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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공혈액 '옥시사이트'의 실체는?

사람이 만든 완전 흰색의 복합물질 '옥시사이트(Oxycyte)'는 우리 혈액보다 산소를 50배나 더 빨리 나른다.

그레이스 르클레어씨가 모든 부모들이 두려워 하는 전화를 받은 것은 친구들과의 저녁식사를 막 끝냈을 때였다.

전화를 건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목사는 “따님이 심각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리치몬드로 즉시 와주셔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르클레어씨가 있는 버지니아 비치는 리치몬드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인 상태로 누워있는 딸 베스가 있는 곳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곳이었다.

당시 베스와 함께 있었던 친구가 3월 그날 있었던 일을 상세히 알려주었다. 이 둘은 가파른 언덕길 아래로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고, 바로 그때 베스가 친구에게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고 속도를 줄일 수가 없다고 외쳤다고 한다.

그녀의 친구는 베스에게 교차로 직전의 한 골목길로 꺾어서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재빨리 꺾지 못한 베스는 콘크리트 벽에 머리부터 부딪혔다.

당시 그녀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베스는 미국에서 외상성 뇌 손상으로 고통받는 환자 150만 명 중 한 명으로 공식 집계되었다.

베스의 어머니가 두 번째 전화를 받은 것은 리치몬드로 향한 지 한 시간 후 쯤이었다. 한 의사의 전화였다. “의사분이 딸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생명을 구하려면 수술이 필요한데, 제 동의가 있다면 실험단계에 있는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약물을 쓰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이 약물을 쓰면 딸 뇌로 가는 산소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고 했어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죠. 그래서 전 좋다고 말했어요.”라고 그레이스 르클레어씨는 회상한다.

어머니의 동의로 베스는 일종의 인공 혈액인 옥시사이트(Oxycyte)로 치료를 받았다. 이 옥시사이트는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의과대학 부속병원 의사들의 주도하에 임상실험중이다.

동물 실험에서 이 복합물질은 뇌손상으로 인한 영향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아마도 우리 신체의 적혈구가 뚫고 나갈 수 없는 붓고 손상된 혈관으로 산소를 날라 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뇌세포의 질식은 뇌손상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의사들이 다음으로 할 일은 베스와 같은 사고 환자들에게서 똑같은 결과를 얻는 것이다.

베스는 이 약물의 안정성과 효능을 실험하기 위한 병원의 Phase II 표본 임상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8명의 환자 중 3번째 환자이다.

앞으로의 실험에서 옥시사이트가 효능을 발휘한다면 이는 FDA가 최초로 승인하는 외상성 뇌 손상 약품이 될 것이며, 미국은 물론 외상성 뇌 손상 환자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사실 3가지

1. 지난 25년간 연구자들은 인공혈액에 대한 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2. 브루스 스피에스 의사는 새로운 길을 찾았다, 진짜 혈액으로는 고칠 수 없는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다.

3. 스피에스는 옥시사이트라는 약물이 사고 환자의 뇌 손상을 5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붉은 것과 흰 것

옥시사이트는 인공 혈액으로 알려진 약물 그룹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이다. 사람의 혈액을 대체할 인공 혈액에 대한 연구가 최초로 시작된 것은 빠르면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 실제로 출혈을 보충하기 위해 우유를 사용하려 하였다.

1980년대 초, AIDS 위기가 시작되자 제약회사들이 이를 명분으로 앞 다투어 오염된 혈액과 헌혈된 혈액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물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여기에 바탕이 된 생각은 이 같은 대체물들을 수혈, 수술, 그리고 수술 과정에서 과다 출혈이 일어나는 환자에게 헌혈된 혈액 대신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얼마 되지 않아 두 그룹의 경쟁자들이 생겨났다. 그 중 하나는 부분적으로 사람이나 동물의 헤모글로빈으로 만든 붉은 색을 띤 물질이었다. 이 헤모글로빈은 우리 적혈구내에 있는 단백질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그 중 나머지 하나는 아주 흰, 과불화탄소(PFC)로 만든 완전 인공 물질이었다. 이 PFC의 구성 성분은 프라이팬에 쓰이는 들러붙지 않도록 해주는 물질인 테플론과 아주 유사하다.

PFC는 어떤 액체보다 가장 빨리 가스를 용해시키며 추가로 산소와 함께 사용할 경우 혈액이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를 나르도록 만들어준다 (그리고 헤모글로빈 기반으로 만든 물질보다 더 많은 양의 산소를 더 빠르고 쉽게 운반한다).

