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한여름 해수욕장에서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파라솔의 그늘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늘 속에 앉아 있으면 솟아오르던 체열은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온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진보개념연구소(NIAC)와 애리조나대학 SOM(Steward Observatory Mirror) 연구소는 이 같은 그늘 막 효과에 착안,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 전체에 거대한 파라솔을 치는 ‘우주 햇빛가리개’의 개발에 돌입했다.
나사(NASA)의 계획은 거울과 같은 반사경을 장착한 초소형 비행체들을 우주에 띄워 햇빛을 반사시키겠다는 것.
작은 먼지가 모여 하늘을 가리듯 수많은 비행체를 띄우면 상당량의 햇빛 차단이 가능한데다 비행체의 그림자가 지표면에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지구의 온도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SOM 연구소의 로저 엔젤 박사는 “비행체는 지구의 자전 경로와 동일한 궤적을 그리는 L1궤도에 쏘아 올려지게 된다”며 “지구로 유입되는 햇빛의 1.8%를 반사시키는 것이 연구팀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계획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인간들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한 것이지 태양 때문이 아니며, 태양광을 인위적으로 차단할 경우 지구의 기후와 생태계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펜실베니아 대학의 리처드 앨리 교수는 “태양광 차단으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려면 언젠가는 지구 전체가 암흑으로 뒤덮인 세상이 될 것”이라며 “기계고장으로 비행체의 기능이 상실될 경우 오히려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엄청난 기후 충격이 가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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