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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프론티어 ① ‘한국가스공사’

천연가스 기반 기술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

‘하루일과를 마치고 퇴근한 나환경씨. 현관문을 열어보니 온 집안의 전기가 다 켜져 있다.

오전에 바삐 출근하느라 소등을 잊었던 것. 전기요금 걱정에 한숨이 나오려던 찰나, 얼마전 정부지원을 받아 연료전지를 설치했음을 깨닫고 다소 마음을 놓는다. 천연가스로 수소를 만들어 전기를 발전하는 연료전지를 설치한 이래 전기요금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난방을 위해 보일러를 켠후 샤워실에 들어서자 이번엔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온수와 난방은 연료전지가 전기를 만들때 발생한 열로 데워진 물을 사용, 거의 공짜나 다름없어서이다.

상쾌한 기분으로 침대에 누운 나환경씨는 자신의 수소자동차에 연료가 떨어졌음을 깨닫고 내일오전 집근처 수소충전소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다.’

이는 한국가스공사(KOGAS)가 머지않은 미래에 구현하고자 하는 친환경하우스의 모습이며 향후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게 될 생활상이기도 하다. 현재 가스공사는 천연가스의 수입·공급이라는 한정된 비즈니스모델에서 벗어나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한 DME(디메틸에테르),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신재생에너지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본사 신에너지팀과 연구개발원의 유기적인 협동하에 관련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중 잠재가능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KOGAS의 미래를 책임질 분야는 바로 수소·연료전지이다. DME 등 여타 신에너지들이 시기적인 사업성에서는 앞서있지만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한정된 자원을 근간으로 하는 반면 수소는 고갈의 염려가 전혀 없는 무한에너지이기 때문이다.

● 대규모 연료전지 실증테스트 돌입

가스공사가 처음 수소에너지에 본격적인 투자와 관심을 시작한 것은 천연가스의 부가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천연가스를 활용한 수소제조 연구’를 시작한 지난 2000년.

이 연구를 통해 5N㎥/hr급 천연가스 증기개질방식 수소제조장치를 개발해 냈으며 기존 원통형 개질반응기에 비해 콤펙트화가 가능한 플레이트형(plate type) 반응기를 독자기술로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쌓인 기술력과 노하우는 과기부 고효율수소에너지사업단의 ‘20N㎥/hr급 컴팩트형 고효율 수소제조장치 개발’, 산자부 수소연료전지사업단의 ‘30N㎥/hr급 수소스테이션 건설 및 실증연구’ 등 국내 양대 수소에너지 개발 국책사업단에서 수소충전소 및 수소제조장치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케 했다.

지난 8월 정부협약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사업단의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이처럼 미래를 내다본 앞선 투자와 연구개발 노력의 결실이다.

본사 신에너지팀에서 주도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향후 3년간 KOGAS와 10개 도시가스사에서 총 210대의 국산 가정용 연료전지를 시범운용하고 이를통해 얻어진 실측데이터를 기반으로 내구성 증진, 제조단가하락, 부품국산화율 향상, 표준화 및 법제도 마련 등 연료전지의 보급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년도에는 총 40기가 투입될 예정으로 GS퓨얼셀, 퓨얼셀파워 등 2개사로부터 이미 10대의 1kW급 PEMFC(고분자전해질형연료전지)를 구매해 내년초 실전배치를 앞두고 기초성능테스트를 실시중에 있다.

KOGAS는 또 모니터링이 보다 체계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기효율·연료효율·발전량·열회수량 등 연료전지의 모든 상태를 자동점검해주는 평가장비를 씨에이치피텍크와 공동으로 개발해냈으며 별도의 웹사이트를 구축, 사업참여기업들에게 평가결과를 오픈할 계획이다.



신에너지팀 박승민 팀장은 “현재 제공받은 10대는 도시가스사로의 본격 공급에 앞서 경기 안산의 연구개발원에서 테스트할 예정”이라며 “설비안정성이 어느정도 확보되면 통제된 장소를 벗어나 일반가정 등으로 실험환경을 다각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이와관련해 “연료전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증대를 꾀할수 있도록 내년 봄 국회의장 공관과 서울시 및 경기도내의 상징적인 장소를 선정, 연료전지를 설치·운용하는 방안도 추진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가스공사는 모니터링이 계획대로 원활히 진행될 경우 2008년경 가정용 연료전지의 단가를 현재의 kW당 1억3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낮추고, 국산화율은 55%에서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모니터링 사업과 연계해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연구해왔던 연료처리장치, 열효율 기술 등 연료전지 부품관련 기술들을 실용화하는데 한층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연료전지 설치·운용기업 대상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체계적 평가기준 구축 등을 통해 연료전지 성능평가기관,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 천연가스·수소 혼합공급 연구 추진

한편 연구개발원의 인천LNG기지내에 지금까지 수행해온 연구노력의 산물의 하나인 30N㎥/hr급 수소충전소 건설을 마치고 상용운전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OGAS는 향후 인천 충전소를 활용, 수소충전소의 운용기술 확보 등 실증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며 수소연료전지사업단의 ‘수소자동차 모니터링 사업’에도 참여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자동차 및 수소버스 시내도로주행 테스트를 도울 예정이다.

이와관련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책임자인 연구개발원 김우식 박사는 “경제성, 효율성, 공급안정성 등에서 초기수소경제는 천연가스 증기개질 방식의 수소제조가 주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천연가스에 대한 수십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의 제조와 공급에 주안점을 둔 연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특히 내년도 중점사업의 하나로 기존 천연가스 배관망에 소량의 수소를 주입, 혼합가스 형태로 수소를 공급하는 새로운 개념의 수소공급시스템 연구를 내부과제로 신청한 상태이다.

이 방식은 이미 전국에 거미줄처럼 갖춰진 천연가스(도시가스) 배관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소인프라 설치가 필요없으며 분리·정제설비만 갖추면 어느곳에서건 수소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수소 혼합비율이 3%안팎에 지나지 않아 안전성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2004년 EU의 자금지원으로 Shell Hydrogen, Total, Gaz De France 등 37개사로 구성된 1,700만유로 규모의 ‘NATURALHY 프로젝트’가 출범해 혼합공급 관련 기술개발에 돌입한 상태”라며 “10개월 정도의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대형국책과제로 연계해나갈 복안”이라고 밝혔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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