1980년대와 1990년에데 걸쳐 대대적으로 임상실험에 들어간 연구자들은 인공혈액을 진짜혈액과 경쟁시켜 보았고, 인공물질을 받은 환자들은 심장발작과 뇌졸증을 겪었다.

엉성하게 계획된 실험과 1세대의 조제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져온 이 같은 결과로 사실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막을 내렸고, 일부 바이오테크 회사들이 파산하는 결과가 생겼다.

그 후 20여년이란 세월과 수십억 달러가 투자된 연구 후, 가장 값진 교훈으로 남은 것은 진짜 혈액과 인공 혈액은 사과와 오렌지와 같다는 것이다.

우리 혈관 속에서 생명을 공급하는 액체는 영양분에서 호르몬, 산소에 이르는 모든 것에 대한 공급선 역할을 한다.

심지어 때로는 혈압을 조절하고 감염과 싸우기 위해 두 배의 일을 할 때도 있다. 한편,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물질들은 산소를 나르기 위해 한 번 속임수로 쓸 수 있는 조랑말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 물질들, 특히 PFC기반의 물질들은 이 속임수를 기가 막히게 잘해내 사람의 혈액보다 약 50배나 빠른 속도로 산소를 운반해 낸다.

바로 이런 이유로 혈액 대체물은 종종 ‘산소 치료’라고 불리며, 제조자 역시 더 이상 임상 실험에서 실제 혈액과 대체물을 경쟁시켜 보는 일은 없다.

사실 정교한 정체기술의 개발 덕분에 헌혈된 혈액이 아주 안전해져 더 이상 병든 혈액을 대체할 물질이 필요 없게 되었다. 하지만 보편적인 타입인 산소를 나르는 액체에 대한 특정한 수요는 여전히 있다.

특히 점점 더 확산되어가고 있는 헌혈액의 부족에 대한 해결방안과 군대를 위한 확실한 대체물에 대한 수요는 말이다.

군대에서는 혈액 대체물을 개발해 내기 위해 적어도 천 만 달러(약 97억원)가량을 투자한 끝에 결국 포기하고 제약 회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의사들은 옥시사이트에 대한 표본실험이 성공을 거둘 경우 군부의 주의와 영향력을 끌어 조만간 이 약물을 임상 실험 단계로 옮겨와 의사와 의료진의 손에 들어올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브루스 스피에스씨의 희망, 아니 조심스럽고 면밀히 짠 계획이기도 하다.

FTA의 신약 개발

FDA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은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해야 한다

● 1단계: 유해하지 않은가?

1단계 임상실험에서 새로운 약품은 그 유독성을 시험하기 위해 건강한 자원자들에게 투여된다.

● 2단계: 안전한가?

실제로 약품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시작된다.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에서 8명의 '표본' 2단계 연구처럼 연구자들은 첫 번째 실험을 소그룹으로 하여 50~300명에 이르는 2단계 실험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약품의 안전성과 그 효능을 보여줘야 한다.

● 3단계: 효능이 있는가?

2단계가 약품이 실제로 임상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면 이 단계에서는 환자 수백 명이 참가해야 하며, 환자 참가 사실을 몰라도 된다.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FDA의 규칙에는 육체적으로 동의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환자에게 그들의 동의 없이 실험단계에 있는 (그러나 아직까지는 안전한) 약품을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단, 지역에서 실험 대상이 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실험이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활동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 단계 4: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결과가 희망적이라면 대규모의 3단계 효능 실험이 이루어진다.

혈액 의사

스피에스씨의 집무실인 7호실은 베스가 사고 후 실려온 응급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건물의 지하에 있다.

동물 실험실 사이에 콘크리트 블록으로 된 벽을 따라 가다보면 나오는 그의 집무실은 중요한 연구 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의 것이라고 보기엔 생각보다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다른 내과 의사 2명과 함께 스피에스씨는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재생 공학 쇼크센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VCURES로 통하는 이 연구소는 2000년도에 설립되어 50명의 과학자, 공학자 그리고 의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는 외상으로 인한 부상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VCURES의 연구는 군부의 필요성에 꼭 들어맞는 것으로 이곳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는 전장에서 병사의 부상의 심각성 정도를 감지해 내는 이식형 센서기와 상처에서 피가 빨리 멎도록 하는 모래 같은 복합 물질도 있다.

