 한다. 하지만 두발이 달린 로봇은 발꿈치를 들고 장애물을 뛰어 넘으면서 갈 수 있다.

바퀴로 작동하든 또는 두 발로 움직이건 간에 로봇 집사는 움직여 다닐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우선 로봇에는 장애물을 감지해 낼 적절한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방안에 있는 모든 것의 형태, 크기, 위치에 대해 세밀하고 지속적으로 최신 정보로 바뀌는 360도형 모델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레이저 거리 측정기, 적외선 3차원 비전과 같은 센서를 장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아주 똑같은 것, 그 이상의 능력을 갖추는 것을 반대하는 까다로운 과학자들도 있다. 이 같은 견해는 미국보다는 일본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이는 기계화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과제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로봇이 두 발로 걸어야 하는 이유는 바퀴보다 다리가 더 나아서가 아니라, 바로 인간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그룹들에게 있어서 사람이 하듯이 물체들의 거리를 가늠하는 데에 두 눈의 시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레이저 파동을 보내도록 하는 것은 기계에 사람의 능력을 재현해 내고자 하는 연구를 그르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는 곧 속이는 행위가 될 것이다.

가상의 휴머노이드와 실제 휴머노이드 모두를 가지고 보행로를 계산해 내는 연구를 하고 있는 제임스 커프너씨는 로봇의 네비게인션과 관련된 결정 과정을 체스에 비유하여 말한다.

어떤 방을 가로지를 때 물체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가는 길에서 소파와 인형을 두고 무엇을 치우고 어떤 물체를 우회하여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각 걸음은 방의 다른 쪽으로 가는 것과 같은 장기적인 결과와 관련하여 고려된다. 로봇은 신속성쪾안전성쪾효율성 모든 것이 적절히 배합된 길을 골라 걷기 시작한다. 이 모든 과정 중에도 로봇은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최신정보로 바꾸면서 변화된 것은 없는지 그리고 최상의 길을 택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기계속의 두뇌
제임스 커프너
장애물을 인식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컴퓨터 공학자 제임스 커프너씨의 목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다.

그의 목표는 로봇이 집안에서 장애물을 피해 걸어 갈 수 있는데 필요한 정도의 지능을 로봇에 심어주는 것이다. 3차원 입체 비전과 레이져 거리 측정기 덕분에 로봇은 물체는 인식해 낼 수 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에요.”라고 말한다.

현재 35세인 커프너씨는 로봇학 분야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일본을 가야한다는 사실을 학생시절부터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일본어를 독학하여 박사 학위 취득 후 이 분야의 유명 인사인 동경대의 이로치카 이노우에씨와 함께 연구할 자리를 얻었다.

이노우에씨의 로봇들은 기계적으로는 미국의 로봇들보다 훨씬 앞서 있었으나, 지능 면에서는 현저히 제한적이었다. 그리하여 커프너씨는 모든 코드를 다시 써서 이 로봇들의 능력을 향상시켜 이노우에 연구진에서 장기간 연구할 수 있는 자리를 얻게 된다.

커프너씨는 여전히 일 년에 2개월 정도는 일본에서 머물면서 그가 개발한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시험해 보고 있다.

유능한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우선은 알고리즘을 가상의 세계에서 돌려본다. 그런 다음 그 코드를 혼다의 아시몬 HRP-2(이노에씨가 주축이 되어 개발한 것으로 프랜스포머의 선구자격인 옵티머스 프라임의 동생으로 여겨질 수 있으리만큼 흡사하다)와 같은 실제 로봇으로 보낸다.

그러면 로봇은 센스를 이용하여 이들을 둘러싼 세계의 모형을 만드는데, 커프너의 소프트웨어로 우선순위를 가늠하여 갈 길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집안 장애물 피하기
보행하는 로봇이 움직이는 길에 있는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 물체를 옮길 것인가, 뛰어 넘을 것인가, 돌아서 갈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전화가 울리고 있고, 인간을 닮은 로봇은 자신과 테이블 사이에 있는 장애물들을 어떻게 헤치고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우선 로봇은 비디오 카메라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여 주변 환경에 대한 모델을 만들어 내고(소파는 여기, 사무실 의자는 저기, 바로 앞쪽에는 안마기라는 식으로) 속도와 안정성을 포함하여 각 우선순위를 비교하여 갈 길을 정하게 된다.

“소파를 뛰어 넘는 것은 위험하고, 안마기는 무겁다. 하지만 바퀴가 달린 사무실용 의자는 쉽게 옮길 수 있다. 그게 최상의 통로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 로봇은 걸으면서 소파 쪽으로 기어 오고 있는 갓난아기와 돌발적인 같은 변화까지 고려하게 되며 처음의 진행방향을 최신의 것으로 바꾸고, 목적지에 가기 전까지 계속 새로운, 그리고 더 나은 길을 계산하게 된다.

핵심기술 4: 조종

거실에서 지브스가 다른 필요한 것은 없는지를 물어온다. 잭이 “저녁은 언제쯤 준비되나?”라고 묻는다. 그와 그의 아내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인 마늘과 올리브유로 구운 송아지 고기 요리를 부탁해 놓은 상태이다.

“7시에 준비됩니다.”라고 지브스가 답한다. 거실에 어지럽게 놓인 물건들을 치운 후 지브스는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어 요리를 시작한다.

