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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MORE MONDAY BLUES

더 이상 월요병은 없다

괜히 일이 싫어질 때가 있다. 활력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칸막이 사무실, 점심 식사 후 밀려드는 피로감, 매일같이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 이는 월요병의 대표적 증상들이다.

하지만 몇 년 만 지나면 이 같은 월요병도 과거의 일이 될 전망이다. 사무실이 탁 트이고 환하게 변모하는 것은 물론 의자는 더 없이 안락해 진다.

화상회의, 전 세계 직원을 하나로

차세대 화상회의 장치는 몸짓이나 표정은 물론 대화 중에 나타나는 모든 요소들을 잡아낼 수 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화상회의의 서막을 가장 먼저 알린 사람이다. 최초로 전화를 개발한 벨은 다른 방에 있는 자신의 조수를 부를 때 전화기를 사용했다.

그로부터 50년 후 TV가 등장하면서 음성 대신 화면에 문자를 써 의사를 전달하게 됐다. 그리고 130년이 지난 지금, 그 모든 것이 결합돼 마치 모든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앉아 있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화상전화는 벌써 몇 년 전부터 등장했다. 그러나 현재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수천 km 떨어져 있는 직장 동료를 직접 만나 대화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디지털 기술이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안에 일터에서 접하게 될 온갖 진보 문명 가운데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는 첨단기술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이 생동감 넘치는 화상회의가 될 것이다.

기존의 그래픽 처리기술과 광대역 통신 덕분에 화상회의는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화상회의를 보다 직관적이면서 효과적인 장치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저렴하면서도 고도로 발달된 카메라와 유연하고 역동적인 화면처리 기술이다.

차세대 화상회의는 작고 흔들거리는 영상에 소리도 분명치 않은 오늘날과 같은 모니터 사이즈의 화면과는 거리가 멀다.

몸짓이나 표정은 물론 대화 중에 나타나는 요소들을 모두 잡아낼 수 있을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장치가 될 것이다.

휴렛 패커드(Hewlett-Packard)의 연구원인 마크 고르진스키는 “화상회의는 정서적으로, 물리적으로 서로를 연결해 준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이 같은 태도는 고화질 비디오 스크린에 비친 그의 모습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고르진스키는 지금 오레곤 코발리스에 있고, 대화 상대방은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위치한 HP의 연구소에 있다.

하지만 HP에서 몇 년 전 출시한 화상회의 솔루션인 '할로 콜래보레이션 스튜디오(Halo Collaboration Studio)'를 통해 고르진스키와 대화 상대방은 마치 함께 있는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시스코에서도 지난달 경쟁 제품을 선보였다.)

베이지 톤의 회의실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각각의 할로 룸은 동일 모양의 다른 할로 룸과 가로 세로 60 인치 크기의 플라즈마 스크린, 울림 방지 시스템, 끊김이 거의 없는 초고속 HP 전용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다.

음질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는 대화를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렇게 되면 비디오 스크린에 있는 사람이 사실은 먼 곳에 떨어진, 그리고 가상의 공간에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HP는 전 세계적으로 75개의 할로 룸을 설치한 상태다. 제리 세인필드의 할로 룸도 HP가 초창기에 설치한 것이다.

그는 현재 드림웍스의 캘리포니아 스튜디오와 연결돼 있는 자신의 뉴욕 사무실에서 새로운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이밖에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의 영업팀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아야 하는 제약회사와 금융 서비스 회사에도 할로 룸이 설치돼 있다.

물론 이 같은 할로 시스템에도 약점은 있다. 룸 하나 당 50만 달러(약 5억원)라는 많은 비용과 다소 거추장스럽고 투박한 장비가 바로 그 것이다. 또한 왔다 갔다 할 수도 없고 집으로 가져갈 수도 없다. 하지만 할로 룸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좀 더 유용하고 편리한 장치로 발전할 것이다.

이더넷(Ethernet)의 설립자인 로버트 맷칼프의 말처럼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가치는 네트워크의 사용자 수와 더불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메일과 휴대폰도 처음에는 소수의 전유물이었지만 10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됐다. 화상회의도 휴대폰만큼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 사람들의 천부적인 사교성이 발휘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사무실에 도입될 것이다.

직장인들은 오늘도 업무 시작 전에 이미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했을 것이다. 머지않아 직장인들은 실제 회사에 도착하기 전에 화면을 통해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HP의 연구실을 들여다보면 화상회의 장치의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단 구부러진 모양의 대형화면 앞에 사람이 앉으면 컴퓨터 창들이 열리기 시작한다. 한쪽 코너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윈도 XP 창이 검은색 바탕 화면에 나타난다. 그런 다음 화상회의 창이 나타나고 또 다른 창이 그 뒤를 잇는다.