그러나 VCURES의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는 뭐니 뭐니해도 인공 혈액이다. 그리고 VCURES에서 인공혈액에 대한 가장 열렬한 옹호자는 브루스 스피에스씨다.

수년간 마취 전문 의사들은 어쩌면 이단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생각을 앞세워 왔다. 즉, 전통적인 수혈은 이롭기 보다는 해로운 점이 더 많고, 혈액 대체물이 혈액대신 쓰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전 일찍이 혈액 그룹과 맞대면서 가리란 힘들 것이라는 걸 알았죠.”라고 스피에스씨가 말했다.

그 대신 왜 이런 복합물질을 사용하여 혈액은행에 저장되어 있는 혈액보다 조직으로 더 빨리 산소를 나르는 법을 이해하여 이를 장점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를 생각하였죠. “가서 치유할 병든 상태를 찾아, 바로 지금 우리에게 치유법이 없는 질병 말이야.”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의자에 기대며 미소 지어보였다.

마치 마지막으로 한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라 자신이 그 말을 하고 있는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스피에스씨가 마취 실습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던 1982년 마요 클리닉에서 그의 담당 교수가 당시까지 만들어진 세가지 혈액 대체물에 대한 개요을 작성할 것을 요청한다.

이들 중 둘은 PFC로 만든 것이었고, 스피에스씨는 여기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1940년대 맨하탄 프로젝트 당시 아주 활동적인 우라늄 원소를 안정시키기 위해 개발된 PFC는 완전히 비활성 기름이다.



테플론과 마찬가지로 여기에 붙는 물질은 거의 없으며 바로 이런 이유로 PFC가 혈액 속에 용해될 수 있도록 하기 전에 반드시 유상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화학자들은 폭파용으로 연구를 하였죠.”라고 스피에스씨는 말한다. 이PFC가 대량의 산소를 나르기도 한다는 사실을 마침내 알아낸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이제 스피에스씨가 처음으로 인공혈액을 연구한지 20년이 지난 현재 그는 지금까지 거의 모든 연구소와 협력하여 일해 왔다. “브루스씨는 이 분야에 있어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학계 인물 중 한 사람이죠.

"옥시사이트는 기적의 약물입니다. 마치 산소를 조직속에 퍼붓는 듯 하죠"

그는 이는 단순한 혈액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면 너무 단순하다. 이들은 그들 또는 그들 자체로 볼 때 치유물질로 간주되어야 한다라고 처음으로 말한 사람 중의 하나죠.”라고 미 육군 인공혈액 프로그램의 전 담당자인 로버트 윈슬로씨가 말한다.

지난 20여 년간 스피에스씨는 십 여개의 인간 및 동물 연구에 참여해 왔으며, 이들 모두 헤모글로빈 기반 및 PFC기반 혈액 대체물 관련 연구였다.

제조업체에서는 정기적으로 그를 찾아 조언을 구하며, PFC 옥시사이트를 만든 신테틱 블러드 인터네셔널(SBI)사처럼 그들 제품에 관한 연구에 그를 초빙하기도 한다. 2005년말, 스피에스씨는 저명한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의 신경 외과의 로스 불록씨와 팀을 이루어 2단계 표본실험을 계획하게 된다.

(이에 앞서 불록씨는 이 약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성공리에 마쳤었다) 스피에스씨는 이 실험은 옥시사이트가 종국에는 자동차 사고 희생자, 얻어맞은 복싱 선수, 베스와 같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고통 받게 하는 외상성 뇌 손상을 비롯한 광범위한 부상을 치료하는데 쓰일 수 있는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환자들에게 산소와 항염증제를 공급해 주거나, 부어오르는 뇌의 압박에서 벗어나도록 두개골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 외에 외상성 뇌 손상에 대한 치료법은 거의 없으며, 약물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바로 이 같은 이유로 스피에스는 여기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FDA는어떤 면에서 보면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뇌 외상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니까요. 그리고 현재 전세게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뇌 외상으로 인해 우리 병사들을 잃고 있어요.” 비상 약품에 아주 중요하게 빠져 있는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그가 믿고 있는 약품에 FDA의 주의를 끌 전략에 대해 설명하면서 스피에스시는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본국의 월트 리드 육군 병원으로 이송되는 부상 참전용사 중 30%에서 외상성 뇌손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월남전에 비해 2배 많은 수치이다.

