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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없는 화학발전’ 관건

과학자들간의 열린 정보교류 연구과정의 필수… 물리·화학 등 기초학문의 중요성 강조

“제가 93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나오게된 것은 창의적인 연구와 과학자들간의 교류를 통해 발전된 연구결과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철호 연세대 화학과 교수는 과학자들이 우수한 연구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국내외를 막론한 공개적인 학술교류가 중요하다며 자신의 연구결과를 동종분야 여러학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그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요즘 과학기술 트렌드가 학문적 영역없이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해 가고 있는 추세라며 학문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서로간의 정보교류는 연구과정에 매우 중요한 절차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응용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물리 화학과 같은 기초학문의 중요성이 퇴색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화학산업은 우리생활의 편리성과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전이금속촉매를 이용해 오염물질없이 원하는 유기화합물만을 만드는 유기화학반응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전철호 연세대 화학과 교수를 만나 그의 성장배경과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문답형식으로 들어본다.

-편집자 주

● 교수님께서 화학을 전공하게된 동기와 그 배경을 설명해 주시지요.

“나는 고등학교 화학교사이셨던 아버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화학과 친숙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의 기억 가운데는 아버지께서 실험기구를 사용하여서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어머니께 사용하게 하셨던 것이 있다.

아마도 겨울철 추운 날씨에 손이나 얼굴이 트는 것을 막아주는 콜드크림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실험을 좋아하셨던 아버지께서는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도 산소발생장치와 같은 신기한 장치를 보여주시며 잘 이해도 못하는 나에게 설명을 하시고 직접 실험을 시키곤 하셨다.

△ 화학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

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버지에게서 직접 화학과목을 배우게 되었는데 화학선생의 아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화학공부를 못한다면 아버지의 체면이 말이 아닐 것 같아 다른 과목에 비해 좀 더 화학공부를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화학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됐던 것 같다. 특히 아버지께서는 화학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학문을 하려면 화학을 공부해야한다는 말씀을 자주하셨으며 내가 대학진학을 화학과로 선택하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과 나의 화학에 대한 흥미로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봐야할 것 같다.

화학에 대한 열정을 갖고 계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여동생도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게 됐다.

지금도 아버지께서는 8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화학에 관한 시사성 있는 이야기만 나오면 화학에 대해 문외한인 친지들에게 그 원리나 역사적 발명에 관해 설명하시느라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다.

따라서 내가 화학을 전공하게 된 이면에는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 BK21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얻었던 성과와 개선해야할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나는 1차 BK21사업 핵심과제의 팀장으로 사업을 수행 했었다. BK21사업은 대학원생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면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 사업 전까지는 생활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원에 가서 전일제로 연구를 하는 학위과정을 수행하기란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BK21사업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넉넉한 지원은 못되지만 자신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기회를 준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해외 국제학술대회 등에 참가해 자기의 연구를 국외 과학자들과 함께 발표할 수 있도록 견문을 넓혀준 것도 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보완돼야 할 선택과 집중

특히 BK21 평가방법으로 기존의 평가방법과는 다르게 SCI저널 발표수나 Impact factor의 합으로 평가하는 등 객관적인 척도로 교수님들의 업적을 평가해 지원해 준 것도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같은 학문 내에서도 전공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다보니 유행을 따르는 세부전공과 유행에 좀 뒤쳐진 전공과의 평가격차가 커졌다.

BK21지원을 받는 연구팀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팀과의 격차가 너무 커져 학문간, 학과간, 학교간의 융화가 어려워지는 것은 앞으로 개선해야할 사항으로 지적하고 싶다.

경쟁을 부추기다보면 이러한 과정에서 학문의 발전은 꾀할 수 있겠지만 학문간 서로 협력해야할 부분에서 융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현재 유행하고있는 학문분야 뿐 아니라 희소성이 있는 학문도 학문간 연계를 위해서는 지원이 필요하며 현재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한 집중과 선택에 의한 지원은 앞으로 보완돼야 할 것이다.”