3대의 LCD 프로젝터가 이 세 창을 가지런히 정렬시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만든다. 또한 지시에 따라 영상들의 크기가 다시 조절되면서 서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이 것은 마치 아이맥스 영화관에 들어온 것과 같은 그런 기분을 들게 한다.

HP의 연구원인 브루스 컬버츤은 “비디오 피드가 일반 컴퓨터를 구동한다”면서 “그런 후 테이블 건너편을 바라보면 벽면 모니터에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바로 옆방에는 HP의 ‘팬 카메라(fan·came- ra)’ 프로토타입이 있다. 팬 카메라는 국 그릇 정도의 크기와 모양의 부채 살에 핸드폰 카메라 22개가 달려있다.

이 카메라가 작동하면 각각의 비디오 피드는 하나의 파노라마 영상 안으로 연결되면서 어떠한 기계적인 작동 없이도 카메라가 상하좌우 회전하면서 파노라마와 같은 효과를 낸다.

컬버츤이 자판의 키 하나를 치자 육중한 문이 클릭되면서 열리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데이브 엔구엔이었다. 사실은 그가 정말 그 안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의 영상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엔구엔은 40마일이나 떨어진 버클리에 있다. 하지만 그의 3차원 영상은 바로 HP 연구소에 함께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고속도로 표지판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전자 반사물질을 칠한 평평한 스크린에 투영돼 나타난 것이다.

이 물질 덕분에 특수 유리가 필요 없게 됐다. 영상은 약간의 번짐 현상이 있었지만 현재의 화상회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것을 실현시키고 있었다. 바로 시선 교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HP 연구원들은 시선 교차가 가능한 화상회의를 시연해 보였다. 엔구엔이 화면 이쪽에 앉아있는 사람들 중 하나를 쳐다보면 그의 시선을 받은 사람들이 손을 드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 엔구엔의 시선과 마주친 사람들이 각각 손을 들었다. 마치 화상회의의 미래에 거수경례를 하듯이.

최첨단 화상회의가 이미 실현되고 있다. 머지않아 시선 교차, 이동성, 정보 통합 등 부가적인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사생활 보호를 위한 첨단기술과 개방적이고 유기적인 디자인이 결합된 미래의 책상은 앉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드는 그런 기분 좋은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커피숍처럼 편안한 사무 공간

10년만 지나면 일터는 사생활을 보호해주면서도 근처의 커피숍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사무실 책상에서 기발한 착상을 해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는 인체공학 사무기기 제조업체인 휴먼스케일(Humanscale)의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킹의 말이다.

최근 사무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나 디자이너들은 6대 8 비율의 직육면체 공간 일색이던 사무실이 점차 자유로운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변화가 곧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것에도 동의한다.

스타벅스 커피숍에 가 보면 이 같은 추세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의 사무실은 커피숍처럼 탁 트이고 활발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걸음 더 나가 고도의 첨단기술이 눈에 띄지 않게 사생활과 집중력을 보장해 주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원들과 일터라는 물리적 공간을 공유하게 됨에 따라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가구제조 기업인 스틸케이스(Steelcase)의 의뢰를 받아 최근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그 수치가 37%에 이른다.

대학등록 통계를 보면 앞으로 가구업계의 사무직 종사자 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직장 동료들과 논의하는 성향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40년 후면 전통적인 형태의 사무실들은 타자기나 명함꽂이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도의 유연성을 갖춘 시스템 가구는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스위스 업체인 비트라(Vitra)가 새로 선보인 레벨 34(Level 34)는 신속하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의자, 수납장, 선반 등 벤치(bench)를 기반으로 한 모듈 시스템 가구다.

이는 영화 제작사처럼 짧은 시간 동안 협업을 하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동식 업무 공간 시대의 도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레벨 34는 빌트인 배선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여기에 유연성을 추가하고 있다.

미시간 주 젤란드(Zeeland)에 본사를 둔 허먼 밀러(Herman Miller)사는 프로그램 데이터와 전기 기반 시설인 이른바 콘비아(Convia)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제품은 사무실 직원들이 적외선 리모콘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무 공간을 무선으로 바꾸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와이-파이 기술이 사무실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덕분이다.

로버트 킹은 “네트워킹이 줄어든다는 말은 사무실 책상들이 점점 더 단순화되고 소형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 이유는 커다란 컴퓨터를 책상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얇고 가벼워진 모니터 덕분에 사무실에서 모니터 플러그를 얼마든지 꼽을 수 있게 됐다.

독일 영화사인 프로노바(Pronova)에서 제작한 홀로프로젝션(Holoprojection) 스크린은 두 장의 유리 사이에 넣은 사진 필름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레이저 빛을 비추면 수천 개의 홀로그래픽 광학 소자들이 생성된다.