반란군이 급조해서 만든 폭탄 장치와 관통형 뇌 상처로 인한 뇌진탕성 충격으로 인해 희생자는 기억을 상실하거나 장님이 되거나 간질을 앓거나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이 외상성 뇌 손상을 전쟁의 특징적인 부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육군과 해군 측에서 뇌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옥시사이트를 사용하는데 관심을 보인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군부 쪽에서 참여하게 되면 약품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스피에스씨는 말한다. 즉 FDA 승인이 가속화 되어 내년 말쯤이면 이란에 옥시사이트를 보낼 수도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FDA를 통과하게 된다면 이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스피에스씨는 말한다. 예를 들어 뇌졸중이나 심장 발작, 겸상 적혈구 빈혈증 심지어 척추 손상까지 치료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옥시사이트의 작용기전

옥시사이트의 작은 입자가 적혈구가 뚫고 가기에는 너무 좁아진 손상된 혈관으로 산소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척추와의 대결

제이슨 하이스미스씨가 필자를 수십 개의 쥐 실험대가 가득한 방으로 안내한다. 최근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친 신경 외과의인 스미스씨는 진정제를 놓은 동물의 척추부분을 손상시킨 후, 옥시사이트를 사용하여 손상된 부분으로의 산소 흐름을 늘리려 해보았다.

연구에 따르면 부상 후 척추 신경의 작게는 5%에서 10%까지 보존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될 것이냐 지팡이에 의지하여 걸을 수 있게 될 것인가가 결정된다고 한다. 이 신경세포를 살리는데 있어 산소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건 마치 산소 자석과도 같은 것이죠.”라고 하이스미스씨가 말한다. 그는 냉각기에서 옥시사이트가 남아 있는 유리병을 내게 건넨다. 이 병 절반가량을 채우고 있는 흰 액체의 점성을 보니 두유가 연상된다.

그냥 보면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여기에 추가로 산소가 더해지면 아스프린 병 크기의 유리병에 들어있는 옥시사이트의 양은 사람 신체에서 혈액 4리터가 나르는 산소에 맞먹는 양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하이스미스씨는 자기 컴퓨터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라고 권하고는 파워포인트로 된 프리젠테이션을 꺼낸다. “어제 저녁에 신경 외과와 공유한 것이죠.”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고조되어 있다.

부상에서 옥시사이트가 이로운 이유을 설명하기 위해 하이스미스씨가 건강한 인간의 척추 그이미지를 클릭해 나간다.

그 척추 주위를 미세모세혈관이 둘러싸고 있고 각각의 미세모세혈관은 그 넓이가 3~4 미크론 정도에 불과하다.

“총상을 입었다면 감기증세 같은 것에는 신경쓰지 않게 되죠.”

산소를 나르기 위해 도넛 모양의, 보통 이 모세혈관보다 더 넓은 적혈구는 이 좁은 통로를 비집고 들어가 산소를 내려놓는다. “실수를 범할만한 여지가 그리 없습니다. 심지어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말이죠.”

일단 척추 또는 다른 기관이 손상을 입게 되면 이 좁은 혈관들은 더욱 수축되는데, 일부 연구자들은 이 같은 반응을 두고 혈액손실을 막기 위해 신체가 취하는 방법임에 틀림없다고 보고 있다.

이 방어 체계의 유감스러운 부작용은 바로 손상된 조직에 산소를 결핍하게 만들어 혈관이 파괴되고 심한 경우 조직이 죽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하이스미스씨는 한 손상된 사람의 척추 그림을 클릭해 보여준다. 이는 마치 울창하던 산림이 모조리 벌목된 것과 같은 광경이다.

그는 그의 연구 중 PFC를 투여 받은 쥐들은 옥시사이트를 받지 못한 쥐들에 비해 산소 레벨이 6배나 높았기 때문에 부상을 당한 후라도 건강한 혈관 뭉치들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는 마치 마법의 약품과도 같은 것입니다. 마치 조직에 산소를 퍼붓는 것과 같은 거죠.”라고 그는 말한다.