● 교수님의 주요 연구업적 가운데 하나인 ‘전이금속촉매를 이용한 환경친화성 케톤 합성기술’에 대한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이 연구는 내가 국가지정연구실로 2000년에 지정받아 2005년까지 5년간 과학기술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지금도 계속 후속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본 연구의 근본 목적은 유기합성반응을 환경친화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최근 화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이미지로 일반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환경오염’ 또는 ‘환경파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 과학발전의 주역 환경파괴의 주범

20세기는 화학의 세기라 할 만큼 과학 가운데서도 화학이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발전만큼이나 공해나 환경파괴의 주범도 화학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공업의 발전은 이미 인류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은데, 그 이유는 화학제품 없이 인류는 단 하루도 제대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오염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화학공업을 모두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화학공업에서 생성되는 오염물질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화학제품을 만들면서 생성되는 오염물질을 화학반응을 통해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물질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가되지 않는 물질로 바꾸기 위해 첨가하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에도 또 다른 오염물질을 배출하게 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나의 주요연구는 전이금속촉매를 이용해 오염물질의 생성없이 원하는 유기화합물만을 만드는 유기화학반응을 개발하는데 맞춰져 있다.

오염물질 처리비용이 들지도 않을 뿐 아니라 반응도 다단계 반응을 단단계 반응으로 바꿈으로서 경제적으로도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오염처리비용이 커짐에 따라 이렇게 오염물질이 만들어지지 않는 환경친화성 반응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Caltech의 Grubbs교수나 MIT의 Schrock 교수가 개발한 ‘전이금속 촉매를 이용한 복분해반응(Olefin Metathesis)’이나 2001년도 노벨상을 받은 나고야대학의 Noyori 교수의 ‘광학활성 촉매를 이용한 광학이성질체합성법’도 이런 친환경성 유기합성반응의 일종이다.

△ 균일촉매와 불균일 촉매의 결합

따라서 최근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합성법도 전이금속촉매를 사용해 유기화합물 들을 반응시켜 원하는 유기생성물만을 만들고 다른 부산물을 만들지 않는 반응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 반응은 지금까지 여러 단계로 부산물을 생성하던 정밀화학 중간체인 케톤의 유기합성반응을 전이금속촉매를 이용하여 알데히드와 올레핀으로부터 케톤을 한 단계 반응으로 합성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어렵게만 알려졌던 금속촉매의 탄소-수소 결합을 끊는 반응이 발견됨으로써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반응은 지금까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탄소-탄소 결합을 끊어 새로운 케톤합성법에도 응용할 수 있음을 발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금도 촉매를 이용한 유기합성법은 환경친화성 반응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전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이 경쟁적으로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 최근 교수님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 주시지요.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연구는 한마디로 말해 균일 촉매와 불균일 촉매를 결합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한 촉매반응은 균일촉매 반응인데 반응성이나 선택성이 우수하고 원하는 반응을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정밀화학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한 가지 단점은 반응 후에 생성물과 촉매가 같은 액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고가의 촉매를 분리하여 다시 재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촉매를 회수해 재 사용해야만 진정한 환경친화적인 합성반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촉매를 쉽게 회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불균일 촉매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 회수못한 용매가 환경오염의 주범

불균일 촉매는 액체인 생성물계에 고체인 촉매가 녹지 않기 때문에 촉매분리가 쉬워 재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반응성과 선택성이 떨어져 키랄화합물 등을 만드는 정밀화학공업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불균일촉매와 균일촉매의 장점을 결합시켜 반응 시에는 균일촉매가 되고 반응 후에는 불균일촉매가 되는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미 몇 편의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고온 반응에서는 촉매가 녹아 균일촉매로 반응하고 반응 후에 상온으로 온도를 낮추면 촉매계가 생성물과 섞이지 않는 고체나 액체가 되어 촉매를 쉽게 생성물로부터 분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아직까지 다른 연구자들이 성공하지 못했던 촉매반응으로 앞으로 중요한 균일-불균일 복합촉매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 가지 유기합성반응에서 환경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용매처리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기합성에서는 반응물보다 용매의 사용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반응 용기도 커지고 반응 후 용매를 회수하는 것이 중요한 공정이다.



