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kg이 넘는 이 포유류는 해저 바닥의 조개를 캐 먹으면서 사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깊은 바다 속에서 지내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확인한 사람이 없었던 것.
고란이 무리지어 생활하는 바다코끼리들에 가까이 다가가기 가장 좋은 때는 혼자 떨어져 있거나 새끼에게 젖을 먹이느라 조용할 때라는 것을 알기까지 몇 년이나 걸렸다. 마침내 그 인내심에 보상을 받았다.
바다코끼리가 먹이를 캐낼 때 지느러미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처음으로 발견하고 이를 최초로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지느러미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그가 그린랜드 해안의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속에서 몇 시간을 버티면서 찍은 이 사진은 하마터면 삭제당할 뻔했다.
고란은 “바다코끼리의 식사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앞으로 얼마나 더 물속에서 버텨야 하는지 알 수 없는데, 카메라에 갑자기 ‘메모리 없음’ 표시가 나타나면 낭패일 것이라고 생각해 계속 삭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갑자기 사방이 뿌연 가운데 그 놈의 머리가 쑥 나와 있는걸 알아챘다. 정말 너무나 가까운 거리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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