올리브유는 오븐 위에 있는 장에 있다. 센서기능이 달린 인공 피부로 된 지브스의 손가락과 손바닥은 그가 팔을 뻗치자 마치 제2의 눈처럼 작동하여 그의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올리브 병의 목 부분을 잡게 한다.

정체불명의 물체를 깨거나 떨어트리는 일 없이 잡을 수 있는 능력인 자동조종은 이 연구에서 점점 중요해져 가고 있는 분야이다. 자동조종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파악하는데 필요한 장치들을 로봇에 장착함으로써 이 로봇들의 지능적인 작업 범위를 더 넓혀 주기도 하지만, 좀 더 기본적인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인간을 닮은 로봇이 진공청소기를 밀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빼고, 문을 열고, 그리고 칼을 사용하여 마늘과 대파를 다져주기를 원한다. 이 모든 것을 해내려면 손이 필요할 것이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유지와 보수 작업을 하도록 고안된 미 항공 우주국의 ‘로보너트(Robonaut)’를 보면 가늘고 인간의 손과 크기가 비슷한 손이 달려 있다. 그리고 작년에는 동경대의 로봇 연구자들이 시속 186마일(시속 270킬로미터)로 던진 공을 잡아내는 로봇손을 개발해 냈다.

이들 모두는 눈부신 발전이라 할 수 있으나, 로봇 연구자들은 조작에 있어서 다른 중요한 부분은 바로 촉감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람의 피부는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우수한 감지장치라 할 수 있어요.”라고 올리버 브록씨가 말한다. 메사추세츠 암허스트 대학의 로봇 학자인 그는 현재 문을 열도록 고안된 로봇 손을 개발 중이다.

MIT에서는 로봇학자 에두아르도 토레스-하라씨가 ‘오브레로(Obrero)’라는 팔이 하나 달린 로봇을 좀 더 정밀하게 만들고 있다. 이 로봇의 손가락과 손바닥은 손에 가해지는 힘의 존재와 그 정도를 감지할 뿐만 아니라, 압력이 가해지는 방향까지 감지해 내는 인공 피부가 감싸고 있다.

기계속의 두뇌
에두아르도 토레스-하라
인간의 복잡한 촉감 센스를 흉내내는 로봇의 팔


에두아르도 토레스-하라씨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팔에는 손가락은 3개만 달려 있고, 울통불퉁한 남옥색의 피부 조각 몇 개만이 보일 뿐이다.

이 팔은 현재는 오브레로(스페인어로 일꾼이라는 뜻)라는 로봇에 부착되어
있지만, 그는 언젠가는 이 팔의 좀 더 향상된 버전이 옷을 개키고, 식기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고 심지어 화성에서 암석을 채취하는 일까지 해내기를 바라고 있다.

토레스-하레스씨는 처음에는 기업가로 시작하여 고향인 에콰도르에서 여러 전자회사의 시작을 돕던 중 1999년 MIT의 인간을 닮은 로봇 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피부를 입힌 로봇의 손은 배터리가 떨어져 가면 벽에 있는 소켓에 스스로를 꽂는 초기의 ‘혼자 충전하는’ 로봇에서 시작됐다. 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소켓은 찾을 수 있었으나 다른 큰 과제는 플러그를 정확히 꽂도록 조작하는 일이었다. “사람에겐 이건 쉬운 일이죠, 하지만 로봇에게는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라고 토레스-하라씨는 말한다.

대부분의 기계손은 이런 일을 해낼 만큼 민첩하거나 민감하지 못하다.

그리하여 그는 압력에 민감하여 힘이 가해지는 방향을 알아내는 피부의 돌출부분을 포함한 손의 생태를 연구했다.

손가락과 손목, 그리고 팔에는 민감히 반응하는 용수철을 기반으로 한 작동기가 가해진 힘을 적절히 중재하여 손을 너무 꽉 쥐지 않도록 해주며 오브레로가 탁자 위에 있는 물체를 손으로 탐지해 보도록 한다.

이는 우리 인간이 깜깜한 방에서 손가락을 사용하여 전등 스위치를 찾는 과정과 아주 흡사하다.

어떻게 잡는가
MIT에서 개발 중인 피부로 로봇의 손은 어떤 물체가 손가락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해 내고 이를 멈추도록 반응할 수 있도록 한다.


핵심기술 5 : 지능

식탁에 세 명이 식사할 준비를 끝낸 지브스가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말한다. 잭과 미아와 나는 개인 스카이차량에 대한 새로운 항공 교통법에 대해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가사일을 하는 휴머노이드가 얼마나 똑똑해 질 수 있는 지는 여전히 미결 상태로 남아있다. 지능에 대한 접근방법으로는 상향식, 하향식 두가지가 있다. 전자는 학습하고 스스로 진화해 나가면서 성숙해 가는 동안 지능을 얻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미국의 로봇 연구실에서 활발히 연구 중인 하향식 인공지능은 일 잘하게 하는 접근법으로 여기서는 로봇이 일을 수행해 내는 데 필요한 특수 목적을 가진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다. 하향식 두뇌로는 로봇 집사는 자기 의견을 구현해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커프너씨는 이는 개인용 컴퓨터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로봇 주인은 기본적인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축소된 버전부터 시작하여 마치 컴퓨터처럼 필요한 프로그램을 덧붙여 나가게 될 것이다. 이 경우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을 다운받듯 피자굽는법을 다운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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