때로는 회수 못한 용매가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따라서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무용매계의 도입이 친환경성합성법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데, 무용매계 유기합성반응으로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합성법을 들 수 있다.

본 연구실에서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합성법의 세계적 대가인 프랑스의 Loupy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 분야의 기술을 연구에 이용하고 있다.

△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반응연구

최근 선진국에서는 유기합성에 열을 가하는 대신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반응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반응은 반응물들이 극성을 갖고 있을 경우 아주 짧은 시간에 생성물을 만들 수 있는데 기존의 에너지원으로 가열방식을 쓰던 것에 비해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마이크로파가 반응용기에는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오로지 반응하고자 하는 반응분자 하나하나에만 에너지가 직접 전해져 반응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무용매계 유기합성법은 반응용기와 반응속도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어 미래의 화학반응에 중요한 연구도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최근 비중있게 진행하는 연구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합성반응의 반응조건과 효율, 그리고 이론적 배경이라고 할수 있다”

● 오랜시간 대한화학회 회원으로 활동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회활동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신다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대한화학회는 1945년에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역사를 갖고 있고 회원수에 있어서도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대한화학회는 모든 화학회회원이 참여하는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학회 가운데 하나로 알고 있다.

이렇게 역사가 길고 화학 관련 모든 화학자가 참가하고 있는 학회이지만 국가나 정부가 주관하는 과학이나 교육정책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국가 정책수립 및 자문역할

화학을 전공하는 교수나 학생, 국공립 및 기업 연구소의 전문 연구원이 총 망라해 참여하고 있는 대한화학회의 역할은 회원간의 친목 뿐 아니라 국가에서 주도하는 관련 모든 정책에도 참여해 자문하고 정책수립에 관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것은 비단 대한화학회 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학회도 같은 실정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거나 의견을 물어 정부시책을 계획하고 실시한다면 비교적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 학회야 말로 그 분야에서는 가장 전문화된 집단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화학의 해’로서 대한화학회에서는 많은 화학관련 홍보행사를 수행 중에 있다.

어느 정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러한 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화학을 일반대중에게 알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과학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를 하는 것 같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러한 과학홍보는 관련학회가 지속적으로 해야 할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되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요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철호 교수 프로필

▲ 학력 연세대학교 화학 학사 (76) / Brown 대학교 화학 박사 (86) /

▲ 경력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76-93) / Yale 대학교 화학과 박사후연구원 (91-92) / Harvard 대학교 화학과 방문교수 (03-04)/ 연세대학교 화학과 부교수 (93-95), 교수 (95-현재) / 연세대학교 화학과 과장 (04-06) / 대한화학회 Bulletin지 편집위원 (04-05) / 대한화학회 부회장(홍보)(2006)

▲ 학회 대한화학회 종신회원 / 한국 과학기술 한림원 정회원 / 미국화학회 회원

▲ 연구업적 100 여 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 / 국방과학은상 / 유기화학분과 학술상 / 대한화학회 학술상 / 과학기술 우수논문상 / 과학재단 30대 우수연구 성과상

▲ 연구분야 유기합성 / 전이금속촉매화학 / 환경친화성 합성화학 /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유기합성법 개발 / 유기-무기 하이브리드 물질의 개발

● 연구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져야 될 연구원의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연구는 먼저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면서 수행해야하며 연구책임자도 연구원이 이러한 길을 갈 수 있도록 잘 지도하고 유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연구원은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파헤친다는 기쁨 때문에 연구의욕이 충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연구자의 자세는 어떤 발명품을 만들어 이용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즐거움, 즉 호기심의 충족을 통해 기쁨을 얻는 그 한 목적을 위해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적호기심과 탁월한 관찰력