이것이 프로젝터의 빛을 뷰어 방향으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채광 상태와 상관없이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볼트모어에 본사를 둔 건축회사 RTKL의 부사장인 데니스 개프니는 워크스테이션 사이의 유리 파티션에 홀로프로(Holopro)를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투과가 가능하다. 또는 아이 사진이나 컴퓨터 모니터에 있는 것을 투사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사무실의 분위기가 개방적이고 화기애애해지면 당연히 즉흥적인 회합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이때 가장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 바로 사생활 보호다.

허먼 밀러사의 디자이너인 카메론 캠벨은 “공적 공간이 사적 공간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적인 통화를 나눌 수 있는 모퉁이 공간을 필요로 한다. 미래의 사무실은 아주 세세한 장치들을 통해 혼자 조용히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이다.

켄트 주립대학에서 최초로 개발한 폴리트로닉스 프라이버시 글래스(Polytronix Privacy Glass)는 경영진이 익명 회의를 원할 경우 스위치를 누르면 유리창으로 된 사무실 벽이 불투명으로 바뀌게 된다.

에폭시(epoxy)를 기본으로 한 액정을 통해 전자 커튼이 분자들을 재조합, 빛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는 원리다. 보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무실이 갖고 있는 비밀 노출 위험을 막기 위해 민감한 주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사용하는 새로운 음성 변조 시스템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허먼 밀러 계열사인 소나레 테크놀로지(Sonare Technologies)는 최근 일명 ‘바블(Babble)’이라는 장치를 선보였다. 이 장치는 음성을 뒤섞어서 스피커로 내보내기 때문에 엿듣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분절된 단어들만 들리게 된다.

온통 소음만 만들어내는 장치도 있다. 캠브리지 사운드 매니지먼트(Cambridge Sound Management)의 오아시스 시스템에 달린 작은 스피커들은 에어컨이 작동될 때 들리는 휙휙 소리만 내보낸다.

사생활을 보호하는 이 모든 첨단기술과 더불어 사무실 문화도 진화해야 할 것이다. 스틸케이스는 최근 방음에 효과적인 가구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셀셀(cell cell)’은 사적인 통화를 할 때 사용하는 행잉 텐트며, ‘공명벽(echo wall)’은 방음타일의 구조를 갖고 있다.

극히 사적인 공간을 만드는데 문제점은 어떤 곳을 그냥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비난하고 경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온통 칸막이로 둘러쳐진 사무실을 나가는 일에만 관심을 갖는 그런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미래의 사무실은 동료가 조용한 한쪽 구석에서 안락의자에 파묻혀 화상회의를 하는 동안 자신은 자신의 일을 끝마칠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이 될 것이다.

책상과 의자의 불규칙적 배치를 통해 사무실을 보다 여유로운 생활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개방형 사무실에 필요한 첨단기술

소리 차단 통신선과 연결된 바블 장치는 전화 통화의 마지막 부분을 녹음해 두었다가 스피커를 통해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뒤범벅해서 내보내게 된다.

칵테일파티에서 특정인 사이의 대화가 낮게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수다에 파묻혀 버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소나레 테크놀로지의 빌 드크루이프 사장은 “사람의 목소리를 작은 군중의 재잘거림으로 바꾸어 놓는다”고 설명한다.

사생활 보호 유리 액정은 액체의 유동성만 지닌 것이 아니라 고체의 규칙적인 구조도 갖고 있다. 사생활 보호 유리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무작위로 빛을 통과시키는 분자 배열의 형성을 막아 빛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모듈 시스템 가구 모듈 시스템 가구는 비트라의 레벨 34처럼 건물의 물리적 재질을 변경하지 않고도 업무 공간을 무한정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게 해준다. 일자형, T자형, L자형, 8각형 등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만큼 언제든지 협업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등의 형태를 기억하는 의자

미래에는 등의 형태를 기억한 후 거기에 맞춰 저절로 조절되는 의자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의자에 등을 똑바로 기대고 앉아야 한다는 엄마들의 말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

스코틀랜드의 한 방사선 의사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몸통과 허리 사이의 각도가 130도일 때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소화 된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뿐만 아니라 그 산뜻한 디자인만 보더라도 지난 1994년 출시돼 현재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에어론(Aeron) 의자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제품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의자는 엉덩이를 축으로 해서 뒤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에어론과 같은 의자가 대부분의 의자 사용자들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울기 장력, 허리 지지, 좌판 깊이, 전방 기울기를 조절하는 레버와 손잡이 등을 일반 사용자들은 쉽게 지나쳐 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저 의자의 높이만 조절하려고 든다.

