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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죽음 체험관

기상천외한 특허세상

특허는 사전적 의미로 ‘어떤 사람의 공업적 발명품에 대해 그사람 또는 그사람의 승계자에게 독점할 권리를 법적으로 부여하는 행정행위’를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수많은 업체들이 특허청의 문을 넘나들고 있다.

이중에는 머지않은 미래에 히트상품, 첨단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아이디어 제품들은 물론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한 기술이나 상품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아이템들도 다수 존재한다.

자료제공: 한국특허정보원

● 가상 죽음 체험관

인생에 있어 경험만큼 소중한 재산은 없지만 질병, 사고, 죽음 등 경험하지 않을수록 좋은 것들도 있다. 하지만 안전하게 죽음을 경험해볼 수 있다면?

올해 1월 안전한 죽음(?)을 보장해주는 ‘가상 죽음 체험관’이 특허등록됐다.
이 체험관은 가상의 입관(入棺)체험과 화장(火葬)체험을 제공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고객은 일정시간동안 가상의 관속에 들어가 입관, 화장 등 죽음을 체험할 수 있는데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나 명상의 말이 흘러나와 차분히 지난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칸막이로 이등분한 2인용 관을 활용해 부부, 애인, 친구, 가족들이 함께 죽음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출원인은 이같은 죽음체험이 단순한 공포심 유발이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간의 본성을 되찾게 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곤경에 빠진 사람들의 경우 최악의 상황인 죽음에 처해봄으로서 슬픔과 절망을 이겨내는 기회가 됨은 물론 범죄예방, 자살방지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죽음체험관이 문을 열게 된다면 강력범죄와 반인륜범죄, 자살 등이 급증하고 있는 현시대에서 가족애 확인과 생명경시풍조 확산방지에 적지않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화장실 문 투시창

화장실 양변기에 앉아 문밖에서 일어나는 상황이나 화장실을 오고가는 사람들에 대해 심각한(?) 궁금증을 느껴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84년 이러한 궁금증을 일거에 해소시켜줄 ‘화장실 문 투시창’이 실용신안 출원됐다.

이 아이디어는 화장실 문에 아파트 출입문에 장착된 것과 동일한 소형 투시창을 설치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자세한 설명이 없어 설치목적, 기대효과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투시창이 허리높이에 설치된다는 점에서 양변기에 앉은채 외부상황을 확인토록 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식선상에서 굳이 효용성을 찾자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화장실칸 앞에 줄서있는지를 확인, 볼일 보는 속도를 조절한다거나 물뿌리기와 같은 친구들의 짓궂은 장난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정도이다.

물론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겐 문밖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화장실문의 투시창은 보안을 목적으로한 아파트문의 투시창과 달리 문밖에 서있거나 화장실을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데다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법적 문제의 소지도 있다. 더욱이 관음증 환자들에 의해 악용될 개연성까지 상존한다.

특허청은 이처럼 득보다는 실이 많은 이 아이템의 실용신안등록을 거절했다.

● 미래 택배 서비스

영화 툼레이더에서 주인공 라라 크로포트는 실종된 아버지가 수년전 보냈던 편지를 배달받으며 백투더퓨쳐3에서는 무려 1백년전에 보낸 편지가 배달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우체국이나 택배회사를 통해 미래의 누군가에게 편지 또는 물건을 보낼 수는 없다.

물론 지정일 택배서비스 제도가 시행중이기는 하지만 이는 기껏해야 한달이내의 시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날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일뿐 수년 혹은 수십년의 기간을 설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착안한 ‘미래 택배서비스’라는 신개념 비즈니스모델이 올해 5월 특허출원됐다.
이는 기존 택배시스템에 시간개념을 추가, 고객이 맡긴 물품을 미래의 특정시간까지 보관한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서 택배비에 더해 보관료를 받기 때문에 수십년이후의 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조부모가 미래의 손자쪾손녀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군입대, 해외연수 등을 앞둔 사람들이 가족과 애인에게 생일선물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대학입학, 창업, 입대를 앞둔 자신의 심정과 각오를 적어 미래의 본인에게 보내는 타임캡슐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신혼부부가 결혼10주년 기념일 선물을 서로에게 보내거나 아이들의 어렸을적 애장품을 성인이된 후 돌려주는 등 아이디어에 따라 무한한 활용성을 갖는다.

물론 현시점에서 특허등록 여부나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전혀 새롭고, 매우 매력적인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향후 이같은 방식의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 가스총 내장 자동차

얼마전 연예인 이지현씨의 납치사건에서처럼 차량을 통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운전중 강쪾절도 상황 발생시 안전한 탈출을 도와주는 ‘가스총 내장 자동차’가 지난 2001년 실용신안 등록됐다.

이 아이템은 차량의 천장에 가스분출구를 장착, 운전석을 제외한 보조석과 뒷자석에 최루 또는 마취가스를 발사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위험상황시 운전자의 차량탈출을 시간을 벌어준다.