인공혈액의 신뢰성

마법과 같은 약일 수도 있겠지만, 제약이 많은 약이기도 하다. 인공 혈액 세계에 몸담고 있는 대부분은 일리노이 주 에반스톤의 노스필드 실험실의 CEO인 스티븐 A. 골드씨처럼 좀 더 흔한 헤모글로빈 기반의 대체물질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일례로 노스필드의 폴리햄의 경우 마지막 임상실험을 최근에 끝내고 FDA 검토용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헤모글로빈 기반의 산소 운반체의 장점이라면 우리가 방 공기를 들이마실 때 이 운반체에 산소가 붙는다는 겁니다.”라고 골드씨는 말한다. 다시말해 헤모글로빈 기반의 물질들은 우리 혈액과 똑같이 작용한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옥시사이트에서 완전한 효과를 보려면 환자는 옥시사이트를 처방받기 4시간 전, 그리고 처방 후 12시간 동안 순도 50-100퍼센트의 산소를 들이마셔야 한다”여기에는 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할 수 있다면 보조용 산소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골드씨는 말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구급차에는 산소가 실려 있으며, 군의 구조 헬리콥터 역시 산소를 싣고 있으므로 공기탱크를 환자에게 가져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보조용 산소를 너무 오랫동안 마실 경우에 생기는 위험에 있다.

순수 산소는 혈류 속의 유리기 수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은 알고 있다. 이들은 조직과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손상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스피에스씨는 옥시사이트가 더 낮은 산소 수치 또는 방안 공기만을 가지고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할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부인할 수 없는 부작용들이 있다. 과거 PFC 연구에서 PFC의 기름과 같은 입자들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에게서 일시적으로 간이 붓는 현상이 있었으며, 일부 환자의 경우 혈액의 응고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혈소판 수 감소 증세를 보였다.

일부는 일시적으로 감기와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하였다. 스피에스씨는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신속한 답변을 했다.

“만약 당신이 머리를 맞았거나 총상을 입었거나 뇌졸증을 일으킨다면 감기와 같은 증상에 대해 걱정하겠습니까.” 모든 약품에는 어느 정도 독성이 있기 마련이라고 스피에스씨는 말한다. 이는 다만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월등히 많은 경우일 뿐이라고 말이다.

비록 통계학적으로 명확히 하기에는 견본 규모가 너무 작지만, VCURES의 뇌손상 실험은 바로 그것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이 병원에서는 8월까지 2단계 연구에 필요한 환자 8명 모두의 신청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외상 전문 센터라고 해도 외상성 뇌 손상으로 인한 사망률은 3명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스피에스씨와 불록씨가 옥시사이트로 치료한 환자 8명 중 한 명만 사망하였다. 현재 생존한 나머지 환자들의 치유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다.

베스의 경우 특히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다. 사고 2주 후 의식을 되찾은 그녀는 마비된 왼쪽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예상보다 일주일 더 빨리 재활센터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녀는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피에스씨와 불록씨는 보다 큰 규모의 실험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 실험으로 이들의 산소 치료법이 미국 전역에 걸쳐 빠르면 내년쯤 응급실에서 선보이게 될 것이다.

혈액 전쟁

PFC기반의 인공혈액이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훨씬 앞서 있는 것은 헤모글로빈 기반의 물질들이다.

혈액 대체물 중 PFC는 다크호스와 같은 존재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헤모글로빈 기반의 산소 운반체, 즉 HBOC를 가지고 연구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유통기한이 지난 헌혈액의 세포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과거에 유독성 문제로 골탕을 먹였던 HBOC지만 헤모글로빈을 제거함으로써 이 물질들의 산소에 대한 친화력이 증가하였다. 몇몇 HBOC 제조업체에서는 부작용을 해결하였다고 믿고 있으며 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일리노이주의 노스필드 실험실에서는 ‘폴리햄(Polyheme)’이란 제품을 700명을 대상으로 효능을 실험하는 3단계 실험을 마친 상태이다. 노스필드측에서는 자료를 곧 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산가트의 ‘헤모스팬(Hemospan)’은 곧 3차 실험에 들어갈 것인데, 이 실험은 유럽 지역의 엉덩이 교체 수술 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이 회사는 유럽 지역에서 자사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메샤추세츠 소재 바이오푸어의 제품 ‘헤모푸어(Hemopure)’는 미국에서 현재 임상적으로는 중단 상태에 있으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수혈 대체제로 쓸 수 있도록 나와 있는 상태이다.

HBOC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제조에 경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HBOC의 주 원료인 헌혈액이 유닛당 가격이 250달러(약 24만원)이다. 홀리햄 한 봉지가 천달러(약 97만원)에 판매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아마도 옥시사이트 가격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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