사람들의 이 같은 무관심이 허먼 밀러와 휴먼스케일 같은 가구제작 업체들이 차세대 첨단기술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바로 자가 조절 의자다.

에어론 의자를 만든 허먼 밀러사의 연구 책임자 빌 도웰은 “우리는 지금 앉아있는 사람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의 체중에 맞춰 저절로 조절되는 의자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휴먼스케일의 프리덤(Freedom) 의자에는 앉은 사람이 뒤로 기댈 때마다 따로 기울기를 제어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체중에 맞춰 저울 눈금처럼 스스로 조절하는 평형추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물론 미래의 의자는 결코 이런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갤런 크랜즈는 그녀의 저서 'The Chair'(가제: 의자)에서 인도인들의 쪼그려 앉는 것이나 이슬람 교도들이 기도하기 위해 하루에 다섯 번 씩 길게 엎드리는 것은 인체공학적으로 아주 유익한 자세라고 주장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쯤 뒤에는 뒤로 크게 젖혀진 의자에 파묻혀 있거나 부드러운 카펫 위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서 산더미같이 쌓인 사무실 쿠션 너머로 대화를 나누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현대식 의자는 디자인 면에서 뒤로 크게 젖혀지고, 의자에 앉는 사람의 체중에 맞춰 자가 조절 기능을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앞으로 아침은 액상 에너지 보충제를 한잔 쭉 들이키는 것으로 시작될지도 모른다. 이 한 잔으로 사람들은 22시간 동안 활력 넘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업무 경쟁력을 높이는 각성제

조는 사람은 낙오한다! 경쟁에서 뒤쳐지고 싶지 않다면 머지않아 커피보다 신종 각성제를 더 많이 찾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종(種)으로서 우리 인간은 매일 같이 취침 시간이라는 장벽에 부딪힌다.

텍사스 달라스에 거주하는 수면의학 전문가 앤드류 제이미슨는 “18~19시간 정도 깨어 있으면 사람의 두뇌는 작동을 서서히 멈추기 시작한다”면서 “그러면 더 이상 집중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커피가 필요하다고? 게다가 운전 중이라면? 카페인, 암페타민(각성제), 리탈린(흥분제)과 같은 고전적인 자극 물질은 이제 유제로익스(eugeroics)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 같다.

이 신종 각성제는 앞으로 단순히 잠을 몰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업무에 집중하게 해 줄 것이다. 또한 밤을 새워도 말짱하고 다음 날까지 거뜬하게 해 준다.

모다피닐(Modafinil)과 아모다피닐도 주목해야 할 제품이다. 모다피닐은 간질병의 기면 발작 치료제로 1998년 미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프로비질(Provigil)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약은 40시간 동안 비행을 해야 하는 공군 조종사에서부터 다소 불법적이기는 하지만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벌써부터 경쟁력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이 약의 제조사인 펜실베니아 프래이저(Frazer) 소재의 세파론(Cephalon)은 미 식약청으로부터 아모다피닐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약은 한 알 복용으로 훨씬 더 오랫동안 잠을 쫓을 수 있게 해 준다.

캘리포니아 어빈(Irvine)에 본사를 둔 코르텍스(Cortex)사도 ‘CX717’이라는 코드 명으로 군의 자금을 지원 받아 자체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런 약들은 원래 기면 발작 같이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일반 업무 현장에 미치는 놀라운 잠재력은 연구가들과 효율성 전문가들도 이미 인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약의 작동 방식을 대략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전통적인 각성제와 달리 유제로익스는 단순히 몸 전체를 깨우는 방식이 아니다. 뇌 속의 수면 관련 특수 메커니즘을 미세 조정하기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면 신경과민이나 흥분 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또렷해지게 된다.

그리고 붉은 털 원숭이에게 CX717 을 투여해 수면을 제거한 후 지적능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약을 투여하지 않고 충분히 수면을 취한 상태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원숭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

캠브리지대학의 인지 정신약리학 교수인 바바라 사하키안은 “모다피닐 역시 뛰어난 인지기능 항진제” 라고 말한다. 그녀는 각성 상태의 인간 지원자들을 상대로 한 자신의 연구에서 모다피닐이 계획, 집중 , 충동억제 능력을 개선할 뿐 아니라 심지어 특정 형태의 기억력까지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이런 약물들은 수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 수면 부족은 면역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우울증 및 기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수면은 우리의 삶에서 제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경제적인 이유로 수면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생기기 마련이다. 하루 수면 시간을 4시간만 줄여도 연간 1,500 시간을 더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현재 주당 40시간인 표준 노동시간에 연간 9개월가량의 시간이 추가되는 것이다.

이 만큼의 노동 시간을 보탠다면 승진이나 사업도 거뜬히 해결될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무언가를 부지런히 추구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것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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