이러한 과정에서 실용성이 들어나는 연구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실용적인 연구만을 강조하다보면 그 목적에 맞지 않는 연구결과가 나오며 연구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를 수행하는 도중에 나오는 전혀 뜻밖의 결과가 더 훌륭한 발명이나 발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많은 위대한 발명 가운데는 자기 머릿속에서 미리 계획하지 못했던 의외의 결과가 훌륭한 발명의 실마리가 되는 것을 과학사에서는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원으로서 꼭 가져야 할 덕목가운데는 이러한 의외의 현상을 지나치지 않고 찾아내는 관찰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찰력은 본인이 하는 연구에 흥미를 갖지 않으면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지적호기심과 탁월한 관찰력이 연구원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 우리나라 이공계 연구환경 및 이공계 교육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이공계 연구환경은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선 시설면에서 본다면 대학에서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을 교육면에서 같은 잣대로 보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연구환경 인프라 투자에 비교적 인색한 것 같다.

특히 이공계에서 발표되는 연구결과는 세계의 유수대학들과 경쟁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므로 시설이나 기자재 역시 경쟁국들이 갖고 있는 것들보다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 어려운 경제상황서 연구원 퇴출 1호

또한 훌륭한 인적자원 없이는 아무리 연구기계나 시설 인프라가 잘 되어 있더라도 훌륭한 연구결과를 낼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훌륭한 연구인적자원의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중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몇 가지 소문 중 하나는 학생들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쓰라린 경험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의 IMF사태와 어려운 경제시기를 거치면서 각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퇴출 1호가 되면서 직장보장의 안정성과 연구원의 대우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이공계기피 현상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과학입국과 과학의 중요성을 홍보한다고 하더라도 과학자의 처우와 안정된 직장보장 없이는 이공계기피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선 시급한 것은 과학자나 연구원들의 처우개선과 안정된 직장의 보장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평준화 이후 이공계 교육에서는 많은 질적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교과목의 수는 많이 늘어났지만 선택과목의 수도 늘어남에 따라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과학 과목을 다 배우지 않고도 이공계학과의 전공을 선택하여 대학에 오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이 학생들에 대한 대학교육은 전반적인 전공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들을 위한 여러 단계의 수준별 교육을 각 대학들이 마련하고 있으나 필요이상의 인력과 예산이 더 들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미래사회는 과학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며 국가경쟁력도 그 국가의 과학수준에 달려있게 될 것이다.

△ 과학은 문맹률과 같은 생활도구

따라서 최근 미국의 저명한 대학에서는 과학과목을 과학전공 학생 뿐 아니라 문과전공 학생에게까지도 모두 수강하게 하는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등학교부터 과학과목 일부를 선택과목으로 할 것이 아니라 기본 교과목으로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과학자를 꿈꾸는 파퓰러사이언스 독자들을 위해 하시고 싶은 말씀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오늘날 한 나라의 미래는 과학을 이해하는 국민들의 질과 양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국가정책에 오해도 생길 수 있고, 모르는 만큼 국민들은 두려움 속에서 거부감만 생길 수도 있다.

그 만큼 과학을 이해하는 것은 예전에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문맹률과도 같은 정도로 우리 현실에 중요한 생활도구가 되고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의 사회는 첨단과학이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사회에 적응하고 발맞추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항상 과학에 대한 지식과 사고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할 것이다.

과학을 특수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20-30년 전과는 달리 이제 과학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분리하려고 해도 분리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파퓰러사이언스와 같은 과학시사 잡지를 읽는 것은 과학자나 과학자를 꿈꾸는 사람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항상 접하고 이해함으로써 현재뿐 아니라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학을 꿈꾸는 독자들은 파퓰러사이언스와 같은 과학지를 접함으로써 미래를 설계하고 앞으로의 새로운 과학을 하기위한 지침서로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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