출원인은 이 장치를 장착하면 택시운전자의 불안감이 해소되어 인상착의가 불량스러운 승객에 대한 승차거부가 줄어듦으로서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영업용 차량, 여성 자가운전 차량, 현금수송차, 회사기밀 운반차량 등에는 물론 심야에 현금영업을 해야 하는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출원인은 강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현금(지갑)을 꺼내는 듯한 동작에서 가스를 발사할 수 있도록 발사버튼을 운전자 우측의 콘솔박스나 계기판 근처 등에 위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는 강도의 제압이 아닌 탈출을 목표로 한 장치이기 때문에 얼마전 소개한 고압전기식 택시강도방지장치(본지 7월호 61면 참조)와 비교하면 일견 소극적 방법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효용성쪾안전성쪾실효성 측면에 있어 훨씬 뛰어난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 범죄예방 엘리베이터

늦은밤 귀가하는 여성들에게 낯선 사람과의 엘리베이터 동승은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밀폐된 공간인 엘리베이터가 강도, 절도, 성추행의 온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엘리베이터 전문업체인 동양엘리베이터는 지난 2001년 4월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사람들의 인체반응을 탐지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범죄예방 엘리베이터’에 대한 실용신안을 출원, 같은해 6월 공식등록됐다.

이 엘리베이터는 범죄자들이 범죄를 행하기전 심리적 긴장감에 따른 맥박상승으로 체온이 올라가거나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내게된다는 사실에 착안, 탑승자들의 체온과 음성을 감지하는 적외선온도센서, 음파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만일 탑승자의 체온상승, 이상음파 등이 감지되면 사전에 설정된 기준치와 비교하여 범죄발생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엘리베이터 내부의 부저가 울려 범죄행위를 포기토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물론 관리실(경비실)에도 비상벨을 설치, 보안담당자의 집중적인 관찰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음성과 체온만으로 사람의 범죄의지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오류의 소지가 너무 많아 상용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방금 조깅을 마쳤다거나 예비신부의 집을 처음 방문하는 예비신랑, 단순히 화가 난 사람 등이 범죄자 취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남녀공용 서서보는 소변기

일반적으로 남성은 서서, 여성은 앉아서 소변을 본다. 이러한 생리적인 차이로 인해 휴가철 휴게소나 대형 행사장의 여자화장실에는 항상 긴 줄이 형성된다.

하지만 만약 여성들도 서서 배뇨를 할 수 있다면 오랜시간 순서를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을까?

지난 2002년 전북 전주의 김모씨는 여자도 선채로 소변을 볼 수 있는 ‘남녀공용 입식 소변기’라는 명칭의 상식을 깬 실용신안이 등록됐다.

김모씨는 현재의 남녀간 배뇨차이가 관습에 따른 것일뿐 여성들도 충분히 서서 소변을 볼 수 있다며 남성용 소변기와 기존 양변기를 일체화한 듯한 새로운 형태의 소변기 디자인을 제시했다.

그는 여성들이 선입견만 제거한다면 입식소변기를 통해 변기부족이라는 여성화장실의 고질적 문제 해결이 가능하고 물 절약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소 엉뚱한 발상임에 틀림없지만 해외에서 이미 여성의 입식 배뇨를 가능케 해주는 1회용 배뇨기구가 아이디어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혀 불가능한 생각만은 아니다.

그러나 출원인의 지적에서처럼 수천년간 이어져온 여성들의 좌식배뇨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말처럼 간단치 않으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용화를 위해선 적지않은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2010년부터 남녀 성별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집행하는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도 상용화의 악재로 꼽힌다.

● 타이어 파손시 사고방지장치

자동차 주행시 타이어가 파손(파스)되면 차량은 일순간 방향성을 잃고 옆차선을 침범하게 된다.

타이어 바닥면 보다는 옆면이, 뒷바퀴보다는 앞바퀴가 파손됐을때 방향성은 더욱 크게 흔들리며 고속도로에서와 같은 고속주행시에는 대형사고로 이어지곤 한다.

이와관련 지난해말 현대자동차는 타이어 파손시 차량 스스로 방향성을 유지해 충돌 또는 추돌사고를 막아주는 사고방지장치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이 장치는 타이어 파손으로 급격히 좌우바퀴의 직경이 달라질 경우 핸들과 바퀴의 연결부를 분리시켜 운전자의 과도한 조작을 방지한후 차량 스스로 바퀴의 방향을 조정함으로서 좌우 치우침을 막고 타이어 파손이전과 동일한 방향성을 유지시킨다.

이렇게 방향성이 유지되면 브레이크 기능이 작동되어 차량은 천천히 정지하게 된다. 일종의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인 셈이다.

현대측은 출원서에서 “타이어 파손시에는 급격한 핸들조작을 삼가고 천천히 제동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운전자들이 침착성을 잃고 극단적인 방향선회나 급브레이크를 밟아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설명하고 “운전자의 인위적인 급조작을 방지함으로서 모든 탑승자들을 사고에서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이 시스템이 승용차와 트럭 등에 장착된다면 사고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물론 주기적인 타이어 점검이 그 어떤 첨단기술보다 확실한 사고방지책임은 두말한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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